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5일 외국인 등 투자자들의 매매를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 시장은 전날과 반대의 흐름을 보이면서 커브 플래트닝을 나타났다. 이번엔 단기구간 금리가 오르고 장기구간 금리가 빠졌다.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 없다고 하자 단기구간 금리가 상승했으나 장기구간은 하락한 것이다.
미국 PPI는 CPI처럼 예상에 부합하는 수치를 제공했다.
■ 미국채, 이번엔 일드커브 눕히기...뉴욕주가, 파월 발언에 하락
미국채 시장은 14일 전날과 반대로 일드 커브를 눕혔다. 커브를 세운 다음날 다시 눕히면서 전날 상황을 되돌렸다.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 없다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자 단기 구간 위주로 금리가 뛰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50bp 하락한 4.439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80bp 떨어진 4.5860%를 기록했다.
반면 국채2년물은 6.50bp 오른 4.3505%, 국채5년물은 1.60bp 상승한 4.3260%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대선 이후 이어진 상승 랠리 피로감과 파월의 '인하 서두를 필요 없다'는 발언 등에 영향을 받아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07.33포인트(0.47%) 하락한 43,750.86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6.21포인트(0.60%) 내린 5,949.17, 나스닥은 123.09포인트(0.64%) 내린 19,107.65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약해졌다. 산업주가 1.7%, 재량소비재주와 헬스케어주가 1.5% 각각 내렸다. 반면 에너지주는 0.1%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엔비디아가 0.3%, 애플이 1.4% 상승했다.
반면 아마존은 1.2%, 알파벳은 1.8% 하락했다. 최근 강세를 보였던 테슬라는 지난 12일 6.2% 급락에 이어 이날도 5.8% 급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상승했다. 파월의 발언 등으로 5일 연속으로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7% 높아진 106.8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2% 낮아진 1.0529달러, 파운드/달러는 0.33% 내린 1.266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55% 상승한 156.3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3% 오른 7.252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44%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저가매수와 미국 휘발유 재고 감소 소식 등으로 3일째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27달러(0.39%) 높아진 배럴당 68.70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28달러(0.39%) 상승한 배럴당 72.56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8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대비 208만9천배럴 늘어나 시장 예상치(40만배럴)를 웃돌았다. 다만 같은 기간 휘발유 재고는 전주대비 440만7천배럴 감소해 시장 예상인 100만배럴 증가를 대폭 하회했다.
■ 파월의 금리인하 '속도조절' 시사
최근 트럼프의 당선 등으로 내년엔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점도 강화됐다.
연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인하 속도조절을 시사하는 발언이 적지 않게 나온 상황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파월 의장은 댈러스 상공회의소 주최 강연회에서 이를 확인해주는 발언을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가 강할 때는 신중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경제는 연준이 금리를 서둘러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새로운 정책 효과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 있으며,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정책은 제약적이며 현재 정책이 어느 정도 제약적인지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금리 인하 과정이 시작된 가운데 중립금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인내심을 갖고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연준 관계자도 경제흐름을 보면서 인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목표라는 연준의 양대 책무 모두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연준은 최근 미국 10년물 금리가 오르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어떤 부분을 차지했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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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수준의 미국 물가지표들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다.
10월 P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예상치(+0.2%)에 부합했다. 10월 PPI는 전년 대비로는 2.4% 올라 예상치(+2.3%)를 소폭 웃돌았다.
10월 근원 PPI는 전월보다 0.3% 올라 예상치(+0.3%)와 같았다. 10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로는 3.5% 상승했다.
PPI 하루 전날 발표된 CPI도 예상에 부합한 바 있다.
10월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로도 2.6% 올라 예상치와 같았다. 근원 CPI도 전월보다 0.3%, 전년 대비 3.3% 상승해 전망에 부합했다.
최근 물가 상승률 둔화가 정체되고 있다는 평가들도 나오지만, 일단 12월 인하에 힘을 실어준 수치라는 진단이 힘을 얻은 바 있다.
■ 현실화된 4만전자
삼성전자가 '4만전자'로 내려앉았다.
전날 삼성전자는 1.38% 하락한 4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만원대 초반에서 공방을 벌어다가 결국 5만원을 내주고 4만전자가 된 것이다.
삼성전자가 5만원을 밑돈 것은 2020년 6월 15일(4만9,900원) 이후 무려 4년 5개월만이다.
삼성전자는 내우외환을 맞이한 상태다.
국내외적으로 기술력에서 밀린 데다 트럼프 정부 등장이라는 악재까지 만난 것이다. 트럼프 당선과 레드스윕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전날엔 삼성전자 뿐만아니라 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도 하락했다.
다만 최근 무엇보다 한국 대표주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가 컸다.
국내 수출 모멘텀 둔화 흐름 속에 국내 1위 수출 기업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여기에 미국 차기 행정부가 매파들로 채워지고 있어서 무역 중심 국가 한국의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선 외국인의 매도가 멈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최근 4일간 삼성전자를 하루에 4천억원 이상 순매도하면서 매도 강도를 다시 높였다. 지난 8월 56%대를 기록하던 외국인 보유율은 이달 13일 51%대로 축소돼 최근 급격한 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중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최근 환율이 1,400원 위로 올라오고 전날 개정전 외환당국이 고환율에 대한 구두개입도 실시한 가운데 미국은 환율관찰대상국 명단에 한국 등을 올렸다.
미국 재무부는 14일 의회에 보고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중국, 일본, 한국,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독일 등 7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