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8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는 5일(현지시간) 지난주(1월 25~3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1,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주 대비 2만2,000건 증가한 수치로, 시장 전망치(21만2,000건)를 웃돌았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 첫째 주 이후 8주 만이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증가했다. 1월 18~24일 주간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84만4,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2만5,000건 늘었다.
주요 매체들은 “1월 말 무렵 미국 전역에 폭설과 혹한이 이어지면서 일부 근로자들이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놓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연초에 나타나는 계절적 통계 변동성이 점차 해소되는 과정도 청구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 지표에서도 고용 둔화 신호가 감지됐다.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올해 1월 발표한 감원 계획은 10만8,435건으로, 전년 동월(4만9,795건)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는 1월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반면 기업들의 1월 채용 계획은 5,306건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앤디 챌린저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 최고매출책임자(CRO)는 “일반적으로 1분기에 감원이 늘어나지만 이번 1월 수치는 특히 높은 수준”이라며 “대부분의 감원 계획이 지난해 말 확정됐다는 점에서 고용주들이 2026년 경제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반적인 노동시장은 급격한 악화보다는 정체 국면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 여건에 대해 “지표들은 노동시장 조건이 점진적인 약화 국면을 거친 뒤 안정화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고용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실업률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미국 노동시장이 당분간 ‘해고도 없고 채용도 없는(no hire, no fire)’ 양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관세를 둘러싼 정책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 확산이 기업들의 인력 수요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도 노동시장 정체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