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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국고30년 금리 급등, 10-30년 스프레드 확대에 숨죽인 채권시장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8-13 11:27

자료: 2025년 이후 국고30년, 국고10년 금리와 스프레드,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025년 이후 국고30년, 국고10년 금리와 스프레드, 출처: 코스콤 CHECK
[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채권 일드커브가 서는 가운데 국고30년물 금리가 크게 뛰자 채권 투자자들이 숨을 죽이고 있다.

최근엔 국고30년, 10-30년 스프레드 등이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보험사 수급 공백을 활용해 각종 투기세력들이 붙으면서 장기 금리와 스프레드 변동성을 키운 상태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시장이 자체적으로 커브 스팁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인지 모르겠다는 식의 푸념도 나오는 중이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시장 자율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관계당국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30년-10년 스프레드, 6월 마이너스 본격 탈피해 최근 큰폭으로 확대

국고 30년-10년 스프레드는 올해 6월부터 본격적인 플러스로 전환됐다.

이후 계속해서 양의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30년과 10년 금리 역전이 해소된 뒤 급격하게 스프레드가 벌어진 것이다.

최근 흐름을 보면 6월 한단갈 30-10년 스프레드가 확대되다가 7월 들어선 다소 주춤했으나 최근엔 다시 급격히 벌어졌다.

현재 30-10년 스프레드는 40bp에 육박하는 상태다.

30년 금리가 급하게 올라오면서 보험사의 듀레이션을 맞춰야 하는 수요가 없어진 영향이 컸다.

보험사가 ALM 차원에서 초장기 채권을 살 이유가 줄어들고 매수 여력도 감소한 상황이다 보니 해외 쪽 수요를 쳐다보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일각에서 기대를 모았던 일본계 쪽도 엔화 방어 등을 위해 한국 채권을 살 여력이 별로 없다는 평가도 보였다.

초장기 구간 채권가격이 매력적으로 변했다는 진단들도 나오지만, 각종 투기세력들이 붙어 수급이 불안정하다 보니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도 보인다.

■ 빈집털이와 손절...가격은 매력적인데 어떻게 흘러갈까

시장에선 초장기 구간의 매수 주체인 보험사 등이 채권을 사지 않는 사이에 '빈집털이' 세력이 들어와 가격 급락을 견인하는 등 여전히 수급이 불안정해 일단 손절이 해소돼야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B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초장기 쪽은 빈집털이 세력이 들어온 상태여서 손절이 끝나야 안정될 것"이라며 "정상 스프레드가 만들어졌을 때 다들 30년 사자 쪽으로 반응했는데, 보험사 수급이 공백이다 보니 이를 노린 세력의 플레이가 힘을 발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험사 규제가 이상해서 금리가 오를 때 장기채를 더 팔게하고 금리가 떨어질때 더 사게 만들어 놓으니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사는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보다 길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부채 감소폭이 커 채권을 매수할 유인이 줄어든다. 지난 2023년 보험사 부채도 시가로 평가하게 된 뒤 금리 상승기를 맞아 보험사 수요가 더욱 감소한 것이다.

즉 IFRS17, K-ICS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부채평가 방식이나 자본비율규제로 인해 금리가 상승하면 부채 부담이 줄어들어 굳이 장기채를 사지 않고 오히려 매도(손절)하게 되고, 금리가 하락하면 부채부담이 늘어나 채권을 울며 겨자 먹기로 사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시장이 불안할 때 보험사가 저가 매수자로 들어와 시장을 받쳐주지 못하고, 오히려 시장을 더 왜곡하는 주체가 됐다.

이 매니저는 "당국이 초장기 발행량을 줄여도 전혀 막질 못했다"면서 "결국 당국이 다시금 특단의 조치로 초장기 발행물량 축소에 다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30년 국채가 현재 금리수준이면 장기 투자기관 입장에선 매수하는 게 맞다"면서도 시장이 이 문제를 스스로 풀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했다.

30년-10년, 수급에 의한 스프레드 정상화는 비정상적인가

C 채권운용자도 "지금 초장기 스프레드는 비정상적"이라며 "수급에 의해 가격이 왜곡돼버린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 초장기 구간 수요 많다는 식으로 담론을 만들어 PD와 딜커들이 합작해 비정상적인 공급을 일으켜 놨다가 이 꼴이 났다"면서 "최근 주식시장 광풍과 탐욕이 큰 후유증을 일으킨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한국 채권시장에서 30년 금리는 오랜기간 10년 금리보다 낮았다. 초장기 구간 금리 역전 현상(Inversion)은 그러나 6월부터 30년 국채를 받쳐주던 '보험사'가 손을 떼자 급격히 해소됐다.

하지만 초장기 구간 일드커브가 노멀(Normal)화 되는 과정이 최대 매수자의 부재 속에 일어났기 때문에 비정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빈집털이를 놓고 투기세력들이 붙어 일드 커브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국내 자체적인 수급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보인다.

D 매니저는 "최근 30년물 금리 급등은 엔드 매수가 현격히 줄어든 상황, 즉 매수 주체가 없어지면서 나타난 상황"이라며 "그러나 글로벌 쪽과 비교해보면 이제야 장기 금리 레벨이 정상화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사 매수가 줄어든 게 바뀐 회계규정 탓이니 어쩔 수가 없어 보이긴 한다. 따라서 외국인 매수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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