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솔리다임(Solidigm)의 미국시장 상장 문제가 주식시장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이다.
주식시장에선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인 솔리다임의 '미국 나스닥 상장(IPO) 추진'에 따른 중복상장 및 주주가치 훼손이 큰 논란이 된 상태다.
최근 SK하이닉스 주가도 폭락한 가운데 솔리다임 문제가 주가 낙폭을 키우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진단도 많았다.
이날 금감원 국감에선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을 두고 금융당국이 제대로 일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 SK, 솔리다임 미국 상장 추진과 한국 주주 무시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솔리다임은 최근 AI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SSD(eSSD) 호조 등으로 실적이 반등했다.
솔리다임은 미국 내 낸드 공장 신설 및 R&D 투자재원 마련(최대 100억~150억 달러 규모)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하고 뉴욕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향후 솔리다임이 뉴욕 시장에 상장되면, 솔리다임이 벌어들이던 실적 과실을 SK하이닉스 주주가 독점하지 못하고 주주 가치가 희석된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은 SK㈜에서부터 솔리다임까지 이어지는 5단 중복상장 구조를 비판했다.
국내 시장에서 자회사를 상장할 때는 주주보호 의무 등을 위해 거래소의 깐깐한 심사를 거치지만, 나스닥에선 상대적으로 '한국 주주 보호 규제'가 느슨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노렸다는 비난들도 보였다.
■ 기업가 출신 안철수, 최태원과 이재명의 '바터' 의혹 제기
사진출처: 안철수 의원
특히 주식시장 일각에선 정부가 '솔리다임의 미국시장 상장'을 눈감아주는 대신 최태원 회장이 광주반도체에 '진심'을 보이기로 했다는 의혹이 많았다.
현실적으로 호남 반도체의 승산이 없어 보이던 상황에서, 정부가 최태원의 솔리다임 미국 상장을 밀어줬다는 식의 평가도 보였다.
의사·기업가·교수 출신인 안철수 의원은 금융시장에 널리 퍼져 있는 이 문제를 정치적 쟁점으로 끌어올렸다.
안 의원은 19일 "하이닉스 주주 이익을 SK 총수와 계열사가 슈킹(集金, 훔치기)하려는 시도는 즉각 막아야 한다"면서 "솔리다임 상장에 침묵하는 이재명 대통령은 호남반도체에 목줄이 잡힌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SK 측이 이 문제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 주주가치가 최우선이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지만, 정황을 보면 하이닉스 주주의 이익을 총수와 계열사가 가로채려 한다는 의심을 할 법한 상태다.
블룸버그 등 해외매체는 솔리다임이 나스닥 IPO를 위해 골드만삭스 등을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보도한 상태다.
지금은 솔리다임의 이익이 모두 SK하이닉스, 곧 주주의 몫이 되지만, 솔리다임이 상장해 몸값이 커지고 주주가 더 늘어나면 하이닉스 주주의 몫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은 "올해 초 SK는 하이닉스와 솔리다임 사이에 'AI 컴퍼니'라는 법인을 신설해 '중복의 중복' 구조를 만들었다. 이 AI 컴퍼니에 SK 전 임원이 세운 펀드와 SK 3개 계열사가 지분 투자에 나섰다"면서 "하이닉스 주주의 이익을 SK 총수와 계열사가 편취하도록 설계된 '슈킹 컴퍼니'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D램, 낸드, HBM 풀라인업을 구축하는데, SK 하이닉스에서 굳이 낸드를 떼어내 인적분할도 아닌 '5단 중복 상장'을 시도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안 의원은 "내년 영업이익 400조 전망 회사가, 무슨 급전이 필요하여 이런 무리한 짓을 하느냐"라며 "더욱 큰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과 금융당국의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이재명 정부는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 선진화를 줄기차게 선전하더니, 정작 솔리다임 건에는 침묵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최근 호남을 방문했는데, 정부는 호남 반도체에 목줄이라도 잡혀 묵인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의심했다.
정부가 솔리다임의 미국 시장 상장을 막지 못하면,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추진과 관련한 진정성이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 의원은 "대통령은 모든 공적 수단을 동원해 이 상장을 막아야 한다"면서 "이를 방치한다면 솔리다임 상장일은 국장의 둠스데이가 될 것이며, 나아가 차후 정경유착 수사 또한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솔리다임, 이미 미국 상장 위한 로비
미국 현지에선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인 솔리다임이 미국 반도체 제조, 무역 및 규제 관련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트럼프와 30년지기 인연을 가진 브라이언 발라드가 설립한 ‘발라드 파트너스(Ballard Partners)’를 로비 업체로 선임했다는 보도도 나온 상태다.
미국 연방 의회에 제출된 공시 자료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2026년 9월 24일 발라드 파트너스와 로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SK측의 이런 움직임은 솔리다임의 나스닥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 현지 생산기지 구축 검토, 미국 정책 당국과의 소통 강화 등과 관련이 있다는 얘기들도 들린다.
솔리다임이 미국 내 낸드플래시 공장 건설을 검토하는 지역은 뉴욕주 북부라는 소문까지 퍼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