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FOMC의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CPI 발표 전날 72%에서 발표 후 83%로 높였다.
하지만 시장금리 상승 압력은 제한됐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국채2년물 등 단기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았지만, 장기 구간 금리의 상승 압력은 크지 않았다.
■ 美 CPI, 연준 금리 인상에 손 들어줘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11일(현지시간)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0.4%에 부합했지만 7월 상승률 0.1%보다는 오름폭이 확대됐다.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률은 3.4%로 7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 예상치에도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인 0.2%를 0.1%포인트 웃돌았으며 7월 상승률 0.2%보다도 높아졌다.
전년 동월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은 2.4%로 시장 예상치와 같았다. 7월 2.5%보다는0.1%포인트 둔화했다.
8월 전체 물가 상승에는 에너지 가격이 큰 영향을 미쳤다. 에너지 지수는 전월 대비 2.1% 상승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3% 급등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3.9% 올라 전체 CPI 월간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로는 27.4% 상승했다.
이번 CPI는 FOMC를 앞두고 나온 마지막 주요 물가 지표였다.
헤드라인 물가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고 근원 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도 둔화했지만, 연준이 주목하는 기조적인 물가 압력을 보여주는 근원 CPI의 월간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금리인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유가 급등 역시 연준의 금리인상에 힘을 실어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운송비와 생산비를 거쳐 상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전이될 경우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 7월 금리인상 소수 의견자들, 동조세력 얼마나 모아질까
9월 15~16일 FOMC 회의 이후 연준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준이 올들어 5회 연속 금리를 동결(3.50~3.75%)했지만, 이번에는 양호한 성장 지속, 물가 상승, 연준 내 매파적 목소리 증가 등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꽤 높아보인다.
지난 7월 회의에서 12명 중 3명이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냈던 가운데 이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세력이 늘어날 수 있다.
미국에선 CPI 발표 후 몇몇 전망기관들이 서둘러 정책금리 전망을 동결에서 인상으로 바꾸는 모습들도 나타났다.
기술적으로 볼 때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위해선 12표 중 7표가 확보돼야 한다.
7월 인상 소수의견을 낸 해맥·로건·카시카리같은 지역 연은 총재들과 보조를 맞출 사람들이 얼마나 늘어날지 봐야 한다.
연준 이사들 중엔 리사 쿡 등이 인상에 찬성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쿡은 지난 8월 5일 알래스카 연설 등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 필요할 경우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연준 내에서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큰 월러 이사의 판단도 관심이다.
크리스토퍼 월러는 지난달 "물가 둔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물가가 다시 치솟는다면 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는 '조건부 인상·동결'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월러가 연준 내 분위기를 어느 쪽으로 이끌지도 관심이다.
■ 시장,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감안'...관건은 인상의 지속성-일회성 여부
미국 CPI가 예상을 웃돌았지만, 최근 시장금리가 급등 뒤여서 시장금리의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현지시간 11일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45bp 상승한 4.969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05bp 떨어진 5.3555%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00bp 오른 4.6195%, 국채5년물은 2.65bp 상승한 4.7845%를 나타내 단중기 구간 금리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컸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인플레 우려를 낮추면서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평가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장 반응을 보면 이제 9월 FOMC의 금리인상을 디폴트로 보고 있다"면서 "금리인상을 할 경우 장기금리는 더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채권가격이 정책에 대한 경계감을 반영한 만큼 이번 FOMC가 시장 안정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은 금리 동결 시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기대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과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국면"이라며 "연준은 금리 인상을 통한 물가 안정 의지를 피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FOMC가 금리를 동결할 경우 '서프라이즈'가 될 것이란 진단도 보인다. CPI 발표를 통해 금융시장 전망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운 만큼, 연준의 결정이 이 전망에서 얼마나 벗어나는지에 따라 채권, 주식 가격변수 움직임은 달라질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주식전략가는 "우리는 여전히 매파적 금리동결과 점도표 유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연준이 이런 결정을 하면 주식시장엔 단기 서프라이즈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금리 인상시 '일회성과 지속성' 여부가 중요하다는 평가들도 보인다. 연준이 여러 차례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운 만큼 이번에 인상하게 되면 불확실성 해소 재료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9월 FOMC에서는 25bp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며 " 하지만 금번 금리 인상은 1997년 그린스펀 식 인상(단발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강 연구원은 "지난 1997년 3월 그린스펀은 ‘선제적 미세 조정(25bp 인상)’을 단행했다. 인상 당시 그린스펀은 데이터를 확인하겠다는 조건을 언급했다. 이후 4월 하반월부터 경기, 물가 지표 둔화와 신중한 의회 보고서가 확인되며 시장금리는 급락했다"면서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인상의 지속성 문제와 관련해 점도표도 중요하다.
그는 "9월 점도표에서는 26년 연내 1~2회 인상이 제시되겠지만 27년 중간 값이 26년보다 낮을 경우 시장은 물가에 대해 연준이 ‘이미 늦었다’기보다 시간을 두고 물가 지표를 점검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불안한 중동 문제 등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이 1회성에 그치기 어렵다는 주장도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미국-이란 전쟁이 단기에 끝날 가능성은 별로 없는 듯하다"면서 "미국 CPI도 전년비 4%대에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이번에 인상하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게 되면 한국은 올해 11월을 포함해 내년에도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며 당장 이번주 FOMC를 불확실성 해소 재료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