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0일 뉴욕 주가 폭등과 미국채 금리 상승 여파에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위험자산이 그로기 상태에서 빠져나왔다.
나스닥이 12% 넘게 폭등하는 좀체 보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트럼프의 입에 따라 금융 가격변수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칼은 중국에 맞춰지고 있다.
■ 美금리 3일째 급등...뉴욕 주가 폭등
미국채 금리는 3일째 급등세를 이어갔다. 주가 폭등으로 상승 압력을 받았으나 10년물 금리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10년 입찰 호조 덕분이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9일 5.15bp 오른 4.352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1.60bp 뛴 4.891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9.20bp 급등한 3.9215%, 국채5년물은 11.90bp 상승한 4.0405%를 나타냈다.
390억달러 규모 미 10년물 입찰 응찰률은 전월 2.59배에서 2.67배로 높아졌다.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폭등했다. 트럼프가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한다고 발표하자 나스닥이 무려 12% 넘게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962.85포인트(7.87%) 급등한 4만608.45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2020년 3월 24일 이후 최대 일간 상승폭이다.
S&P500은 474.13포인트(9.52%) 높아진 5456.90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 10월 28일 이후 최대 상승률이었다.
나스닥은 1857.06포인트(12.16%) 상승한 1만7124.97을 나타냈다. 이는 2001년 1월 3일 이후 가장 크게 오른 것이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이 일제히 강해졌다. 정보기술주가 14%, 재량소비재주는 11%, 통신서비스주는 10%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애플이 15% 급등했고 엔비디아는 19% 높아졌다. 테슬라도 23%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역시 10% 올랐다.
달러가격은 상호관세 유예 발표로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0% 높아진 103.0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6% 낮아진 1.0942달러, 파운드/달러는 0.36% 오른 1.281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1.10% 상승한 147.88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90% 내린 7.3588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3.09% 강세를 나타냈다.
유가도 뛰면서 5% 가까이 상승했다. 상호관세 유예 소식에 주가가 급등하는 등 위험선호 심리가 커진 덕분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2.77달러(4.65%) 오른 배럴당 62.3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55달러(4.06%) 급등한 배럴당 65.37달러에 거래됐다.
■ 트럼프, 상호관세 90일 유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을 상대로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중국에 대해서만 관세를 기존 84%에서 125%로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상호관세가 발효된 75개 이상 국가는 어떤 식으로든 보복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러면서 "대중 관세는 125%로 즉시 높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상호관세 유예에도 자동차, 철강 등 품목별 관세는 유지된다.
이에 앞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매긴 34%의 보복 관세를 미국에 적용하기로 했고, 미국이 이날부터 5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자 대미 관세율을 같은 수준으로 인상했다.
트럼프는 9일 일주일 전 '해방의 날' 관세 발표 이후 펼쳐진 시장 불안을 언급하며 "시장은 약간 불안해하고, 약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주식을 걱정해주자 뉴욕 주가지수는 대대적인 폭등을 나타냈다.
트럼프는 "최근 며칠 동안 검토 이후 이날 아침에 내린 조치다. 우리는 방아쇠를 당기기로 결정했고 오늘 방아쇠를 당겼다"며 "우리는 그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며, 이대로 가면 4주 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급등은 트럼프가 모든 국가에 대해 발효된 10% 보편관세를 유지했지만, 다수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다고 발표한 이후 발생했다.
이 기준선은 펜타닐과 관련된 별도의 관세가 여전히 부과되고 있는 멕시코나 캐나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에 대한 별도의 산업별 관세도 변함없이 유지된다.
트럼프는 "중국이 보여준 존중 부족을 이유로 중국에 대한 관세를 125%로 더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부 미국기업에 대한 관세 면제를 고려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추가로 제시하면서 이러한 결정은 본능에 따라서 내려질 것이라고 했다.
■ 중국 고립 전략과 한국-일본-베트남 협상
트럼프와 그의 보좌관들은 75개국 이상이 상호관세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미국과 접촉했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팀은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를 통해 미국이 모든 국가를 위한 맞춤형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채권시장에서 사람들이 약간 불안해하고 있다.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며 시장 반응이 상호관세 유예 발표에 대한 계산의 일부임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백악관이 한국, 일본 등 중국의 이웃 국가들과 대화를 시작한 가운데 대중국 관세를 계속 인상함으로써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조치는 중국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중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불균형한 경제”라며 "중국은 미국 무역문제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호관세 유예 조치로 EU에 대한 관세율도 20%에서 4월 5일 발효된 기준선인 10%로 낮아지게 된다.
트럼프는 "이들 국가는 나의 강력한 제안에 따라 미국에 대해 어떤 방식, 형태로든 보복하지 않았다"며 "나는 90일 유예를 승인했으며 이 기간 동안 상호관세를 10%로 대폭 낮춰 즉시 발효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주말 시행된 10% 보편관세로 인해 전 세계 185개국이 영향을 받았으며, 이러한 관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한국, 베트남 등이 이번 주 시작되는 회담에서 가장 먼저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른 회담은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계속될 수 있으며 특히 7월 90일간 유예기간이 끝나기 전에 완료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베센트는 여전히 불안한 시장 전망에 대해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확신은 미국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 연준, 관세 효과 주시...트럼프 '유예' 효과도 주시
9일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경기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등을 걱정했다.
대부분 위원들은 예상보다 부진한 실질 GDP 성장 전망을 언급했다. 몇몇 정책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게 유지될 수 있는 부분에 우려를 표명했다.
회의 참가자들은 소비자 지출이 이전의 빠른 속도에서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관세로 인한 잠재적 인플레이션 효과가 예상보다 더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거의 모든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의 경우 상승, 고용의 경우 하락으로 기울어진 리스크를 확인했다.
다수 위원들이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 계획을 중단하는 기업들의 상황을 보고하기도 했다.
FOMC 위원들은 높은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신중한 접근 방식에 동의했다.
대부분 참가자들은 준비금 부족에 대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대차대조표 유출 속도를 늦추는 것을 지지하는 입장도 드러냈다.
의사록은 "지금 모든 것은 관세에 관한 것이며, 의사록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관세 효과가 통화정책의 중심이 된 가운데 연준에선 금리인하 기준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9일 "관세 부과로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오를 가능성이 커진 만큼 기준금리 인하 기준은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트럼프가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을 상대로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하고 중국에 대해서만 기존 84%에서 125%로 관세를 높인 부분에 대해서도 논평했다.
카시카리는 "오늘 오후 상황이 극적으로 변했다. 관세 유예가 계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불확실성은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미 기업들은 채용을 줄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 최근 거론되는 각종 채권 수급 부담
금리가 레벨을 한 단계 더 낮춘 뒤 지금은 수급 부담도 상당부분 느끼는 중이다.
외국인은 최근 금리인하 베팅을 위한 3년 국채선물 매수, 커브 스팁을 겨냥한 10년 선물 매도에 무게를 둔 플레이를 펼쳤다.
미국채 금리 급등세, 추경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 WGBI 편입 지연에 따른 물량 부담, 중국의 미국채 매도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왔다.
더욱 강화된 한국 경기의 어려움은 금리 하향 안정을 지지하지만, 금리가 레벨을 더 낮춘 뒤 최근엔 각종 수급 부담도 부각돼 이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하고 있다.
최근 국고3년이 2.4%, 국고10년이 2.6% 초반까지 진군하려는 모습을 보인 뒤 레벨에 대한 부담도 작용하는 중이다.
일부에선 최근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역대 가장 강한 세기로 지르는 모습을 보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에 동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환율 재불안 등 금융안정 측면을 감안할 때 자신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