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3일 "OPEC+의 국제유가 지지 의지가 재확인됨에 따라 은행 사태와 같은 금융 불안 등으로 위험기피 심리가 확산하지 않는 한 국제유가는 강세 기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금센터는 "유가는 특히 성수기인 6월 이후 우상향 추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경제적 측면에서 사우디(←국내 프로젝트)와 러시아(←전쟁 자금 조달)는 더 높은 국제 유가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금융불안이 해소될 경우 투기세력들은 매도포지션 구축을 꺼릴 것으로 예상했다.
센터는 WTI 비상업 순매수포지션은 은행 사태 기간(3월초~중순) 중 23.9만계약 → 18.3만계약('12. 6월 이후 최저치)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산으로 작년 10월 이후 엇박자를 내고 있는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더욱 소원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최근 사우디-이란 외교 복원, 중국의 중동 영향력 확대 움직임 등 급변하는 중동 정세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했다.
■ OPEC+의 기습발표 충격
최근 국제유가가 글로벌 은행 사태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4월 2일 OPEC+는 하루 116만배럴의 원유 감산(5월~연말)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OPEC+를 이끌고 있는 사우디가 5월부터 하루 50만배럴(사우디 생산량의 5% 내외 규모)을 감산하는 등 총 116만배럴를 감산하기로 했다.
국가별로 이라크 21.1만배럴, UAE 14.4만배럴, 쿠웨이트 12.8만배럴, 알제리 4.8만배럴, 카자흐스탄 7.8만배럴, 오만 4.0만배럴 등이다.
러시아는 2월부터 단독으로 하루 50만배럴 감산을 시행 중이며 당초 6월까지 예정된 감산 시한을 연말로 연장키로 했다.
국금센터는 "OPEC+는 작년 11월부터 하루 200만배럴 감산 중이며, 이번 감산으로 올해 말까지 총 감산 규모는 366만배럴(러시아 포함, 세계 수요의 3.7%)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센터는 "사전 예고가 없었던 이번 감산은 3월 중순 미국 SVB 파산과 스위스 CS 위기 등 일련의 금융불안으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데 따른 대응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번 감산에 대해 국제원유시장 안정을 위한 예방적 조치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OPEC이 수요 감소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이번 감산에 대해 현명하지 못한 조치이며, 세계 경제성장 회복을 위해서는 저유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제유가(WTI)는 4월 3일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81를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방압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란 예상이 급증했다.
WTI 가격은 3월초~중순 17% 급락($80.46 → $66.74)한 후 3월말 $74을 회복했으며, 4월 첫 거래일에 OPEC+ 감산으로 급등세 시현한 것이다.
주요 기관들은 OPEC+의 감산으로 글로벌 수급 여건이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 사태 이후 낮췄던 국제유가 전망치를 다시 상향하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감산은 선제적으로 행동한다는 OPEC+의 방침에 부합하는 조치"라며 "올해말 브렌트유 전망을 기존 $90에서 $95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높은 시장 점유율, 비탄력적인 공급 및 수요 등을 감안할 때 OPEC+는 과거에 비해 보다 큰 가격 결정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는 이번 기습적인 감산 조치가 국제유가를 $10 끌어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RBC캐피탈마켓은 "최근 몇 년 동안 사우디는 국제유가를 $90까지 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며 이번 감산은 앞으로도 사우디 주도 하의 OPEC+가 유가 하락을 방어할 것이라는 시그널로 해석된다"고 풀이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