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9일 "사우디의 원유 가격 인하는 미국과의 시장점유율 경쟁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황수욱 연구원은 "중동 불안이 미국산 원유 수요를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EIA에 따르면 12월 마지막주 주간 미국 원유 수출이 전주대비 1.4백만b/d 증가한 5.3백만b/d(역사상 최고치는 23.2월 기록한 5.6백만b/d)를 기록했다.
후티 예멘 반군 공격이 시작된 이후 미국 수출이 급증했다.
황 연구원은 "OPEC 원유 생산량은 감소하는데, 미국 원유 생산량은 증가한다"면서 "2023년말 기준 미국 원유 생산량은 1,320만b/d로 전년동기대비 120만 b/d 증가한 반면 OPEC 생산량은 작년 감산 목표 이행에 2,918만b/d에서 2,805만b/d로 축소됐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9월 이후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면서 OPEC 감산에 따른 원유 공급 부족을 상쇄했다"면서 "작년말 아프리카 2대 산유국인 앙골라가 OPEC 탈퇴 선언하는 등 원유시장에서 OPEC 시장점유율의 축소는 카르텔 힘이 약화됨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발적 감산이 많았다는 점은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된다면 증산 여력도 충분함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그는 "사우디의 원유가격 인하 배경을 고려하면 주식시장 반등에는 유가하락으로 추가적인 인플레 압력 완화를 상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고 보는 게 중론이지만, 증산경쟁 본격화를 가정하면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가 완화를 고려하는 게 가능하다"면서 "과하게 반영된 인하 기대 중 일부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우디 아람코는 아시아와 유럽 지역 원유가격을 1월대비 각각 2달러, 1.5달러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