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국회방송 [뉴스콤 장태민 기자] 차기 재경부 장관(경제부총리)으로 내정된 이형일 재경1차관의 인사청문회가 15일 열리고 있다.
낙마 가능성이 없는 이 후보자는 지금의 경제정책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렸다.
이 후보자는 특히 부동산 정책의 큰 기조(주거 중심)를 이어가는 가운데 경기 낙관론도 피력했다.
다만 최근 정부 경제관료들의 '인사'와 관련한 미스테리에 대해선 입을 꾹 다물었다.
■ 이형일, '지우지 못한' 김용범의 흔적
세간에선 이형일 후보를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오른팔'로 부르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김용범 전 정책실장이 기재부 1차관으로 재직할 때 이형일 후보자가 기재부 핵심 보직인 경제정책국장과 차관보를 역임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 김용범 전 실장이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자 세간에선 문재인 정부 때처럼 '김용범-이형일 경제라인'이 재가동됐다는 평가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제 이형일 1차관은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이 떨어져 나간 재경부 장관이 되기 일보 직전이다.
다만 일부에선 '김용범의 후계자'가 경제수장이 된다는 점을 꺼림칙해 하기도 했다.
최근까지 김용범 전 실장은 서울 부동산 가격 폭등, 레버리지 ETF 사태, 국민연금의 주식시장 동원 등 정책 실패의 책임자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김용범에 밀려 '명색만 경제수장'이란 평가를 받았던 구윤철 재경부 장관이 사상 초유의 '인천공항 경질'을 당한 뒤 그 밑에 있던 1차관이 장관이 되다보니 인사와 관련한 그림이 부자연스럽다는 평가도 많았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도 이런 점을 지적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세간에선 (당신을) 김용범의 오른팔이라고 한다. 이런 말에 동의하는가"라고 묻자 이형일 장관 후보자는 "과한 평가"라고 했다.
강 의원은 "전국민이 공항 한복판에서 (구윤철) 한국경제 사령탑이 잘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 구윤철을 대신하는 사람이 이형일"이라며 "김용범이 구윤철이 곧 잘릴 테니 준비하라고 언제 말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
강 의원이 "1차관으로 재직할 때 김용범 실장과 1주일에 몇 번 대면 했는가"라고 묻자 이 후보는 "1,2번 이상은 했다"고 답했다.
■ '김용범' 청문회 출석 놓고 뜨거웠던 여와 야...결국 불출석
야당 의원들은 이번 이형일 후보 청문회를 위해 김용범 전 정책실장과 세제실장 등을 불렀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무도 못 나오게 막았다.
레버리지 ETF 도입에 따른 주가 폭락, 부동산 세제 개편 과정에서 오간 말 등이 나와봐야 좋을 게 없었기 때문이다.
오기형 민주당 재경위 간사는 "(이형일 재경장관 후보 청문회에) 김용범 전 실장을 부르는 것은 정쟁"이라며 "정책 발목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배준영 국민의힘 재경위 간사 "이형일 후보는 경제정책 실패의 책임이 있는 당사자"라며 "이 후보가 부총리에 적합한지 의문이며, 김용범 등의 증인 채택을 거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후 청문회 질의 과정에서 이형일 후보자의 입도 무거웠다.
이 후보는 부동산 세제개편 등 실무를 다뤘지만, 자신이 모셨던 상사에 대한 말은 최대한 아꼈다.
■ 인사 미스테리와 차기 경제수장의 무거운 입, "답할 수 없다"
이형일 후보자는 자신이 어떻게 차기 경제수장에 지명됐는지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이 후보자 내정을 누구에게 들었느냐고 질문하자 이형일 후보는 "통보 내역은 후보자로서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인사수석으로부터 통보 받았느냐는 질문에도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 경제통인 박수영 의원이 "장관 내정을 누구에게 받았는가. 김용범이나 김현지에게서 받았는가"라고 묻자 이형일 후보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 의원이 계속해서 "누구에게 받았는가"라고 답하자 이형일 후보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 레버리지ETF, 국민연금 자산배분 미스테리에 대한 질문에도 '모르쇠'
이형일 후보는 레버리지ETF 도입과 관련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생각도 없는 듯했다.
야당 의원들이 "김용범 실장이 레버리지 ETF 도입과 관련한 회의를 할 때 본인은 뭐라고 했느냐"고 묻자 답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대신 "참석자와 주요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참석자와 주요 내용을 공개하고 있지 않으니, 당시 회의에 참석한 이 후보자에게 질문이 쏟아진 것이지만 그는 말하지 않았다.
국민연금 주식 비중 리밸런싱과 관련한 궁금증을 해소해 줄 생각도 없었다.
이 후보는 "이 회의(국민연금 리밸런싱)는 금융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 4년간 비공개하기로 했다"면서 "어떤 얘기가 있었는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대외 경제 최대 현안과 관련해서도 속 시원하게 답하지 못했다.
최근 미국이 한국에 투자를 요구한 프로젝트 규모가 너무 커서 연200억불을 초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컸다.
이 문제에 해대 이형일 후보는 "(미국 측과) 협의 중에 있다. MOU 원칙에 따라서 (한다)"라며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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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집은 사는(BUY) 것 아닌 사는(LIVE) 곳"...정작 본인은 BUY해 재테크 대성공
이형일 후보자는 최근 한국사회 큰 논란을 부른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실무적으로 지휘한 인물이다.
그런 만큼 부동산 정책기조는 유지한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집은 바이인가, 리브인가"라고 묻자 이형일 후보자는 "집은 거주 중심의 주택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답했다.
집은 'LIVE' 하는 곳이라는 실거주 위주의 주택정책 기조엔 변함이 없을 것이란 점을 알린 것이다.
박수영 의원은 "본인은 그렇게 안 살지 않았느냐(왜 그렇게 실거주를 고집하느냐). 17년 중 4개월만 산(LIVE) 사람이 후보자 아닌가"라고 했다.
박 의원이 "정부가 국민들에게는 실거주를 입증하라는데, 본인은 (보유 17년 중) 4개월이라도 살았다고 하니 입증하라"라고 하자 이 후보는 "(4개월) 실거주는 확실한 내용"이라고 했다.
야당 의원들이 이재명 정부 기준으로 이형일 후보도 부도덕한 투기꾼으로 몰아세우자 여당의 경제통이 나서 쉴드를 쳤다.
문재인 정부 기재2차관 출신인 안도걸 의원은 "이형일 부총리 후보는 도덕성과 관련해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잘 관리해 온 것 같다"고 맞섰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차기 경제수장의 도덕성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기재부 국고국장과 조달청장을 역임한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는 과천 집을 4억원에 사서 시세차익만 16억을 거뒀다. '이재명 정부 기준'으로 이형일 후보자는 투기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 후보가 향후에도 집으로 큰 이익을 거둔다는 점도 거론했다.
이종욱 의원이 과천9단지 재건축과 관련해 몇 평을 신청했느냐고 물어보자 이 후보자는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그것도 답변을 못하는가. 30평, 40평대 신청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경기 과천시 부림동 일대에선 과천주공 8·9단지 통합 재건축이 진행 중이다.
지금은 기존 아파트 단지를 모두 허물고 신축 아파트(단지명: 디에이치 르블리스)를 짓기 위한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후보는 2009년 전용면적 54㎡(공급 약 18평형)의 소형 아파트를 매입했으나, 대다수 조합원이 선호하는 국민평형인 84㎡(34평형)나 그 이상의 대형 평형(40평대)을 신청했을 것으로 추론된다.
향후 이 단지는 최고 35층, 2,800여 가구 규모의 과천 대장주 아파트로 탈바꿈하게 된다.
■ 이형일 후보의 경기 낙관론...성장하면서 '약자 존중'하는 경제철학 피력
이형일 재경부 장관 후보는 1971년생으로 소년급제(재학 중 행시 패스)한 사람이다.
재경부 내에서 닮고 싶은 상사에 꼽힐 정도로 부하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경제정책 방향이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이미 1년 이상 이재명 정부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한 실무를 했기 때문이다.
큰 정부 지향, 지역 균형 발전 등 정부 정책 방향이 바뀌는 것은 없다.
아울러 현재 경제상황을 보는 시각도 정부 입장과 다를 건 없다.
이 후보는 "현재 우리경제는 중요 전환점에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수출,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됐다"면서 "경기 회복 흐름도 한층 뚜렷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우리 경제는 3%대 성장을 하게 되고 1인당 국민소득도 4만불을 넘어설 듯하다"면서 "다만 앞으로 위협에도 대비해야 하며, 기존 산업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성장 엔진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성장의 온기가 모든 국민에게 확산되도록 경제구조를 업그레이드 할 때"라며 "제 경제 철학은 창의, 활력도 존중하되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정부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자신의 경제철학이라는 점을 알렸다.
그는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고 취약 계층을 보듬어줘야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큰 정부를 강조한 이형일 후보자는 반도체 산업과 금리 흐름을 면밀히 점검해 안정적으로 거시경제를 관리하겠다고 했다.
특히 호남반도체 등이 포함된 3대 메가프로젝트와 미래 청정에너지,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등 7대 시드를 완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과정에서 물가 안정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물가안정은 민생경제의 기본"이라며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부담을 덜고 농축산물 가격 안정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 통화정책-재정정책은 '팔러시 믹스'로
이 후보는 현재 한국 경제정책의 큰 줄기, 즉 통화정책으론 금리를 올리고 재정정책으로는 돈을 푸는 '팔러시 믹스'를 지속할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민주당 경제통인 안도걸 의원이 "7월 생산자물가가 7.7%나 올랐다. 통화금융 측면에선 긴축기조를 유지해야 하나, 재정정책은 보완해야 한다"고 하자 이 후보는 "(동감한다) 팔러시 믹스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통화정책이 유동성을 수속하는 과정에서 취약차주가 어려워지는데, 재정정책 쪽에서 취약차주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통화긴축을 이어가더라도) 재정정책에서 성장 능력을 확충하는 부분이 많이 들어가면 팔러시 믹스가 잘 되는 것"이라며 "(경제 파이가 커져) 5년 뒤 국가부채 비율도 10%p나 내려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선 정부 관계자들이 '좋은 말'인 것처럼 얘기하는 팔러시 믹스를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통화정책으론 금리를 올리고(긴축), 재정정책으론 돈을 푸는(완화) 지금 같은 팔러시 믹스는 매우 위험하다"면서 "경제학적으로 권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은은 돈을 거두고 정부는 돈을 풀어대면 자동차 브레이크와 엑셀을 동시에 밟는 식이어서 정책 낭비만 심해지고 물가도 제대로 잡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다행히 글로벌하게 반도체 초호황이란 운이 겹쳤기 때문에 한국경제가 잘 나간다. 올해와 내년 한국경제에 (반도체 호황이라는) 대운이 들었는데, 그게 아니라면 지금과 같은 정책은 나라를 망치기에 딱 좋다"고 우려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