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KB증권은 15일 "성장에 대한 우려로 한은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나 연준의 더딘 인하와 환율을 고려하면 한은은 빠르게 인하를 단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재균 연구원은 "한국이 환율 관찰대상국에 포함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 연구원은 "미 재무부가 2023년 7월~2024년 6월까지 90억 달러(GDP대비 0.5%)의 개입을 했다고 밝힌 점은 추가적인 환율 약세에 대응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축소시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연준의 인하 기대 축소와 트럼프 불확실성으로 원화 환율은 최근 1,400원을 상회했다. 전날 금융당국의 구두개입이 있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그는 "시장에 반영된 것과 같이 연준이 인하를 더디게 단행할 경우 원화가 빠르게 강세로 가기도 부담스러운 환경"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 명단에 다시 포함한 것은 1년 만이다.
■ 연준, 금리인하 강도 줄일 수 있는 환경
임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의 경기는 전세계 주요 국가 중 가장 좋다고 언급했다"면서 "주택 부문의 투자는 다소 부진하지만 기업들의 설비와 무형 자산 투자는 견고하다고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처분 소득의 증가와 가계의 견고한 대차대조표로 민간소비가 견고하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파월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8월 개인소비지출 발표에서 가계의 저축률은 상향 조정됐는데, 이를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생산성 향상에 대해 언급한 점도 눈에 띈다"고 밝혔다.
파월은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20년에 비해 최근 5년간의 생산성은 더 빠르게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이로 인해 과열없이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도록 지원했다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고용시장에 대한 연준의 우려는 다소 축소됐다. 7월 실업률이 4.25%까지 빠르게 상승하면서 연준은 지난 9월 FOMC에서 50bp 인하를 단행했다"면서 "고용시장은 견고하며 이런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인하한다고 한다고 언급했지만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9월 FOMC에서 올해와 내년 실업률 전망치를 4.4%로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과거 실업률이 상승하면 추세적으로 이어졌는데, 연준이 올해와 내년 실업률을 동일하게 전망한 점은 연준이 추가적인 고용시장에 대해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면서 "다만 9월 실업률은 4.05%까지 반락하면서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파월은 실업률이 1년 전에 비해 높아졌지만 더 이상 높아지고 있지 않다고 평가하면서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는 이전보다 감소한 것을 확인해줬다"면서 "전일 발표된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도 21.7만건으로 시장 예상치(22.4만건)를 하회했으며, 지난 7~8월과 달리 상승하고 있지 않은 모습"이라고 밝혔다.
10월 고용지표가 부진했지만 파월은 허리케인과 파업의 영향으로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임 연구원은 이런 가운데 연준의 물가에 대해서는 우려가 커졌다고 해석했다.
그는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은 더 이상 물가의 원천이 아니라는 표현을 유지했고 이번 주 발표된 소비자물가가 예상에 부합했지만, 디스인플레이션을 견인했던 핵심 상품은 2개월 연속 반등했다. 주거 부문의 물가 둔화도 더뎠다"고 평가했다.
파월은 10월 PCE는 2.3%, 핵심 PCE는 2.8%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10월 PCE와 핵심 PCE가 각각 전월대비 0.18~0.27% 및 0.23~0.32% 범위 내에서 증가하면 파월의 전망치에 부합하나 9월 FOMC에서 올해 말 헤드라인과 핵심 PCE의 물가 전망치는 2.3% 및 2.6%로 전망했다"면서 "연말까지 평균적으로 각각 0.164% 및 0.165%씩 상승하면 연준의 전망에 부합하겠지만 9월에 이어 10월 물가도 연준의 9월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임 연구원은 "파월은 중립금리까지 향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경로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강한 경기를 고려하면 빠르게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면서 "연준은 9월 FOMC에서 내년 4차례 인하를 전망했지만, 이보다 축소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파월은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는데,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더 높은 생산성은 더 높은 금리를 의미한다고 발언했다"면서 "중립금리가 높아졌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연준이 인하를 단행할수록 점차 중립금리 상단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어인하를 단행할수록 인하 속도는 더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