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는 이달 22일 금통위에서 "금융안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라며 "한은이 이자율을 낮춘다든지 유동성을 과잉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자극하는 그런 실수는 범해선 안 된다"고 했다.
총재는 금통위 이후에도 "구조 개혁 없이 단기 고통을 줄이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하면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가 지난 20년과 같은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면서 냉정한 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22년 7월부터 금통위원으로 참여해 금통위 내 가장 도비시하다고 평가받은 신성환 위원마저 금융안정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최근 잭슨홀 행사에 참석한 신성환 금통위원은 23일 미국 현지에서 "국내 주택 가격이 상승 추세에 있기 때문에 지금은 통화정책도 금융위원회 등 정부의 주택정책을 지켜보며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집값이 계속 상승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의 한 직원은 지난 7월 금통위 회의 때부터 도비시 멤버를 대표하는 신 위원이 달라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은의 한 직원은 "그간 가장 도비시했던 신 위원이 7월 회의 때부터 유독 금융안정을 강조해 주변 사람들이 놀라기도 했다"고 전했다.
■ 대통령의 한은 총재 신뢰 두텁다?...그리고 대통령이 말한 '정책금리'란
대통령실의 사실상 금리 인하 주장 등과 달리 대통령이 '부동산 관련 정책금리 활용'을 거론하자 일각에선 대통령의 한은 총재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B 증권사의 한 직원은 "수개월 전 이창용 총재의 총리나 경제부총리 기용과 같은 루머가 있었고, 대통령이 한은 총재를 상당히 신뢰한다는 평가도 있다"면서 "이제 현실적으로 총재 임기 만료 후 경제부총리나 총리 기용 가능성이 높은 듯하다"고 말했다.
아무튼 대통령의 금리 관련 언급이나 부동산 과열 억제 의지를 감안할 때 10월 금리 인하를 자신할 수 없다는 주장도 보였다.
A 증권사 딜러는 "윤 대통령이 부동산 과열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이 과열시 금리 대응까지 언급한 만큼 10월 기준금리 인하도 자신할 수 없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직접 언급하는 게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대통령이 말한 '정책금리'가 한은 기준금리가 아닌 정책금융의 금리를 말하는 것일 수 있다는 평가도 보였다.
C 시장 관계자는 "대통령이 한국은행 정책금리를 거론하는 건 뭔가 부자연스럽다. 따라서 이날 대통령이 말한 '정책금리'는 각종 정책적 지원과 관련한 정책금융 상의 금리 관리를 말한 것으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고 평가했다.
그는 "물론 부동산 급등에 금리 대응을 거론한 만큼 한은의 금융안정 기조에 힘을 실어주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