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닫기
검색

뉴스콤

메뉴

뉴스콤

닫기

(장태민 칼럼) 김용범의 부동산 보유세 인상논리 불쏘시개 된 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실적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6-22 13:43

사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출처: KTV
사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출처: KTV
[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 주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호조를 보인 경제 지표를 두고 ‘낯선 성장률’에 대한 ‘낯선 소회’를 남긴 뒤, 곧바로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시사해 다시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실장은 "1분기 명목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17.1% 증가했다"면서 수치만 보면 환호할 일이지만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고 했다.

정책실장은 달라진 세상에 대한 '환희와 낯섬, 그리고 두려움'을 드러낸 뒤 양극화를 걱정했다.

그리고 특정기업의 엄청난 수출 성과로 인해 늘어난 유동성이 부동산을 향하게 될 위험을 우려했다. 이는 정부의 보유세 인상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차용됐다.

부동산 업계는 6.3지방선거 이후 당연히 보유세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결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특정 IT기업의 호황이 부동산 보유세 강화 논리를 더욱 강화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김용범의 감성적인 글, 다시금 논란


1분기 GDP 성장률이 발표된 뒤 김용범 정책실장은 정부정책의 '경제적 성과'를 자랑하고 싶었을 것이다.

특히 1분기 GDP 명목성장률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17.1%에 달하자 자신과 정부의 업적을 '겸손하게' 내세우고 싶어했다.

그래서 그는 환희와 더불어 두려움이 인다고 적었다.

다만 김 실장이 거론하고 싶은 역대급 호황에 대해 불편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수많은 중소기업, 수입업체 등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신음 소리를 내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고통받는 다수의 기업 대신 너무 잘 나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과의 '전체 평균'을 활용해 경제 성과를 홍보하고 싶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냉정히 얘기해 작년 하반기 진입 시점부터 아무도 예상치 못한 성과를 올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에 정부가 기여한 몫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 예견된 부동산 실패(서울 집값 추가 급등)에 대한 '미리 핑계 만들어두기'

청와대 정책실장의 페이스북 글에선 '경제 호황'을 어쩔 수 없는 부동산 가격 급등의 이유로 연결짓고자 하는 의도가 느껴졌다.

김 실장은 사람들이 상반기 중엔 양호한 경제수치를 자신의 삶과 연결된 현실이라고까지 느끼지는 못하지만 하반기가 되면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상반기 성과가 확정되고 기업들의 성과급 규모가 가시화되면 사람들 마음 속에 조금씩 확신이 자리 잡기 시작하고 부동산이 들썩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유동성이 결국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집단적인 학습을 해왔다"면서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왔다"고 했다.

이번에도 예외일 것이라고 쉽게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필자에게는 김 실장은 이런 화법이 현재도 급등 중인 서울 부동산 시장이 하반기에도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내는 자기고백처럼 들렸다.

김 실장이 서울, 수도권 집값 급등을 상당부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탓으로 돌리고 싶었던 것 아닐까.

마치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이룬 '엄청난 영업이익'에 숟가락을 얹으면서도, 이 기업들의 실적에 따른 부동산 수요 증가는 '그들의 탓'으로 돌리는 것처럼 보였다.

■ 보유세 인상 논리 만들기 위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끌어들이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호황으로 늘어난 유동성이 결국 집값을 끌어올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페이스북 글의 후반부에서 김 실장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얘기의 본론을 얘기한다.

김 실장은 결국 돈이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간다면 '세금을 올려서 대항'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는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달 초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낮은 부동산 보유세를 문제 삼은 뒤 김용범 실장이 빌드업을 좀더 구체화한 것이다.

정부는 매우 성실하게 부동산 세금 인상을 빌드업을 하는 중이다.

6.3 지방선거 전 이미 선거가 끝나면 '보유세 올릴 테니 각오하라'고 시사한 뒤 대통령이 이달 초순 취임 1주을 맞아 살짝 '보유세 인상'을 얘기했다.

그런 뒤 김용범 실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호황과 그 그늘'이란 감성적인 테마까지 끌어들여 부동산 세금 인상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7월 하순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변동 사항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시절 "이제는 세금으로 집값 잡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제 정책실장이 친절하게 "세금으로 집값에 대응할 테니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 이미 치명타 입은 임차인들, 정부의 '피니시 블로우'는 나오지도 않았다

KB국민은행 데이터 기준 이재명 정권 1년 동안 서울 아파트값이 14.73% 급등했다.

이는 KB가 해당 시계열 통계를 처음 작성한 1986년 이래 '정권 출범 1년 차' 기준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집값 급등기였던 노무현 정부 첫해(11.68%)나 문재인 정부 첫해(9.41%)의 기록을 모두 깼다.

한국부동산원은 최근 시점 기준으로 지난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13%, 전세 가격은 11%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쯤되면 이재명 정부 1년 부동산 정책은 '역대 가장 큰 실패'라고 볼 수 있다.

또 이재명 대통령과 이 정부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저항하면 손해를 볼 것’이라고 했지만, 이미 집권 1년차 때부터 큰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사실 부동산 시장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이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압축한 뒤' 판박이 정책을 쓰는데 결과가 다르게 나올 리 있겠는가.

예컨대 정부가 10.26대책과 같은 '실거주 장려와 임대매물 없애기' 정책을 쓰는 상황에서 임차시장이 안정되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이는 경제학을 조금만 공부해도, 아니 공부하지 않더라도 상식적인 사고가 가능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필자는 특히 대통령의 전세에 대한 '악감정'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통령은 전세를 "대한민국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이라며 전세 축소를 정상화 과정으로 봤다.

하지만 냉정하게 볼 때 이런 인식은 "임차인은 우리의 적"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정부가 매물을 없애고 임차인을 위협하다 보니, 결국 서울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그나마 돈이 있는 사람들은 서울 변두리 아파트를 샀다. 그 덕분에 부자가 아니더라도 살 만한 곳의 아파트값도 급등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청와대 정책실장은 '감성적인 페이스북 글쓰기' 재미에 빠져있다.

김 실장은 사실상 정부가 잘한 경제정책 때문에 성장률이 아주 높게 나왔으며, 경제가 좋아진 덕분에 집값을 더 오를 테니, 이를 감안해 세금을 더 걷어가겠다고 한다.

필자는 김 실장의 잦은 감성적 글 쓰기가 불안해 보였지만, 한편으론 그가 진실로 없는 사람들을 걱정하는 아주 착한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번 글을 읽으면서 김 실장이 비싼 집을 보유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없는 사람들의 진정한 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굳힐 수 밖에 없었다.

이재명 정부가 역대 정부 1년차 서울 집값 급등 1위를 달성했지만, 경기(競技)는 아직 20% 정도밖에 소화되지 않았다.

임기 1년차에 서울 집값이 급등해 벌써 많은 임차인과 무주택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서울 무주택자들을 KO시킬 더욱 강력한 피니시 블로우(Finishing Blow)는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은 채 때를 기다리고 있다.

♣ 참고자료: 20일(토요일) 김용범 정책실장의 페이스북 글

<명목 10% 후반 경제의 환희, 낯섦, 그리고 두려움>

올해 한국 경제의 명목 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1분기 명목 성장률 전년동기대비 17.1%). 우리나라 명목 성장률이 마지막으로 10%대를 기록했던 것은 한일월드컵 열기로 온 나라가 들썩였던 2002년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환호할 일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
우리 경제는 오랫동안 낮은 한 자릿수 명목 성장에 익숙해져 있었다. 2010년대 평균 5.0%, 2020~25년 평균 4.7%. 기업도, 정부도, 가계도 모두 이 속도에 맞춰 살아왔다. 금리도, 임금도, 부채도. 우리는 어느새 저성장의 리듬에 몸을 맞추며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그런데 갑자기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환희: 진짜 돈이 들어왔다
이번 호황은 착시가 아니다. 글로벌 AI 투자 폭발이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렸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폭증했다. 코스피 9000p를 넘어섰고,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 규모로 달러가 실제로 들어오고 있다. 법인세 수입은 급증하여 재정 여유가 생겼다. 국가채무비율은 다시 50%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도 당초 예상했던 2028년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달성이 가능해졌다.
주가, 영업이익, 세수, 경상수지.
숫자들이 일제히 좋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낯섦: 우리가 잊고 있던 세계
그런데 이 숫자들이 낯설다.
10% 후반의 명목 성장률이라는 게 어떤 느낌인지 우리는 잊은 지 오래다. 1980년대 평균 17.9%, 1990년대 평균 13.8%의 세상. 그 시절을 경험한 세대도 기억이 희미해졌고, MZ세대에게는 아예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세상이다.
더 낯선 것은 이 호황의 근원이다.
경제 전체가 좋아진 것이 아니다. 주로 반도체와 AI 관련 섹터가 만들어낸 숫자다. 숫자는 1980~90년대의 고성장기를 떠올리게 하지만, 성격은 다르다. 그 시절의 명목 성장이 국내 물가 상승의 성격이 강했다면, 지금의 명목 성장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과 기업 수익성 개선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래서 이번 호황은 더 진짜인데, 더 낯설다.
GDP 디플레이터는 10%를 넘겼지만 CPI는 3%에 머물고 있다. 거시지표는 뜨겁지만 자영업자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폭증하는데 동네 상가는 공실을 걱정한다.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향하는데 폐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게다가 반도체 수출 급증에 따른 증시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리밸런싱을 자극하면서, 과거의 상식과는 반대로 원화 약세를 가져오는 역설적인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수입물가와 국내 물가 압력을 높이고, 내수기업들의 채산성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라 전체의 평균은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 평균이 모든 사람의 현실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평균은 좋아지는데 중간은 흔들리기 시작할 수도 있다.
두려움: 시차를 두고 밀려오는 압력
이 두려움에는 숫자로 된 증거가 있다.
올 1분기 실질 GDP는 3.8% 늘었다. 우리가 실제로 만든 양이다. 그런데 같은 분기, 실질 GDI는 13.2% 늘었다. 우리가 만든 것을 팔아서 살 수 있는 양이다.
두 숫자의 격차는 9.4%포인트. 지난 25년간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크기다. 보통 이 둘은 거의 같이 움직인다. 만든 만큼 살 수 있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똑같이 일했는데 살 수 있는 것이 압도적으로 늘어났다. 반도체 가격이 너무 올라서, 우리가 파는 것의 가격이 우리가 사는 것의 가격보다 훨씬 비싸졌기 때문이다.
이 숫자가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다. 이건 이미 확정된 구매력이다. 다만 아직 전체가 풀리지 않았을 뿐이다.
1분기 통계는 이미 예고하고 있다. 앞으로 가계와 기업의 손에 들어올 돈이 통계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더 걱정되는 것은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차를 두고, 파도처럼 밀려온다.
지금 상반기는 아직 조용하다. 주가가 선반영했고, 반도체 벨트가 살짝 들썩이는 정도다. 대부분은 아직 관망 중이다. 사람들은 좋은 숫자들을 뉴스에서 보고는 있지만, 그것이 자신의 삶과 연결된 현실이라고까지 느끼지는 않는다.
그러나 하반기가 되면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 실적이 확정되고 성과급 규모가 가시화되면 사람들 마음속에 조금씩 확신이 자리 잡기 시작할 것이다.
“올해는 정말 다르구나.”
명품 소비가 살아나고 선호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다.
성과급이 실제로 지급되고 임금 인상이 현실화되고 수출 대금이 국내로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행동도 달라진다. 호황을 선반영했던 주식시장도 어느 정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쌓여 있던 무역흑자가 국내로 환수되면서 원화가 안정을 되찾기 시작하면, 그동안 관망하던 사람들도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지금 아니면 늦을 수 있다는 조급함도 더 넓게, 더 멀리 퍼져나간다.
한국 경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런 장면을 여러 번 경험해왔다. 유동성이 결국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집단적인 학습을 해왔다.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왔다. 이번에도 예외일 것이라고 쉽게 장담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이번에는 빚을 내는 사람들이 아니라 현금을 가진 사람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금을 내고도 남는 장사라는 확신이 생기면 어지간한 규제로는 역부족일 수 있다.
금리도 마찬가지다. 중동 정세가 안정되고 원화가 정상 수준을 되찾는다면 수입물가 압력은 다소 진정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높은 명목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지금의 금리 수준이 영원히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금리가 오르면 누가 먼저 맞을까.
반도체 성과급을 받은 사람이 아니다. 호황을 체감하지 못한 자영업자와 취약차주,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먼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호황의 과실은 위로 향하고, 긴축의 고통은 아래로 향한다.
이것이 가장 불편한 그림이다.
나라 전체는 잘 나가는데 정작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은 상황. “경제가 좋다는데 왜 나는 이렇게 힘들지?“라는 질문이 사회 곳곳에서 쌓이기 시작하면 경제 문제는 정치 문제가 된다.
역사적으로 가장 어려운 순간은 불황의 시기가 아니라, 평균은 좋아지는데 중간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비관할 이유는 없다.
냉정하게 보면 이것은 나빠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좋아서 생긴 문제다. 세수가 늘고 경상수지 흑자가 쌓이고 있다. 과거 위기 때처럼 쓸 돈이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과는 다르다.
관건은 이 돈을 어디로 흘려보낼 것인가다.
결국 이것은 단순한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경제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나누고, 지금 생겨난 여유를 어떤 미래로 연결할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재정 여력과 기업 이익을 청년과 취약계층, 미래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이번 호황은 한국 경제가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저성장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숫자는 방향을 보여줄 뿐, 선택을 대신해주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저성장에 익숙해진 나머지, 풍요가 가져오는 문제를 다루는 법을 잊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가난은 사람을 힘들게 하지만, 풍요 역시 언제나 편안한 것만은 아니다.
20여 년 만에 찾아온 이 기록적인 번영 앞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마주하지 않았던 종류의 선택을 다시 요구받고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환호할 일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무거운 것은, 어쩌면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종류의 문제를 다시 마주하게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역대급 호황은 그에 걸맞은 상상력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상상력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실행력도 함께.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