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1일 트럼프 트레이드 되돌림에 따른 미국채 커브 플래트닝을 다소 반영하면서 출발할 듯하다.
최근 미국채10년물 금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소식에 4.4% 위로 뛰기도 했으나, FOMC 금리인하를 확인한 뒤 레벨을 낮추고 있다.
미국채10년 금리는 4.3% 수준으로 레벨을 되돌렸으며, 전체적으로 커브를 눕혔다.
최근 미국채 금리 급등 시에도 국내 금리의 상승폭은 제한되고 있다. 이제 트럼프 당선이 국내 수출경기에 타격을 입혀 전체적으로 한국 성장률 둔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점도 작용하는 중이다.
■ 美금리 장기구간 위주로 내리며 급속한 플래트닝...뉴욕주가 오름세 지속
미국채 시장에선 8일 단기구간 금리가 오르고 장기구간이 하락했다.
트럼프 트레이드 되돌림이 이어지면서 일드커브는 큰폭의 플래트닝을 나타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20bp 하락한 4.306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7.40bp 떨어진 4.471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6.60bp 오른 4.2560%, 국채5년물은 0.90bp 상승한 4.1910%에 자리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트럼프 당선인의 기업 친화적 정책 기대, 공화당의 의회 장악 등이 위험선호 기대를 유지시켰다. 다만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수들은 이후 차익실현 등으로 오름폭을 일부 반납하기도 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59.65포인트(0.59%) 상승한 43,988.99에 장을 마쳤다. 장중 44,000을 돌파하기도 했다. S&P500은 22.44포인트(0.38%) 오른 5,995.54를 기록했다. 이 지수도 한때 6,000을 넘어서기도 했다. 두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나스닥은 17.32포인트(0.09%) 높아진 19,286.78을 나타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16.95포인트(0.71%) 오른 2,399.64에 장을 마쳤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유틸리티주가 1.8%, 부동산주는 1.7% 각각 올랐다. 반면 소재주는 0.9%, 통신서비스주는 0.7%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이날 다우지수에 편입된 엔비디아가 차익실현 등으로 0.8%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0.81% 낮아졌다. 3분기 매출과 순익이 엇갈렸던 에어비앤비는 9% 내렸다. 반면 테슬라는 8% 급등해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돌파했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예상을 웃돈 소비심리 지표와 보호무역 정책 우려로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었다. 중국 경기부양책 관련한 실망감에 위안화가 약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44% 높아진 104.9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77% 낮아진 1.0721달러, 파운드/달러는 0.50% 내린 1.292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23% 낮아진 152.58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67% 상승한 7.1965위안에 거래됐다.
이날 앞서 중국 정부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5년에 걸쳐 총 10조위안 규모 재정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안은 시장 예상에 미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1.48%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부양책 실망감과 달러화 강세가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98달러(2.74%) 하락한 배럴당 70.3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76달러(2.33%) 급락한 배럴당 73.87달러에 거래됐다.
■ 트럼프 당선 확인 전 이미 뛴 소비자심리지수
미국의 1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일 미국 미시간대학교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3.0으로 잠정 집계돼 전월(70.5)보다 높아졌다. 이는 예상치 71.0도 상회하는 결과였다.
현재 심리지수는 전월 64.9에서 64.4로 하락한 반면, 기대 심리지수는 전월 74.1에서 78.5로 상승했다.
개인 재정에 대한 기대 지수는 소득 전망 개선으로 인해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적인 비즈니스 상황에 대한 신뢰도는 거의 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번 설문 조사는 미국인들이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재선하기 전인 10월 22일부터 11월 4일까지 실시됐다.
기대인플레 데이터는 단기가 약간 둔화되고 장기가 올랐다.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6%로 직전월 2.7%보다 0.1%p 낮아졌다. 이는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1%로 직전월 3.0%보다 0.1%p 높아졌다.
■ 다시 만날 가능성 커진 라이트하이저
6년 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무역전쟁을 주도했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트럼프 2기에서 다시 USTR 대표로 임명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라이트하이저는 상무장관이나 재무장관 등에도 욕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가 다시 중국과의 무역전쟁 선봉에 내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라이트하이저는 관세를 통한 중국 견제 정책을 밀어붙였던 인물이다. 그는 보호무역을 통한 미국 최우선주의를 추구한다.
그간 트럼프가 크게 신뢰하는 라이트하저이가 2기 정부에선 상무장관을 맡을 것이란 추측도 많았다. 라이트하우저가 이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봐야 한다.
아무튼 라이트하우저는 중국과의 단절을 통해 미국 최우선 주의, 그리고 글로벌 경제의 블록화를 강화할 수 있다.
자유무역을 모토로 내세우는 WTO가 미국에 해를 끼쳤다면서 미국 중심주의를 주창해온 사람이어서 한국 등 미국의 주요 교역국들이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 한국경기 둔화 기대 속 환율 상승
트럼프가 공약 실행에 나설 경우 한국 경제의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는 국내 금리가 오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의 근거이기도 하다.
또 그간 트럼프 등장은 미국채 금리의 상승 재료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미국채 금리의 급등 뒤 되돌림을 보면서 실제 효과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도 나오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일단 달러/원 환율은 급등락 중이다.
트럼프 당선으로 1,400원을 넘나들었던 달러/원은 여전히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주 후반 다시 1,380원대로 내려왔지만, 대외요인 등에 따른 변동성을 이어질 수 있다.
주말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이 1,396.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의 스왑포인트 -1.30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386.40원)보다 11.40원 상승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경기비관론에도 불구하고 환율 고공행진이 나타나면서 이달 기준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1%대 초반을 향해 빠르게 둔화되는 모습을 확인했지만, 일단 고환율 상황에서의 연속 인하보다는 내년 초 인하 재개가 현실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