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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대학교수 2인의 한은 총재 발언 효과에 대한 논문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5-10-01 15:23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대학교수 2인의 한은 총재 발언 효과에 대한 논문
[뉴스콤 장태민 기자] 외부 교수들의 금통위 기자간담회 효과를 분석한 논문이 이자율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전날(30일) 한국은행이 홈페이지에 올린 '한은 총재의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논문에서 대학 교수들은 총재의 발언이 매파적일수록 금리가 많이 올랐다고 적었다.

이 논문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유각준 교수, 그리고 성균관대 경제학과의 조두연 교수가 공동으로 작성한 것이다.

논문의 분석결과는 평소 금융시장이 느끼는 바와 크게 차이가 없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금통위 총재 발언에 채권시장이 크게 휘둘리는 반면 주식시장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사실이 골자인데,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했다.

■ 대학교수들의 '채권시장 마법에 걸리는 날의 발언'에 대한 연구

유각준·조두연 두 교수는 2008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한은 총재의 기준금리 결정 직후 기자간담회 내용과 그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을 분석했다.

두 교수는 "기자간담회 전문을 감성분석해 통화정책 기조를 지수화한 뒤 분석한 결과, 그 기조가 매파적일수록 채권금리가 상승했다"고 적었다.

이들은 "채권시장에서는 기자간담회 동안 변동성이 평상시에 비해 크게 확대됐지만,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는 그 차이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들은 따라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전통적인 통화정책인 기준금리 조정뿐 아니라 기자간담회 같은 시장 참여자와의 소통을 통해서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행의 커뮤니케이션이 통화정책의 유효한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제시한다고 했다.

채권시장에선 이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너무 당연한 말을 적은 것'이라는 반응도 보였다.

하지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기자간담회가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만, 국내에선 아직 간담회 총재 발언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작업은 의미 있다는 평가도 보였다.

■ 대학 교수들이 느낀 금통위 변동성 재미


논문의 저자들은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통화정책 발표보다 이후 진행되는 기자간담회의 내용에 더 크게 반응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2년 10월 12일에 있었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들 수 있다고 했다.

당시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범위를 크게 초과하고 외환시장에서 환율 상승 압력이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 인상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발표 직후 국고채(3년) 선물가격 및 금리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이는 채권시장이 이미 기준 금리 변화의 방향과 폭을 정확히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논문 저자들은 "그러나 기자간담회가 시작된 후 총재의 모두 발언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는 긴축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정책을 지지한 소수 의견이 2명의 금융통화위원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이 언급되자, 국고채 선물가격은 20bp 이상 큰 폭으로 상승했다(즉 국고채 선물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고 적었다.

이들은 "이러한 사례는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통화정책 결정 자체보다도 그 이후의 커뮤니케이션 내용에 얼마나 크게 반응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 금통위 금리발표 전후와 기자회견 시의 변동 강도


연구자들은 기준금리 발표 직후의 채권시장 평균 금리 변동성이 0.381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기자간담회 중의 변동성(0.318)보다 다소 높으나, 기자간담회 일주일 전(Placebo)의 변동성(0.040)에 비해서는 7.5배 이상 큰 것이라고 했다.

이는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시점 전후로 채권시장에서의 금리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관찰됐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주식시장의 평균 변동성은 채권시장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고 했다.

기준금리 발표 직후의 변동성(0.023)은 가장 높았으나, 기자간담회 중 변동성(0.012)과 Placebo 변동성(0.010) 간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기준금리 발표 직후의 변동성과 Placebo 변동성의 비율(2.3)은 채권시장(9.4)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고 했다.

외환시장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관찰됐다고 소개했다. 기준금리 발표 직후의 변동성은 0.125였으며, 기자간담회 중 변동성은 0.082, Placebo 변동성은 0.078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로 인해 기자간담회 중 변동성과 Placebo 변동성 간의 차이는 미미했으며, 기준금리 발표 직후의 변동성과

Placebo 변동성의 비율도 1.6으로 채권시장에 비해 크게 낮았다고 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결과는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채권시장에 비해 기자간담회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발표 및 그 직후 진행되는 기자간담회 중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반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상대적으로 기자간담회 중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간담회 중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가격 변동성은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가 없는 평상시와 비교해 봤을 때, 뚜렷하거나 일관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통화정책이 금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채권시장은 이러한 발표에 크게 반응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기자간담회 중 채권시장의 금리 변동성이 증가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총재가 몸담고 있는 '시기' 별로 변동성 차이...'직설적인' 이창용 시대에 채권은 더 예민

두 교수는 한국은행 총재 '시기별로' 변동성에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중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 전반적으로 관측됐지만, 그 정도와 양상은 시기별로 차이를 보였다고 했다.

연구자들은 "이주열 총재와 이창용 총재 재임 기간에는 기준금리 발표 직후보다 기자간담회 중의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결과는 해당 시기에 각각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완화적 통화정책(이주열 총재 재임기)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긴축 정책(이창용 총재 재임기)이 시행됐고, 이로 인해 기준금리 수준 자체보다는 중앙은행의 경기 판단 및 향후 정책 스탠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상황과 관련 있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자들은 "이성태, 이주열, 이창용 총재 재임 기간 중에는 기자간담회 도중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평상시 대비 7-15배 이상 확대된 반면 김중수 총재 재임 기간에는 약 4.2배 수준에 그쳤다"고 했다.

대신 김중수 총재 시대엔 주식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커지는 특이한 현상이 벌어졌다고 했다.

연구자들은 "주식시장의 경우 대부분의 시기에는 기자간담회 중 변동성이 평상시와 유사하거나 더 낮은 수준이었지만, 김중수 총재 재임 기간 중에는 기자간담회 중 변동성이 평상시보다 약 1.9배 높게 나타난 점이 주목된다"고 했다.

연구자들은 아울러 지금의 이창용 총재 시기에 시장이 보다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연구자들은 "이창용 총재의 경우 취임 직후부터 전임 총재들과 달리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의 근거 및 향후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명확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시장이 이창용 총재의 기자간담회의 내용에 민감하게 반응했을 수 있다"고 했다.

B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보고서 내용은 총재 커뮤니케이션이 금리를 움직인다는 것인데, 잠시 후 총재가 기자들은 모아 간담회를 한다고 한다"면서 "최근 환율, 부동산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축소됐는데, 이와 관련해 모종의 당장 금리 인하는 없다는 사인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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