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자본 공급은 부족하다고 밝혔다. 최근 AI 과잉투자 우려로 주가가 급락한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에 대해서도 수요보다는 자금 조달이 문제라고 평가했다.
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황 CEO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개발자 콘퍼런스 현장 인터뷰에서 "AI의 수많은 분야에서 수요가 너무 많기 때문에 자본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자본에 대한 수요가 가용 자본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가가 급락한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등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에 대해 "펀더멘털을 보면 네오클라우드에 대한 수요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며 "이들 기업의 역량도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 중간에서 빠져 있는 것은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할 운전자본"이라며 "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오클라우드는 AI 연산에 특화된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다. 최근 빅테크의 대규모 AI 투자 계획이 잇따르면서 인프라 과잉투자와 자금 조달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인 코어위브는 최근 한 달간 주가가 35% 넘게 하락했다. 이날도 10% 넘게 급락한 55.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황 CEO는 그러나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실제 수요에 기반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자금 공급 부족이 성장의 제약 요인일 뿐 AI 컴퓨팅 수요 자체가 약화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황 CEO는 2029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공급과잉에 빠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메모리의 정말 좋은 점 중 하나는 언제든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향후 수년간 지속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전력 D램인 LPDDR에 대해서도 "우리는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LPDDR를 세계 데이터센터에 적용한 최초의 기업"이라며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두 배 높인 성능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이를 대량으로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기술 개발과 생산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기업들의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황 CEO는 CXMT 제품을 사용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며 중국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중국은 기초 인프라 기술에서 놀라운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제조업에서는 국가 전체를 놓고 볼 때 중국보다 뛰어난 나라는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자립을 촉진했다는 견해도 밝혔다.
황 CEO는 "우리가 중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 국산화와 산업적 지원을 가속했다"면서도 "미국 기술기업들은 강력하며 누구와 경쟁하더라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뉴욕주식 시장에서는 메타의 대규모 AI 설비투자와 현금흐름 악화에 대한 우려로 기술주와 반도체 관련주가 급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4.40%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72% 폭락했다.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도 8.07% 급락했다.
황 CEO의 발언은 AI 투자 수익성과 자금 조달 부담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나왔다. 그는 AI 컴퓨팅과 메모리 수요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면서도 급증하는 투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자본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