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31일 레벨 부담과 미국채 금리 하락 속에 FOMC를 대기하면서 레벨 탐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9일 국고3년 금리가 2%대에 진입한 가운데 이 레벨에서 적응할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도 논박이 오가는 중이다.
미국 FOMC 등 각종 이벤트를 앞둔 가운데 금리채 시장은 계속해서 국내 시장은 지원사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날 공개된 금통위의사록은 금융안정을 강조하면서 7월 금통위가 매파적이었던 이유를 알려줬다.
■ 美금리 4.13%대로 하락...3분기 국채발행 당초 예상보다 축소
미국채 금리는 30일 전구간에 걸쳐 레벨을 좀더 내렸다. 재무부의 3분기 차입액이 4월 예상치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난 점이 금리 하락을 견인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00bp 하락한 4.135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3.00bp 떨어진 4.395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25bp 떨어진 4.3595%, 국채5년물은 4.25bp 하락한 4.0325%를 나타냈다.
미 재무부는 이번 3분기에 7,400억달러를 차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예상치 8,470억달러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뉴욕 주가지수는 MS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엔비디아 등 대형 기술주들이 하락했다. 중소형주는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03.40포인트(0.50%) 상승한 4만743.33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27.10포인트(0.50%) 내린 5436.44, 나스닥은 222.78포인트(1.28%) 급락한 1만7147.42를 나타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7.81포인트(0.35%) 오른 2243.14로 장을 마쳤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강해졌다. 에너지주가 1.5%, 금융주는 1.2% 각각 올랐다. 반면 정보기술주는 2.2%, 필수소비재주는 0.7%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엔비디아가 7%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0.9% 내렸다. 메타는 0.5%, 넷플릭스는 0.7%, 아마존은 0.8% 각각 하락했다. 대규모 리콜 악재에 테슬라도 4.1% 낮아졌다.
달러가격은 보합권에서 미국과 일본 통화정책 이벤트를 대기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1% 높아진 104.5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6% 낮아진 1.0814달러, 파운드/달러는 0.23% 내린 1.2831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 엔화는 달러 대비 강했다. 달러/엔은 0.49% 하락한 153.27엔에 거래됐다. BOJ가 기준금리를 현행 0.0~0.1%에서 0.25%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한 내용이 영향을 미쳤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9% 낮아진 7.250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11% 약세를 나타냈다.
유가는 중국 수요 둔화 전망 등으로 3일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08달러(1.42%) 하락한 배럴당 74.73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1.15달러(1.44%) 내린 배럴당 78.63달러로 마감했다.
■ 7월 금통위가 매파적이었던 이유
이달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가계부채와 부동산을 강조하면서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전날 공개된 의사록에선 그 이유가 담겨 있었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타이밍을 잡고 있는 상황이지만 금통위원들은 '금융안정'를 고려하면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은 포워드가이던스에서 '인하를 열어두자'고 한 A 위원은 인하의 전제조건으로 두 가지 조건을 들었다.
이 위원은 "기준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두 가지 점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우선 외환시장이 안정돼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로 인해 대부분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 머무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둘째, 구조조정 및 부동산 가격 안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위원은 "금리 인하가 경제의 구조조정 노력을 되돌리거나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서는 안될 것"이라며 "최근 주택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높아지고 있는 점도 우려된다"고 했다.
7월 금통위에서 '인하를 열어두자'고 한 위원이 2명이 나왔지만, 전체적으론 부동산 가격과 환율 고공행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 금통위원들, 금리 인하 위한 주택가격·환율 안정 전제
다른 위원들은 금리 인하를 위해선 금융안정이 필요하다는 입장들을 개진했다.
B 위원도 "환율 변동성 확대, 큰 폭의 가계대출 증가세, 높아진 주택가격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C 위원은 "환율 상승, 가계부채 증가 및 주택가격 상승 등 현재의 여건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완화가 가져올 리스크는 더 커졌다"면서 앞으로도 당분간 기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D 위원은 "주택가격 상승폭 확대로 인한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피벗 위험이 증가했다"면서 "물가와 주택가격 추이를 면밀히 확인해 금리인하 시점을 결정하되, 인하가 금융시장 불안정 요인을 확대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정책과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했다.
E 위원은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과 주택가격 상승,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불균형 누증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할 필요성이 좀더 커졌다"고 했다.
현재 국내시장에서 다수 투자자들이 10월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최근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는 수도권 집값이 인하 결정의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은 입장에서도 향후 금리 인하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부동산, 환율 움직임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에 따른 부동산, 외환시장 반응이 한은이 금리를 움직일 수 있는 룸을 확보해 줄 수 있을지 봐야 하는 상황이다.
■ 낯선 금리 레벨을 보는 다른 관점...그리고 대외 이벤트
지난 29일 국고3년 금리의 2%대 진입 이후 '레벨 부담이 더 커졌다'는 관점과 '글로벌 흐름을 감안할 때 상황을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시각이 대립되고 있다.
레벨 부담을 강조하는 쪽에선 이미 현재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2차례 이상 인하를 반영하고 있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금통위의사록도 금리인하를 위해선 환율과 주택가격 안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어 시장이 예상하는 인하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보인다.
하지만 반대 쪽에선 이제 막 미국과 한국 등의 금리인하 사이클 가동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레벨 부담에만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금리인하 사이클 초입 구간에서 외국인이 포트폴리오를 조율하는 중이어서 금리 추가 하락을 인정하고 접근하는 게 나을 것이란 주장들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FOMC와 일본 BOJ 회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시장의 관점이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이벤트 결과에 따라 가격변수가 어느 쪽으로든 튈 수 있는 상황이어서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들도 나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