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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CPI 상승률 예상 밑돌며 둔화...채권·주식의 기대감과 한계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2-08-11 13:38

[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8.5% 올라 전월(9.1%) 수치와 예상치(8.7%)를 밑돌았다. 전월비 기준으로도 큰 폭 하락(1.3%→0.0%)하면서 예상치(0.2%)를 하회했다.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5.9% 상승해 지난달(5.9%)과 같았으며 예상치(6.1%)를 밑돌았다. 전월비 상승률은 0.7%에서 0.3%로 낮아졌다.

6월에 고점을 찍고 내려온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나타나면서 물가 상승률 둔화를 견인했다.

전월비 기준으로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휘발유(11.2%→-7.7%), 운송서비스(2.1%→-0.5%), 중고차(1.6%→-0.4%) 등이 하락했다. 주거(0.6%→0.5%), 신차(0.7%→0.6%), 전기(1.7%→1.6%) 등은 오름폭이 약간 줄었다. 반면 식품(1.0%→1.1%)은 조금 더 상승했다.

전체적으로 물가 오름폭이 둔화됐으며, 이런 움직임은 향후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인플레 둔화 전망은 곧 연준 긴축 강도 약화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물가지표 발표가 난 뒤 CME의 FedWatch Tool은 9월 FOMC의 기준금리 75bp 인상 가능성을 68%에서 42%로 낮췄다. 동시에 50bp 인상 가능성은 32% 수준에서 59% 수준으로 높였다.

이런 흐름에선 단기금리 위주로 금리 하락 압력이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보합 수준이었으나 2년구간 금리는 5bp 가량 하락해 3.20%대로 내려왔다.

주식시장은 최근 미국 고용지표에 울고 물가에 웃을 수 있었다. 채권시장은 고용지표에 울고 물가지표에도 크게 웃지는 못했다.

■ 인플레 고점 평가 속 긴축강도 약화 기대감 커져

연준이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점에 대해 의심하는 시각은 없다.

다만 7월 CPI가 예상을 밑돌면서 금리인상 강도 약화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콰드래틱캐피탈은 "CPI 둔화가 연준에 안도감을 줄 듯하다"면서 "긴축 속도를 늦추기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먼웰스파이낸셜은 "외관상 인플레 고점 지났다"면서 "연준의 9월 75bp 인상 가능성이 급감했다"고 평가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이번 결과가 그간 연준이 기대했던 수준의 의미 있는 인플레이션 둔화라고 할 수는 없지만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좀더 약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진단했다.

■ 연준, CPI 둔화 불구 비둘기였던 멤버들의 매파적 코멘트

인플레 고점 기대로 시장이 연준 긴축 강도 약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연준 내에서 아직 비둘기파였던 사람들도 제법 호키시하다.

최근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로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 전망이 힘을 받은 뒤 이번 물가 지표가 이 전망을 후퇴시켯지만 연준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경계감을 크게 낮추기도 어렵다.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7월 CPI가 하락한 것은 좋은 뉴스이며 인플레가 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도 연준의 승리 선언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카시카리는 "내년 초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나의 금리 인상 경로는 바뀌지 않는다. 지금 수준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연준 기준금리는 올 연말 3.9%, 내년말 4.4%까지 높이길 원한다"고 했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매파적 스탠스에 힘을 보탰다.

에반스도 일단 7월 CPI 상승률 둔화를 긍정적으로 보면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높다"고 말했다.

에반스는 "인플레 억제를 위해 내년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해야 할 듯하다"면서 "물가 상승속도가 여전히 너무 높다"고 했다.

에반스는 올해말 3.25~3.50%, 내년말 3.75~4.00%까지의 인상 필요성을 제시했다.

현재 연준 기준금리가 2.25~2.50%인 상황에서 에반스의 진단대로라면 올해 9월 50bp와 남은 두 차례 25bp 인상을 상정할 수 있다.

향후 카시카리가 원하는 금리인상 폭이 에반스보다 상당히 높아 보인다. 두 사람 모두 과거 상대적으로 비둘기 성향이 강한 인물들이었던 만큼 연준이 7월 수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크게 낮추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 예상 밑돈 CPI, 채권 웃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10일 미국 CPI가 예상을 밑돌면서 미국 단기 금리가 하락했다. 미국채2년물은 4.92bp 하락한 3.2060%, 국채5년물은 3.75bp 내린 2.9242%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36bp 오른 2.7864%,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02bp 상승한 3.0334%를 기록했다.

CPI 발표 뒤 전 구간 금리가 하락 압력을 받았으나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 스탠스, 뉴욕 주가지수 급등이 금리 하락을 제어했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 고강도 긴축 베팅이 줄어들면서 뉴욕시장의 기술주들이 급반등하자 채권 장기물들은 움츠렸다.

국내 시장도 이 흐름을 추종하는 중이다. 장 초반 연준 긴축강도 둔화 기대로 강세룸을 테스트해 본 뒤 금리가 상승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미국과 비슷하다. 일단 강하게 출발했지만 미국도 금리 급락 뒤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 등으로 장중 금리가 속등했다"면서 미국 물가지표가 채권시장의 리스크 관리 의지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른 딜러는 "미국 CPI 발표 뒤 국내 주가도 크게 올랐다. 채권 강세는 제한적인 반면 위험선호 쪽이 힘을 받는 상황이 펼쳐졌다"고 지적했다.

■ 예상 밑돈 CPI, 주식시장 기술주 힘 받았다

미국 CPI 발표 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가 일제히 강해졌다. 재량소비재와 소재주가 2.9%씩, 통신서비스와 정보기술주는 2.8%씩 각각 상승했다.

개별 종목 중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2% 넘게 올랐고 퀄컴과 AMD도 3% 이상 상승했다. 메타와 테슬라도 5% 및 3% 넘게 각각 높아졌다. 최근 급락한 엔비디아 역시 6% 가까이 뛰었다.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4.25%)의 급반등 속에 IT(+2.8%), 커뮤니케이션(+2.8%) 등 기술주와 소재(+2.8%), 경기소비재(+2.9%) 등의 급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2,500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30p 이상 뛰면서 2,510선도 넘어섰다. 달러가격 급락 속에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10거래일만에 팔았던 외국인은 다시 매수에 나섰다.

미국 CPI가 나온 뒤 연준 긴급 강도 약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1.09% 급락한 105.21로 미끌어졌다.

이종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6월 말부터 계속됐던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하락에 미국 Headline CPI 상승률 둔화는 어느정도 예상되었지만 Core CPI 둔화가 나타난 것은 더 긍정적"이라며 5일 고용지표 발표 등에서 나타난 임금상승 압력, 원자재 가격의 시차 가능성, 전기 상승압력이 잔존할 수 있는 Core CPI에 대한 부담에서 주식시장이 꽤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물가와 관련해 주거비 상승 압력이 잔존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주택경기가 둔화되는 양상이기에 우려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물가 정점 통과와 관련해 우호적인 업종은 인플레발 경기침체 우려에 과민반응 했으면서 제조업은 아닌, 혹은 중장기적으로 구조적 성장이 지속될 수 있는 업종"이라며 "인플레발 경기침체 우려에 이익전망치가 견조함에도 조정 폭이 컸고 최근 반등 폭이 크지 않았던 금융과 원자재 가격 하락 수혜의 신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만 "경기민감업종, 특히 제조업 부문의 업황 전망은 밝지 않다"며 "재화(Goods) CPI 둔화는 재화 수요둔화를 의미하며, 이를 반영해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적으로도 이익전망치 하향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 연준 긴축강도 둔화 기대와 계속되는 금리 인상...향후 관건은 물가상승률 둔화 강도

CPI로 인한 연준 긴축강도 약화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금리인상을 상당기간 이어갈 것이란 진단엔 변함이 없다.

물가 고점 기대감과 함께 연준의 스탠스 변화 여부를 공히 살펴볼 수 밖에 없는 국면이라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인플레 완화 징후는 점차 늘어날 것이나 연준의 인플레 파이팅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임금 압력이 여전하고 서비스를 필두로 근원 인플레가 살아있는 만큼 연준은 인플레 고착화를 막기 위한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CPI 발표뒤 9월 75bp 인상 전망이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자이언트스텝 가능성까지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전년 대비 CPI 상승률은 3분기까지 8%대가 유지되고 4분기 7%대, 내년 1분기 5%대의 경로가 예상된다"면서 "연준이 인플레 파이팅을 멈추고 경기 여건을 고려한 통화정책을 실시하기 위해선 최소한 헤드라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 미만으로 떨어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앞으로는 물가상승률이 얼마나 빠르게 둔화되는지 여부가 통화정책, 그리고 금융시장에 관건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연준이 원하는 수준으로 물가상승률이 둔화돼야 주식, 채권시장도 진정한 안도감을 갖고 랠리를 할 수 있을 것이란 견해도 보인다.

일단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후행적' 정책을 펴고 있는 연준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봐야 한다. 오는 25-27일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이 그 답을 줄 수 있다는 예상도 보인다.

지금은 고용지표, 물가지표 등을 모두 감안할 필요가 있으며 상황을 비관도, 낙관도 하기 힘든 상태라는 진단도 나온다.

강재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고용과 물가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연준이 예상보다 매파적인 스탠스를 내비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주식시장 입장에선 추가 상승에 대한 너무 낙관적인 태도는 지양하고 연준의 결정을 기다리며 관망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고용시장이 급격히 둔화되지 않고 임금 상승세가 지속돼 물가에 중장기적인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면서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연준은 내년에도 금리인상을 이어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CPI 상승률 예상 밑돌며 둔화...채권·주식의 기대감과 한계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CPI 상승률 예상 밑돌며 둔화...채권·주식의 기대감과 한계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 CPI 상승률 예상 밑돌며 둔화...채권·주식의 기대감과 한계


자료: DB금융투자
자료: DB금융투자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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