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7일 "미국 셰일 기업은 OPEC+에게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영 연구원은 "OPEC+의 단계적 증산을 두고 치킨 게임으로 해석하기로 한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OPEC+의 이번 조치를 두고 미 셰일 기업들과의 점유율 싸움이 재개된 것이며, 그렇기에 유가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주장한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단순 점유율 싸움으로 치부되기 어렵다. 2014년과 2020년 석유 전쟁처럼 즉각적인 대규모 증산(OSP 대폭 인하)이 부재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단계적 증산 조치를 전면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까지 남겨뒀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치킨 게임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OPEC+는 미 셰일 기업들의 공급이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미국의 리그카운트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면서 "원인은 증세 법안인 IRA"라고 밝혔다.
IRA는 연방정부 토지 내 유전 개발(신규)에 대한 로열티율을 인상(12.50% → 16.67%)했을 뿐만 아니라 폐쇄(노후) 유정에 대한 관리 명목으로 연방 임대 보증금과 주별 보증금을 15~20배 인상했다.
그는 "실제로 Permian 지역의 신규 유정당 투입 비용은 전년비 17.3% 상승했다. 기업들이 개발보다 기존 유정을 보유한 경쟁사를 M&A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를 폐지할 것이라 강조하지만 미 상원 의석 구성을 고려하면 개편마저 어려우며, 이전 임기 동안 오바마 케어조차 폐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IRA 폐지는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결국 미래 공급을 상징하는 투자가 위축된다면 OPEC+에 미치는 위협 또한 크지 않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OPEC+의 이번 조치는 유가의 추세적 하락을 야기하는 치킨 게임이 아닌 수요 증가분만큼 단계적 증산을 테스트 해보겠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 OPEC+의 단계적 증산과 유가 하락, 금리인하와 수요 회복 유도 위한 일보 후퇴
지난 5월 배럴당 76달러를 바닥 삼았던 WTI 가격은 6월 들어 장중 한때 72달러까지 밀렸다.
최 연구원은 "OPEC+의 이번 회의(단계적 증산)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함께 미국 경기가 침체 구간에 근접했다는 일부 금융사들의 주장이 복합되며 CTA 알고리즘 매매를 중심으로 하방 압력이 강화됐다"며 "그러나 당장은 악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호재로 전환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 이유는 바로 정책금리 인하와 이에 따른 수요 개선 효과라고 짚었다.
그는 "석유는 물가 견인 자산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지난 3~4월 Fed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유가+운임비 상승) 탓에 지연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낮아진 유가를 기준으로 기저(2023년 6월 WTI 가격: 평균 70달러 / 2023년 3분기 WTI 가격: 평균 82달러)를 고려하면 Fed의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현저히 낮아지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Fed를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들의 정책금리 인하는 자연스럽게 하반기 석유 수요의 안정적인 회복을 유도할 수 있다"면서 "즉 OPEC+의 이번 조치는 이보 전진을 위한 전략적 일보 후퇴"라고 주장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