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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신뢰회복 어려운 한국주식...SOX 9일만에 반등했지만 한국 주가 폭락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6-10-20 14:48

자료: 코스피지수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코스피지수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뉴스콤 장태민 기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9거래일만에 반등했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오히려 공포에 휩싸였다.

최근 폭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이틀간 반등한 뒤 이날 다시 4% 넘게 급락했다.

특히 미국 SOX가 오랜만에 반등했음에도 국내 대표주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주식시장에선 이날 '당연히' 한국 주식의 강세를 예상하다가, 지수가 4% 넘게 폭락하자 당황해하는 모습들도 보였다.

■ 여전히 한국 주식시장은 '악재에 민감한 시기'...주가 폭락하자 '이유 찾기'

간밤 뉴욕 주식시장에선 인공지능(AI) 관련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전장보다 179.06포인트(1.61%) 오른 1만1,316.3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거래일 동안 16%가량 급락했던 반도체지수는 9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8거래일 연속 하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었다.

SOX가 오랜만에 반등했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AI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오늘 국내 주식의 장중 급락 이유를 찾기에 바빴다.

일단 간밤 SOX가 장 초반 3.7%까지 확대됐던 상승폭을 장 후반 1.6%로 줄이면서 반등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보여줬다는 평가들이 보였다.

SOX가 간만에 반등했지만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식이었다.

여기에 후티의 사우디 타격에 WTI가 103달러를 넘어서는 등 유가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프랑스가 최악의 무질서 사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시위가 이탈리아 등 유럽 주변국으로 번지자 글로벌 정세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금리가 재정에 대한 우려로 뛰는 등 글로벌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자 할인율 부담도 느껴야 했다.

■ AI, 여전한 불안...이번엔 AI를 지원하는 '금융의 문제'

여전히 많은 주식 투자자들은 AI와 기술주를 둘러싼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빅테크와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의 CDS 프리미엄 상승, AI 밸류체인 전반의 주가 하락 흐름이 결국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보인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돈을 구할 수 없다면 2028년 이후 업황 성장 가시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AI와 기술주를 둘러싼 핵심 질문"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만약 금융시장이 업황을 긍정적으로 판단해 자본을 투하한다면 AI 산업은 계속 전진하겠지만, 금융시장이 업황을 부정적으로 판단한다면 AI 산업은 기대한만큼의 성장을 이룰 수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전반적인 AI 산업이 침체를 앞두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AI 업황에 대해 비관하는 기업들도 별로 없으며, AI 밸류체인 내 기업들의 올해와 내년 실적 추정치는 여전히 견조하다.

하지만 AI 수요를 '자본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우려가 커진 것이다.

김 연구원은 "업황이 빠르게 불타오른 데 따른 반대 급부로 의외의 병목과 시장 의구심을 낳았다. 이는 바로 ‘금융’의 문제"라며 "AI 인프라 수요는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지만 대다수 AI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예상보다 빨리 (-)로 진입한 상태에서, 투자에 사용될 자본은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런 점은 단순히 ‘금리가 높아져 부담’이라는 식의 문제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결국 조만간 발표될 빅테크 실적, 특히 현금흐름 창출 여부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앤트로픽 상장 과정도 봐야 한다.

주식시장이 AI가 주도하는 강세장의 기본적인 구조가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해야 다시금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김 연구원은 "빅테크 현금흐름이 (+)였던 상반기까지는 이런 질문이 쉽게 반박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쉽게 반박되기 어려워졌다"면서 "지난 2주간 기술주 주가가 이미 크게 하락했지만, 근본적인 대답이 도출될 때까지 향후 경로는 험난해보인다"고 밝혔다.

■ AI산업에 대한 우려...유독 한국 주식이 더 크게 흔들려

미국에서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신용시장으로 확산되는 조짐도 나타난 가운데 한국 주가는 더 급락했다.

금리 상승은 기업가치 하락(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하락)과 자금조달 비용 증가를 동시에 수반해 AI 관련주 투자 우려를 키울 수밖에 없다.

AI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금리 안정(조달 비용)이 필요하다. 차입 비용이 계속 오르면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투자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AI 투자의 '속도조절론'은 한국 주식시장에 더 큰 부담이 됐다.

AI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 주가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한국 주식시장은 AI기업 실적 발표에 대한 우려, 고금리에 대한 불안 등으로 불안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여기에 한국은 정치권의 국민연금 활용, 단일종목레버리지ETF 후유증 등으로 수급이 망가져버려 더욱 큰 타격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주식은 글로벌 AI 산업에 대한 우려와 한국 특유의 수급 왜곡이 맞물려 주가가 폭락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일각에선 한국 정부가 '기업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중국 창신메모리가 성큼성큼 성장하면서 한국 반도체를 위협하고 있지만, 한국 사업가들은 정부의 '정치적 결정'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7월 마이클 버리가 한국의 호남반도체를 비판하면서 숏을 외쳤다. 결과적으로 그 진단이 옳았던 것같다"면서 "국내 투자자 뿐만 아니라 해외투자자들도 한국 정부의 기업 경영 개입을 우려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영화 빅쇼트의 모델인 마이클 버리는 한국의 호남반도체 계획에 대해 자신은 '종말의 시작'으로 본다면서 버블이 꺼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최근 SK하이닉스 주가 폭락엔 솔리다임의 미국 시장 상장 추진 이슈도 영향을 미쳤다.

주식시장에선 이 문제를 두고는 '최태원-이재명 커넥션'을 의심하는 시각도 꽤 많았다.

기업가 출신 안철수 의원도 19일 "SK하이닉스 주주 이익을 SK 총수와 계열사가 슈킹하려는 시도는 막아야 한다"면서 "솔리다임 상장에 침묵하는 이재명 대통령은 호남반도체에 목줄이 잡힌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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