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중국용 인공지능(AI) 전용 칩 ‘H200’ 수입을 허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상승 마감했다. 그동안 사실상 막혀 있던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릴 가능성이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1.6% 오른 187.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4조5,600억달러로 늘어났다. 장중 한때 주가는 2% 넘게 오르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자국 주요 IT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H200 칩 구매를 준비하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규제 당국은 해당 기업들이 H200 주문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원칙적 승인을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H200 수입 허용에는 조건도 붙었다. 중국 정부는 승인 조건으로 화웨이, 캠브리콘 등 자국 반도체 업체가 생산한 AI 칩을 일정 물량 함께 구매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구매 비율이나 수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반도체 자립을 추진해온 중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주요 기술기업들의 요구를 우선시한 결과로 해석된다. 알리바바 등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H200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중국 정부에 전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달 중순 H200의 중국 수출 허가 심사 정책을 ‘거부 추정’에서 ‘사례별 심사’로 전환하며 사실상 수출 길을 열어준 바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세관 통관을 제한하며 사실상 수입을 막아왔지만, 이번에 정책 기조가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H200은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아키텍처보다 한 세대 이전 제품이지만 중국 내 경쟁 칩 대비 성능이 뛰어나 AI 모델 훈련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은 각각 20만개 이상 주문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딥시크 등 AI 기업 역시 주요 수요처로 거론된다.
중국의 H200 수입이 본격화될 경우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던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