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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상반기까지 '뚜렷한' 물가 둔화...그러나 경직적인 근원물가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3-05-02 10:30

[뉴스콤 장태민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전년비 3%대에 진입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비 3.7%, 전월비 0.2% 상승했다.

전년비 물가가 3%대에 진입한 것은 2022년 2월 이후 14개월만이다.

정부와 한은은 한국 물가 상승률의 빠른 둔화를 언급했다. 하지만 근원물가가 '스티키하다'는 점에 신경이 쓰이는 모습이다.

■ 한은, 물가 둔화흐름 '뚜렷'...정부, 물가둔화 흐름 '빨라'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에너지가격과 가공식품가격 상승률이 상당폭 낮아지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전년비 CPI 상승률은 2월 4.8% → 3월 4.2% → 4월 3.7%로 가파르게 내려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 빠르게 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은의 평가다.

김웅 한은 경제담당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물가 경로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흐름, 공공요금 인상 폭 및 시기 등을 봐야 하지만 일단 여름까지 물가 둔화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물가 상황을 거론했다.

기재부는 "우리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국제에너지 가격 급등 등에 따른 고물가 속에서 낮은 물가 정점을 기록했다"면서 "상대적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OECD에서 3%대 이하의 물가를 기록 중인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스페인(3.1%), 일본(3.2%), 룩셈부르크(2.9%), 스위스(2.7%) 등에 불과하다고 했다. 한국 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 한은도, 정부도 근원물가 둔화 한계는 부담

하지만 헤드라인 물가에 비해 근원 물가 둔화 정도는 크지 않다.

식료품및에너지제외물가는 3개월째 4.0%를 나타냈다. 농산물및석유류제외물가는 2~3월 4.8% 상승한 뒤 4월엔 4.6% 내려갔다.

전체적으로 근원물가가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헤드라인과 근원 물가의 차별적인 양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웅 부총재보는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제외) 상승률은 전월 수준인 4.0%를 유지하면서 경직적인 흐름을 지속했다"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소비자물가에 비해 더딘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향후 금리 인하 등과 관련해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선 근원물가 둔화가 좀더 가시화돼야 한다.

근원물가는 정확한 경제상황 판단, 재정·통화정책 운용 등을 위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식료품과 에너지 등은 계절적 요인, 일시 충격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고 물가 흐름을 살필 필요가 있다. OECD도 식료품및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를 발표하고 있다.

또 다른 근원물가인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변동성이 가장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하고 산출하는 지수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가 포함돼 있어서 한계가 있다.

한국은행은 2017년부터 낮은 변동성, 높은 소비자물가 예측력, 국제비교 등을 위해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주된' 근원인플레이션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주된' 근원 인플레가 3개월 연속 4%에 묶여서 제대로 둔화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 당국, 여전히 물가 불확실성 강조...아직 물가 경계감 풀 때 아니라는 입장

한은과 정부 모두 향후 물가 불확실성이 상당히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불확실성은 상, 하방 양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미뤘던 공공요금들을 하반기에 올린다고 가정하면 이 부분은 일단 물가 둔화 흐름을 일정부분 제어할 수 밖에 없다.

한은은 "향후 물가 경로상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흐름, 공공요금 인상 폭과 시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국 물가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볼 수 있는 국제유가는 SVB 사태, OPEC+의 추가 감산, 미국 경기둔화 정도 등으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향후 물가 둔화 흐름을 지켜보기보다는 물가 상승률을 더 낮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기재부는 "국제에너지 가격 불확실성 등 향후 물가 불안요인이 남아 있는 만큼 정부는 경계감을 잃지 않고 주요 품목별 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관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주요 식품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인하와 연장, 통신비 등 생계비 경감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물가안정 기조가 안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상반기까지 '뚜렷한' 물가 둔화...그러나 경직적인 근원물가

출처: 통계청
출처: 통계청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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