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 에너지 인프라에 최대 2천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 대상으로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미국 내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다만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정한 사업은 텍사스 가스발전소이며, 알래스카 LNG 사업은 상업성 검토에 착수하는 단계여서 미국 측 발표와 온도 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 등과 함께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행정부가 한국과 체결한 협정 덕분에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 중 하나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 정부는 최대 2천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투자를 통해 "6GW 규모의 발전 시설, 8개의 새로운 대규모 원자력발전소와, 드디어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이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약속한 총 3천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가운데 2천억달러 규모의 전략투자 부문을 구체화한 것이다. 나머지 1천500억달러는 미국 조선업 협력에 배정돼 있다.
대미 투자 1호 사업은 텍사스주 엔시날에 건설하는 가스복합화력발전소로 확정됐다. 총사업비는 223억달러로, 6.472GW 규모의 발전시설을 건설해 인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2029년 1단계 상업운전을 시작해 2032년 전체 설비 가동을 목표로 한다.
후속 사업으로는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이 추진된다.
한미 양국은 1천200억달러 규모의 한미 전략투자 기금을 활용해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6기와 한국형 APR1400 2기를 건설하는 내용의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 전체 재원은 건설비 1천억달러와 예비비 200억달러로 구성된다.
러트닉 장관은 원전이 오하이오와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등에 건설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주기 기자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연말까지 최대 100억달러를 먼저 지급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다만 개별 원전 사업은 상업성 검토와 국회 보고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추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알래스카 LNG 사업을 놓고는 한미 양측의 발표에 차이가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을 투자 사업에 포함해 발표했고 러트닉 장관도 "한국이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직 확정하지 않고 사업 검토에 착수하기로 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사업성이 확인될 경우에만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천300㎞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부 니키스키로 운송한 뒤 액화해 아시아 등에 수출하는 프로젝트다. 미국 측이 당초 제시한 투자 규모는 670억달러였으나 현재 500억~600억달러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이 추진되더라도 전체 전략투자 규모는 총 2천억달러, 연간 송금액은 200억달러를 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추진되더라도 우리의 대미 투자 금액은 어떠한 경우에도 당초 미측과 합의한 총 2천억달러, 연 200억달러 송금 한도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