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5일 주식, 외환시장 흐름과 저가매수 강도를 살피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식투자 붐에 채권 수급도 위축된 가운데 전날엔 통안2년 입찰 부진이 시장의 약세 심리를 대변해줬다.
수급과 주변시장의 압박 속에 국고3년 금리는 3.2%를 넘어섰다.
하지만 당장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도 아닌데 국고3년이 기준금리와 70bp 이상의 거리를 벌리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들도 나온다.
전체적으로 채권 투자심리가 좋지 않은 가운데 간밤 미국의 일드 커브는 스팁됐다.
■ 美장기금리 상승...나스닥 1.5% 하락
4일 미국채 시장에선 장기 금리가 오르고 단기 금리가 하락했다.
재무부가 1분기 국채발행 규모를 전분기와 동일하게 유지한 가운데 미 경제지표들이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민간고용이 예상치를 대폭 밑돈 반면 서비스업 지표 등은 예상치를 웃돌았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40bp 오른 4.280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35bp 상승한 4.9185%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1.30bp 하락한 3.5565%, 국채5년물은 0.15bp 떨어진 3.830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나스닥 위주로 하락했다.
AMD가 가이던스에 대한 실망감으로 급락하자 반도체주 약세가 두드러진 모습이었다. 미국 민간고용 지표 부진 역시 투자심리에 부담이 됐다.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다우지수만 홀로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60.31포인트(0.53%) 오른 4만9,501.30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5.09포인트(0.51%) 내린 6,882.72, 나스닥은 350.61포인트(1.51%) 낮아진 2만2,904.58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강해졌다. 에너지주가 2.3%, 소재주는 1.8% 각각 올랐다. 반면 정보기술주는 1.9%, 통신서비스주는 1.7%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AMD가 17% 급락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 호조를 발표했지만, 올해 실적 전망이 실망감을 자아낸 탓이다. AMD 여파로 브로드컴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역시 3.8% 및 9.5% 각각 낮아졌다.
이날 장 마감 이후 실적을 공개할 알파벳은 2.2% 하락했다. 반면 일라이릴리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10.4% 뛰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해 14% 급등했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2% 높아진 97.65에 거래됐다.
유로존 인플레이션 둔화에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약했다. 유로/달러는 0.12% 낮아진 1.1805달러를 나타냈다. 유로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1.7% 올라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월에는 2.0% 상승한 바 있다.
파운드/달러는 0.31% 내린 1.365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75% 오른 156.94엔에 거래됐다. 총선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압승 기대로 확장적 재정정책 우려가 커진 탓이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1% 상승한 6.9426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34%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상속등했다. 미국과 이란 회담이 결렬 직전이라는 소식에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며 유가가 상방 압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93달러(3.05%) 급등한 배럴당 65.1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13달러(3.16%) 오른 배럴당 69.46달러에 거래됐다.
미 정치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회담 장소 등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당초 두 나라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만나기로 한 바 있다.
■ ADP 민간고용 부진...양호한 ISM 서비스업
미국의 1월 민간고용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전미 고용보고서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민간고용이 전월보다 2만2000명 늘었다. 이는 예상치 4만8000명 증가를 대폭 밑도는 수준이며, 지난해 12월 하향 조정된 증가폭(3만7천명)보다도 낮다.
교육·보건 서비스업에서 7만4천명의 고용이 늘며 전체 증가세를 사실상 견인했다. 금융업에서는 1만4천명, 건설업에서 9천명, 무역·운송·공공서비스업과 레저·숙박업에서는 각각 4천명의 일자리가 증가했다. 반면 전문·사업 서비스업에서는 5만7천명이 감소했고, 기타 서비스업과 제조업에서도 각각 1만3천명, 8천명의 고용이 줄었다.
특히 교육·보건 서비스 부문을 제외할 경우 전체 민간 고용은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돼, 고용 회복의 기반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고용 증가가 의료, 레스토랑, 호텔 등 일부 서비스 업종에 집중되는 가운데 제조업과 사무직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금 상승률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같은 직장에 계속 근무한 근로자의 임금은 전년 대비 4.5% 상승해 전월과 거의 변동이 없었으며, 이직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은 6.4%를 기록했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창출 속도는 지난 3년간 점진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임금 상승률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신규 채용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고용 증가 둔화와 안정적인 실업률 흐름이 맞물리면서 미국 노동시장이 '채용도 해고도 크게 늘지 않는(no hire, no fire)'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1월 서비스업 경기는 고용 둔화에도 불구하고 19개월 연속 확장 흐름을 이어갔다. 기업 활동은 오히려 강화됐으나 신규 주문과 고용 증가세는 다소 둔화하며 경기 온도차를 드러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3.8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53.8)과 동일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53.5)를 웃돌았다. ISM은 서비스업 업황이 19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세부지표를 보면 기업 활동 지수는 57.4로 전월(55.2) 대비 2.2포인트 상승하며 19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신규 주문 지수는 53.1로 전월보다 3.4포인트 하락했고, 고용 지수도 50.3으로 1.4포인트 낮아지며 성장 속도가 둔화됐다. 가격 지수는 60대 중후반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재고 지수는 45.1로 위축 국면에 진입했다.
스티브 밀러 ISM 서비스업 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서비스 부문의 경제 활동이 1월에도 확장을 지속했다. 기업 활동 지수는 전월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면서 "다만 신규 주문과 고용 지표 둔화가 동시에 나타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지표가 미국 서비스업이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음을 보여주지만, 고용과 신규 주문 둔화가 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완만한 성장 속 균형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 못 말리는 코스피
전날 국내 코스피시장은 대외 악재를 극복하고 속등하는 놀라운 힘을 과시했다.
미군의 이란 드론 격추 소식, 미국 소프트웨어 기술주 부진 소식, OpenAI와 엔비디아의 관계 악화 우려 등으로 나스닥이 약세였지만, 국내 주가지수는 초반 낙폭을 모두 만회하고 상승전환해 신고가를 새로 썼다.
코스피지수는 83.02p(1.57%) 뛴 5,371.10, 코스닥은 5.10p(0.45%) 상승한 1,149.43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600원(0.96%) 상승한 16만 9,100원을 기록하면서 시총 1천조원을 돌파했다.
한국과 미국의 원자력·핵잠수함·조선 등 산업에서의 협력 확대 기대, 미국 원전건설 프로젝트 참여 소식 등이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원전/전력기기 관련주들인 두산에너빌리티(+5.8%), 한국전력(+5.4%), 한전기술(+12.2%), 현대건설(+4.1%) 등이 속등했다.
민주당이 자사주 의무소각을 담은 3차 상법개정안 처리 의지를 강조한 것도 투심에 됐다.
정부는 반도체, AI 등 첨단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강조하고 있는 중이다.
주식시장을 둘러싼 유동성이 좋은 데다 밀리면 사자는 의지들도 강해 일단 시장은 가볼 데까지 가보자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투자자들은 이번주 월요일 주가 폭락과 화요일 폭등, 그리고 대외악재를 극복하는 수요일의 주가의 모습에서 자신감을 더욱 얻기도 했다.
■ 환율, 주가 움직임 보면서 저가매수 강도 확인
이날 달러/원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채권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이 1,460.8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 스왑포인트 -1.40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450.20원) 대비 12.00원 상승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재부각된 가운데 달러/원 환율이 얼마나 상승 압력을 받을지 봐야 한다.
주가 흐름도 주목된다.
연이틀 나스닥이 하락한 가운데 국내 코스피 지수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계속될지 이목이 모아져 있다.
특히 간밤엔 AMD 급락 여파로 AI 반도체주 전반에 차익실현과 위험회피 매물이 쏟아지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4.36% 급락한 7,619.15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나스닥 지수 낙폭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으며, 국내 주식시장에 부담이 된다.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선 위험자산으로의 머니 무브 등이 강했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 금리 레벨이면 저가매수가 들어올 수 있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국고3년이 3.2%, 국고10년이 3.7%를 넘어선 가운데 저가매수가 얼마나 들어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