[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도는 실적과 전망을 내놓으며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8%대 급등을 보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강력한 실적 모멘텀을 재확인하면서 업계 전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17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9~11월) 매출이 136억4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4억1900만달러로 168% 급증했고, 영업이익률은 47%에 달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78달러로 집계돼 시장 컨센서스(3.95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가 급증한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사업부별로는 클라우드 메모리 부문 매출이 52억8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8% 늘었고, 모바일·클라이언트 부문은 42억5500만달러로 63% 증가했다. 자동차·임베디드 부문 매출도 17억2000만달러로 48% 성장하는 등 전 사업부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다음 분기에 대한 전망도 ‘서프라이즈’였다.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 2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183억~191억달러를 제시해 컨센서스(약 144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EPS 전망치 역시 8.42달러로, 시장 예상치(4.71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AI 수요 급증과 공급 타이트 현상이 이어지며 메모리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됐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모든 사업부에서 의미 있는 마진 확대를 달성했다”며 “2분기뿐 아니라 2026회계연도 전체 실적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 데이터센터 중심의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적 발표 직후 마이크론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우리시간으로 오전 7시 31분 현재 이날 정규장 종가 대비 8.2% 급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HBM을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수요가 당분간 공급을 앞지르면서 마이크론을 비롯한 메모리 업체들의 수익성이 추가로 개선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실적은 AI 시대 메모리 반도체의 구조적 호황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다른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기대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