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5일 "곡물가격이 조정을 거듭 중이지만 중국 중남부 폭우가 이를 뒤집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진영 연구원은 "아직 라니냐발 공급 차질은 시작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4월말 반등을 시도했던 곡물 가격은 5월말 이후부터 조정을 거듭하고 있다. 상반기 동안 개별 원자재 섹터의 성과를 살펴보면 곡물만이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 연구원은 "곡물 섹터가 부진한 원인은 동유럽 곡창 지대의 냉해 문제가 해소된 것도 있지만 미국의 양호한 파종이 주효했다"면서 "바로 엘니뇨"라고 지적했다.
4~5월 미 곡창 지대는 엘니뇨로 인해 적정 수준의 강우량이 발생하면서 안정적인 파종이 가능했으며 그 결과 USDA의 구곡 생산 가이던스는 상향 조정됐고 가격은 하방 압력이 재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엘니뇨는 5월 이후 종료됐다. 이제부터는 라니냐"라며 "라니냐는 동태평양 연안 적도를 기준으로 동남아와 중국 중남부로 향하는 무역풍의 이동 속도가 평년보다 강해졌을 때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주요 곡창 지대인 미 중남부 지역은 평년보다 건조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0일 CPC/IRI 측은 동태평양 연안 해수면 온도가 하반기부터 평년 대비 0.5℃ 낮은 라니냐 구간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 발표했다.
최 연구원은 "3대 통계모델의 평균 값 모두 라니냐발 영향이 9~11월경 한층 더 강화될 것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곡물 가격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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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냐 1단계, 중국 중남부 지역 폭우
최 연구원은 "물론 앞으로 찾아올 라니냐가 당장 미 곡창 지대에 가뭄을 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농산물은 파종과 수확이라는 주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하반기 라니냐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실제로 공급에 영향을 주는 시점은 수확 시즌을 앞둔 내년 상반기가 된다"면서 "다만 당장 주목해야 될 부분은 라니냐발 가뭄이 아닌 라니냐발 홍수"라고 밝혔다.
바로 주요 곡창 지대이자 글로벌 최대 곡물 소비국 중 하나인 중국의 홍수라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라니냐는 주요 곡창지대인 미국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빨라진 무역풍은 중국의 주요 곡창 지대에 강력한 폭우와 평년보다 긴 장마를 야기한다"면서 "대표적 예가 2020년"이라고 밝혔다.
2020년 5월말 장강과 황하강 유역에서 1998년 이래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8월 초중순 진정되었을 홍수는 라니냐로 인해 9월초까지 이어졌다. 이는 황하강 유역의 주요 곡창 지대에까지 물난리를 일으켜 글로벌 최대 돼지 사육국인 중국의 사료 수급에 영향을 줬다.
당시 옥수수와 대두 가격은 중국의 물난리와 곡물 수입 확대로 150.7% 상승(2020년 8월 ~ 2021년 5월)했다.
올해 역시 이에 경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중국 남부 장강 유역을 중심으로 홍수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라니냐까지 가세할 경우 2020년 사례는 되풀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한 점에서 지금은 중국 산샤댐 수위를 모니터링할 것을 권고했다.
최 연구원은 "2020년 7~9월 산샤댐 수위는 최대 방류 조치에도 불구 강력한 폭우와 길어진 장마 탓에 초당 유입량이 방류량을 1.5배 이상 초과했다"면서 라니냐는 점점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도 2020년 중국의 곡물 대란을 야기한 라니냐발 폭우의 재발 여부에 관심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