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여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금통위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물가가 목표 수준 부근에서 등락하고 있지만,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수도권 주택가격 흐름 등 금융안정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지속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오름세도 경계 대상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 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오름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자산시장 과열로 연결될 가능성을 한은이 의식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동결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 코스콤 CHECK(2710) 기준금리 POLL에 따르면 금융시장 관계자 대다수가 동결을 전망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함께 발표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8%에서 2.0%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개선과 소비 회복 흐름이 반영됐다. 반면 내년 성장률은 1.9%에서 1.8%로 소폭 낮췄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1%에서 2.2%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환율 상승의 물가 전가 가능성과 공공요금 인상 압력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0%에서 변동이 없었다.
이에 따라 성장 경로는 다소 개선됐지만 물가 역시 목표(2%)를 웃도는 흐름이 예상되면서, 통화정책 완화 전환 시점은 신중하게 판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이번 회의부터는 조건부 금리전망 체계가 개편됐다. 기존 ‘3개월 내 금리 방향’ 제시 대신, 금통위원 7명 전원이 6개월 후 기준금리에 대해 각각 3개의 점(베이스라인·상방·하방 리스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총 21개의 점이 공개되며, 당월 결정과 함께 6개월 금리 경로에 대한 금통위 전체의 분포가 제시된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도 단기적인 ‘3개월 인하 가능성’보다는 6개월 시계에서의 금리 수준 분포와 위원 간 시각 차이에 집중될 전망이다. 점도표 상에서 동결 기조가 우세한지, 혹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점들이 얼마나 분포하는지가 향후 금리 기대 형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월 금리결정 표결 결과(소수의견 포함)가 의결문과 동시에 공개되면서 정책 투명성도 한층 강화됐다.
시장에서는 성장률 상향에도 불구하고 물가 경로와 환율 흐름이 여전히 부담인 만큼, 한은이 당분간 ‘물가 안정 우선’ 기조 속에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향후 물가 둔화가 명확해질 경우 6개월 전망 분포 변화가 정책 전환의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