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엔화 약세와 국채 금리 급등을 둘러싼 외환·채권시장의 변동성에 대해 강경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최근 엔화 가치가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투기적 외환 흐름에 대해 실질적인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25일(현지시간) 여야 정당 대표 간 TV 토론에서 “시장에 의해 결정돼야 할 사안에 대해 총리로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투기적이고 매우 비정상적인 움직임에 대해서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은 엔화 환율과 일본 국채(JGB) 시장 전반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9.23엔까지 상승하며 엔화 가치가 2024년 기록했던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이후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의 공조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환율은 155엔대 초반까지 급락하는 등 단기간에 큰 변동성을 보였다.
특히 지난 24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과 일본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을 상대로 환율 수준을 확인하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엔화가 한때 1.7% 이상 급등했다.
레이트 체크는 외환당국이 실제 시장 개입에 나서기 전 주요 금융기관을 상대로 거래 상황과 시세를 점검하는 절차로, 통상 강력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블룸버그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금융기관들에 엔화 환율 관련 문의를 했다고 전하며, 이를 이례적인 미·일 공조의 신호로 해석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이 단독 개입을 넘어 미국과의 협력 하에 외환시장 안정 조치를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4년에도 달러당 160엔 선을 전후로 약 1,000억달러 규모의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선 전례가 있다. 이로 인해 160엔 수준이 다시 한 번 정책 대응의 기준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외환시장뿐 아니라 최근 변동성이 확대된 국채 시장을 겨냥한 의미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오는 2월 8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으며, 총리가 내건 식료품 소비세 한시 면제 공약 이후 재정 부담 우려가 부각되며 초장기 국채 금리가 한때 사상 최고 수준까지 상승한 바 있다.
한편 고공 행진 중이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 지지율이 중의원 선거(총선)를 앞두고 10%포인트 급락했다. 25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24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2천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이 57%로 집계됐다. 전달 지지율은 67%였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의 구두 개입 수위가 한층 높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연준의 레이트 체크 관여 여부와 일본 재무성의 추가 발언, 실제 시장 개입 가능성 등이 단기 환율 흐름의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