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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국고3년 2.75%와 기준금리 터미널레잇...그리고 외국인과 한은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4-11-27 11:17

자료: 11시15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1시15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 출처: 코스콤 CHECK
[뉴스콤 장태민 기자]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선물 매수로 국내 금리가 레벨을 낮춘 뒤 금통위를 앞둔 로컬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전날 국고3년 금리는 장중 3.75%를 하회하는 모습을 보인 뒤 다소 반등했으나 이날 장중엔 다시 이 지점 아래쪽을 고심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엔 시장금리 레벨이 기준금리 3차례 인하를 반영해 '지나치다'는 평가들도 적지 않았다.

다만 금리 방향의 키는 외국인이 쥐고 있는 만큼 흐름을 거스르기도 쉽지 않다.

■ 국고3년 2.75% 편치 않은 레벨인데...시장 주도하는 외국인 거스르기도 무서워

국내 채권 투자자들은 이번주 금통위 금리 결정을 앞두고 고민을 키웠다.

한은이 그간 '금융안정'을 강조해온 점과 비관적인 한국경제의 앞날 등을 감안할 때 당연히 '동결과 도비시한 코멘트'가 나올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이 선물을 대거 순매수하면서 깜짝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 금통위 때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얼마나 되돌림이 나타날지 의문이라는 진단도 적지 않다.

투자자들 사이엔 일단 금통위 스탠스 등을 보면 방향을 잡아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기준금리 2.5%를 기본으로 놓고 앞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봐야 한다"면서 "현재 시장도 그냥 2.5% 정도를 목표로 두고 플레이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일 금통위에서 총재가 어떤 멘트를 할지 봐야 할 듯하다. 일단 현재 시장금리 레벨은 한번 막혀야 하는 수준은 맞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금리가 달리면서 내려온 흐름을 감안할 때 자신있게 숏을 하긴 어렵다. 계속 끌려가는 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채권 롱을 예상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금리 하락 속도가 예상을 웃돌아 어느새 고민이 커지는 지점으로 왔다는 평가도 보인다.

B 증권사 관계자는 "국고3년 기준 3.75% 정도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갈 수 있다고 봤는데, 이미 이 수준에 와 버렸다"면서 "지금부터는 양상이 복잡해지는 단계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부터는 미국도 봐야 하고 한은 총재의 의지도 살펴야 한다"면서 "일단은 금통위 후 조정을 좀 받고 금리 하락이 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외국인이 향후 어떤 진로를 그리는 지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터미널레잇 낮추며 금리 하락룸 더 만들 수 있을까

채권 강세론자들 사이에선 더욱 약화될 한국경제 체력과 1%대로 낮아진 물가의 반등 한계 등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터미널레잇을 낮춰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도 나오고 있다.

C 운용사 매니저는 "내년 성장률 2%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결국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더 낮아지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투자자들이 2.50~2.75% 정도를 터미널레잇이라고 봤지만 이제 하단이 2.25%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을 합리화하기 위해선 금통위의 '전향'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내일 한은이 성장률, 물가와 관련해 어떤 전망 수치를 제시하고 총재가 어떻게 나오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은이 전향하면 최종 기준금리에 대한 부담이 누그러지면서 시장금리는 좀더 편하게 내려갈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다.

D 딜러는 "일단 현재 국고3년 3.75%면 얼추 올 만큼 왔다. 결국 내일 이창용 총재가 얼마나 비둘기의 기를 받았는지가 중요해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일단 시장은 외국인 주도 하에 최대한 금리 레벨을 낮출 수 있는 만큼 낮춰보자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면서 "총재의 강력한 (매파적 발언 등) 한방이 나오거나 추경 등의 재료로 인한 수급 부담이 가시화돼야 이 흐름이 주춤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시장관계자 다수는 '동결'...그러나 최근 인하 의견 상당폭 늘어

일각에선 외국인 선물매수로 단기간 '금리 인하 가능' 분위기가 강해져 지금 상황이 과열이란 평가도 내놓고 있다.

E 은행 딜러는 "최근 깜짝 인하 기대가 커지긴 했지만 한은이 (환율·부동산 등 금융안정 중시와 같은) 그간 했던 말이 있으니 금리를 동결될 것"이라며 "지금의 시장 강세 흐름도 주구장창 이어지긴 어렵다"고 했다.

27일 기준 코스콤의 'CHECK 기준금리 폴'에 의하면 설문에 참여한 금융시장 관계자 936명 중 741명(79.2%)이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여전히 다수는 그간 '금융안정'을 강조했던 한은의 말을 믿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준금리 25bp 인하 예상도 191명(20.4%)에 달해 '11월은 거의 동결'로 봤던 꽤 많은 사람들이 전향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한 베테랑 직원은 "금리 동결 논리도 있고 인하 논리도 있는 상황 아니냐"라며 "어느 쪽도 설명이 되는 상황이니, 금통위 결정을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을 띄운 외국인은 지난주 월요일(18일)부터 전일까지 7거래일 동안 3년 선물을 6만 9,920계약, 10년 선물을 4만 7,673계약이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이들의 일평균 순매수 규모는 3년선물이 9,989계약, 10년선물이 6,810계약에 이를 정도로 컸다. 물론 외국인은 오늘도 국채선물을 사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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