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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융환경 변화가 한국 외환과 채권에 미칠 영향은 - 신한證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2-10 08:58

[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10일 "일본 발 금융 환경의 변화는 한국 금융시장, 특히 외환시장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하건형 연구원은 "2025년 이후 외환시장에서 관찰되는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 현상 심화"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과 일본은 산업 구조가 유사하고 수출 경합도가 높다. 특히 금융시장을 통해 자본이 유출되는 압력이 높아지는 공통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에 세계 투자자들은 엔화와 원화를 페어링해서 거래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 연구원은 "엔화의 움직임은 원화 방향성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 중 하나가 됐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세계 유동성 경색 위험이 제한적일 경우 시장은 위험 회피보다 달러 약세와 아시아 통화 강세 흐름에 주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 금리 상승 압력이 비록 기간 프리미엄에 의해 주도됐음에도 절대적인 금리 수준을 높여 엔/달러 상단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과거와 같은 급격한 엔화 강세가 아니더라도 엔화가 완만하게 절상되는 구간에서 원화 역시 동반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채권시장에서도 한국 국채 10년 금리와 일본 국채 10년 금리 간 동조화가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세계 금융시장이 다카이치 정부 출범을 계기로 아시아 주요국의 확장 재정 기조와 이에 따른 부작용을 공통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즉 일본 국채 금리 상승이 단순한 개별 국가 이슈를 넘어 인접국인 한국 시장 심리에도 재정 확대에 따른 구축 효과 경계감을 전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하 연구원은 "표면적인 금리 방향성의 동조화에도 상승 동력을 살펴보면 한국과 일본은 차별화된다. 일본은 대규모 국채 발행이 예고된 상태에서 중앙은행의 매입 규모가 축소되면서 ‘기간 프리미엄’ 급등이 금리 상승을 주도하는 반면 한국 재정 여건은 일본과 판이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하며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확대를 제한하고 있다. 금년 경기 부양을 위한 추경이 편성되더라도 적자국채 발행을 통한 세출 경정보다 세입 경정 등을 활용할 것"이라며 "한국 국채 금리는 대외 금리 상승 압력에 일부 연동되겠지만 수급 부담이나 신용 위험 확대를 반영하는 나쁜 금리 상승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일본 발 재정 리스크가 한국 국채 시장의 기간 프리미엄을 구조적으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따라서 일본 대비 한국 국채의 상대적 안정성 부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베노믹스와 다른 사나에노믹스

2026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이 압승을 거뒀다. 금융시장 이목은 ‘사나에노믹스’라 불리는 확장 재정에 쏠리고 있다.

과거 아베노믹스와 달리 현재 재정 확장은 BOJ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맞물려 국채 수급 불안과 시장 금리 상승을 유발한다. 세계 금융시장은 금리 상승에 따른 급격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일본 금융시장과 동조화가 강화된 한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 연구원은 "다카이치 총리의 선거 압승은 일본 경제 정책 무게중심이 ‘기시다식 분배’에서 ‘다카이치식 성장’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적극적 재정 지출과 전략 산업 육성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사나에노믹스’는 단기적으로 일본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2010년대 아베노믹스 시기와 현재 대내외 경제 환경이 달라졌다고 했다.

과거 아베노믹스는 디플레이션 탈출을 명분으로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2013년 4월 양적·질적 금융완화(QQE)를 도입해 정책 목표를 콜금리에서 본원통화로 전환했다. 장기국채 매입 규모를 50조엔으로 확대했으며 2014년 10월에는 매입 규모를 80조엔으로 증액했다.

2016년 9월에는 수익률 곡선 제어 정책을 도입해 10년 금리를 0% 내외로 맞추기 위한 무제한 매입 정책을 단행했다. 2010년대 재정확대는 유동성 공급으로 직결됐으나 금리 상승은 부재했다.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이 잔존하는 가운데 BOJ는 금리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하 연구원은 "지금은 BOJ가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대규모 재정 지출을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채권 시장 내 수급 불균형 속에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구축 효과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축효과에 따른 금리 상승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는...

하 연구원은 "다카이치 정부의 공약 이행을 위해선 막대한 규모의 추경이 불가피하다. 과거와 같이 일본은행이 국채를 무제한 받아주는 구조가 아닌 이상 국채 공급 확대는 시장 금리 상승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선거 직후 일본 국채 10년 금리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에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민간 자금이 국채 수요에 집중됨에 따라 회사채 등 여타 자산군의 금리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다.

그는 "금융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금리 급등 → 해외 투자자금의 본국 회귀 → 엔화 급등 → 글로벌 자산 투매’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라며 "일본 금리가 미국 등 주요국 금리와의 격차를 좁히게 되면 저금리 엔화를 빌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 유인이 강해진다"고 지적했다.

1998년, 2008년 주요 위기 국면마다 엔 캐리 청산은 글로벌 유동성을 급격히 위축시키며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트리거로 작용했다. 금번에도 다카이치 발 금리 상승이 대규모 청산을 유발할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다.

하 연구원은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우려가 과도하다고 판단한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발생하더라도 그 강도와 속도는 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수급적 요인과 펀더멘탈 요인 모두 점진적 엔화 강세를 지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엔 캐리 청산이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기 위해서는 시장 내에 과도하게 쏠린 투기적 엔화 매도 포지션이 존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CFTC(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수급 지표를 분석해보면 그롤벌 헤지펀드 및 투기 세력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2024년 7월과 달리 축소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BOJ 금리 인상과 함께 빠르게 늘어난 엔화 순매수 포지션이 우위에 있다가 예상보다 더딘 금리 인상 속도로 인해 실망감이 표출되며 순매수 포지션이 축소되는 양상"이라며 "현 시점에서 금리가 추가 상승하더라도 급격한 숏 커버링을 유발할 뇌관은 이미 제거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낮게 보는 또 다른 근거는 최근 일본 금리 상승 원인을 분해했을 때 드러난다고 했다.

장기 국채 금리는 이론적으로 ‘미래 단기 금리에 대한 기대 경로’와 ‘기간 프리미엄’의 합으로 구성된다. 전자가 중앙은행이 경기가 좋아져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펀더멘탈에 기반한 ‘좋은 금리 상승’이라면 후자는 채권을 장기로 보유하는 데 따른 위험과 불확실성에 대해 투자자가 요구하는 추가 보상 성격의 ‘나쁜 상승’이라고 볼 수 있다.

하 연구원은 "일본 국채 10년 금리 상승분 대부분은 기간 프리미엄의 급격한 확대에 기인한다. 다카이치 정부의 확장 재정으로 재정 규율 훼손 우려, 국채 수급 불안, 그리고 인플레이션 고착화 가능성이 맞물리며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를 보유하는 것에 대해 더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단순히 금리가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리스크가 커진 자국 시장으로 자금을 회귀시킬 유인은 부족하다고 했다.

일본 경제의 펀더멘탈을 결정하는 수출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다는 점 또한 급격한 자금 쏠림을 제한하는 요인이락 밝혔다.

그는 "최근 일본 수출 증가율은 둔화 추세다.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 및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수요 부진이 이어진 탓"이라며 "실물 경기의 뒷받침 없는 금리 상승은 지속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일본은행 역시 내수와 수출이 견조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가 급등하도록 방치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즉 지금 정책금리의 인상 속도는 시장 우려보다 더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일본 금융환경 변화가 한국 외환과 채권에 미칠 영향은 - 신한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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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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