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DB금융투자는 13일 "UBS가 신종자본증권 콜행사를 결정한 것은 자본비율 하락보다는 투자자 신뢰를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주 스위스 최대은행이 UBS는 내년 1월 31일 만기가 도래하는 20억달러 규모의 5% 쿠폰 조건인 신종자본증권을 조기상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이 콜 상환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상황에서 상환을 결정한 것이다.
UBS 입장에선 조기상환을 하지 않는 게 유리했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은 콜 상환기일이 임박했음에도 콜 발표 전에 액면가인 100달러를 상당폭 밑도는 95.7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해당 신종자본의 콜행사가 되지 않을 경우 미국5년 스왑+2.432%(현재 6.245%)로 금리가 리셋될 예정이었다.
유승우 연구원은 "올해 들어 금리급등과 경기침체 우려로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도 큰폭 상승해 UBS가 신규발행했을 경우 기존 증권이 리셋되는 금리를 상당폭 넘어서는 게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9일 기준으로 유럽 최대은행인 BNP 파리바가 11월에 발행한 5년콜 조건, 액면이자 9.2%의 신종자본증권의 수익률은 7.93%, UBS가 올해 1월 발행한 10년 콜 조건, 액면이자 4.875%의 신종자본증권은 8.72%의 수익률로 거래됐다.
신종자본증권 콜상환을 위해선 감독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유 연구원은 "은행의 자본적정성 등 건전성 유지를 중시하는 감독당국 입장에선 신종자본증권 차환없이 상환하는 이번 결정이 다소 불편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승인을 받은 것은 조기상환 이후에도 UBS에 대한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2년 9월말 기준 UBS의 보통주자본비율과 Tier1 자본비율은 각각 14.4%, 19.1%로 각각 규제비율을 4.1%p, 4.5%p 상회한다"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각각 127억달러, 141억달러에 달해 20억달러를 차환없이 상환해도 충분한 버퍼를 보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UBS의 수익성을 유럽은행 최고 수준으로 매년 0.5%가 넘는 ROA와 10%를 상회하는 ROE를 기록하고 있다"며 "최근 대규모 손실로 어렴움을 겪고 있는 경쟁은행 크레딧 스위스와 그 격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 신종자본증권, 신규조달과 리셋 금리차 크다면 콜 불확실성 높아
올해 하반기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이 큰 혼란을 겪으면서 달러 등의 신종자본증권 자금조달비용 부담이 급격히 증가했다.
국내에선 흥국생명이 조기상환을 번복한 끝에 최종적으로 상환했다. 10월엔 스페인 4위 은행인 Banco Sabadell은 신규 조달비용 상승을 이유로 조기 상환을 하지 않기로 했다.
더 나아가 호주의 경우 금융당국이 경제적으로 불리한 콜옵션 행사를 제한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존보다 높은 금리를 물면서 차환발행을 통해 신종자본증권을 조기상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유 연구원은 "이런 분위기 속에 유럽은행 중 펀더멘털이 우수한 UBS 조차 금융당국이 조기상환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유럽은행 신종자본증권 전반에 걸쳐 조기 상환 기대감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았다"면서 "스위스 금융당국인 FINMA는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에 대해 좀더 유연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크레딧 스위스도 올해 7월 29일 콜이 도래하는 15억달러의 신종자본증권(발행금리 7.125%, Reset 금리 8.5%)를 9.75%의 새로운 신종자본증권으로 발행해 상환한 바 있다.
글로벌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된 시기의 콜옵션 행사는 기존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하게 돼 경제적으로 불리하다. 최근 상황이 그렇다. 발행사인 금융기관은 콜옵션 행사에 대해 조달금리의 유불리, 투자자들과의 신뢰, 콜옵션 행사 후 자본비율, 금융시장 스필 오버 가능성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유 연구원은 "금융사들은 펀더멘털에 큰 문제가 없다면 금융기관들의 조달금리 상의 유불리와 투자자들의 신뢰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예년보다 조달환경이 불리하게 전개될 내년가지 금융기관과 금융당국이 양자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관찰하기 좋은 시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은행의 경우 신규조달금리와 기존 증권의 리셋되는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면 투자자의 신뢰 유지를 위해 조기 상환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 차이가 큰 경우 조기 상환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