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닫기
검색

뉴스콤

메뉴

뉴스콤

닫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유럽 주요국 장기금리 급등이 부른 긴장감...일본, 우리 장기금리도 뛰는 중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5-09-03 11:25

자료: 영국 30년 국채금리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영국 30년 국채금리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뉴스콤 장태민 기자] 최근 유럽 주요국들의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장기, 초장기 모두 크게 오르는 가운데 초장기 쪽 금리는 10여년만, 20여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간밤엔 영국 30년물 금리가 5.7%에 바짝 붙어 2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30년물 금리 역시 4.5%선으로 올라 16년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독일 30년물 금리는 3.4%를 넘어서면서 1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 유럽 장기금리 급등이 불러 일으킨 긴장감

유럽 장기금리가 크게 오르는 이유는 확장적 재정정책, 그리고 이와 맞물린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때문이다.

우선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최근 방산 투자 확대 등을 위해 '재정건전성' 원칙을 일정 부분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트럼프의 국방비 늘리라는 압박과 나토 방위비 증액, 러시아의 위협 속에 독일은 헌법상 재정준칙인 '부채 브레이크'를 완화할 수밖에 없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국가채무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커진 가운데 최근엔 영국, 프랑스 재정에 대한 우려가 부쩍 확대됐다.

독일 등 유럽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 전망 이후 지금은 영국과 프랑스에서 동시에 불거지고 있는 재정건전성 우려가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국민들은 복지 예산을 줄이려는 정부에 반발하고 있으며, 정치적인 격변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심지어 금융시장 일각에선 이 유럽 선진국들의 구제금융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아무튼 영국에서는 복지 예산 삭감에 대한 반발로 정부 지출 축소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며, 프랑스에선 긴축 재정 난항 등으로 내각 해산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금리는 크게 오르는 중이다.

유럽 주요국들 최근 금리 움직임을 10년물 중심으로 봐도 금리 상승은 눈에 또렷하게 들어온다.

영국10년물 금리는 한달 전(8월4일)만 하더라도 4.59%를 기록하면서 4.5%대를 나타냈지만 9월 2일 현재 4.9044%를 기록하면서 4.9%를 넘어섰다. 간밤 영국 10년 금리는 5.67bp 상승해 5%를 향해 나아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 10년 금리도 최근 3일 연속 상승하면서 경계감을 키웠다. 프랑스 10년물 금리는 2일 5.28bp 오른 3.5824%를 나타냈다.

영국과 프랑스는 재정정책에 대한 불신을 받고 있으며, 최근엔 예산안 처리 등을 앞두고 정치적인 불안에 시달리는 중이다.

■ 유럽 재정만 위기?...일본 "우리 재정도 위험해"

자료: 일본 30년 국채금리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일본 30년 국채금리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최근 유럽 장기금리 급등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일본 금리 움직임도 다시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3일) 일본 2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2.695%까지 급등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레벨은 1999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간밤 영국 30년물이 27년만에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일본 초장기 금리가 2천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일본 역시 유럽처럼 재정에 대한 우려를 받고 있다.

아울러 유럽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정국 불안에 휩싸여 있다.

이시바 총리가 총리직을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지 애매한 가운데 그의 최측근이 옷을 벗으려고 하자 일단 말렸다.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간사장이 "참의원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간사장 직을 퇴임하고자 한다. 진퇴는 임명권자인 이시바 총재에게 맡길 것"이라고 하자 이시바 총리는 "모리야마 간사장이 힘든 일을 해줬고 다른 사람으로 대신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본 2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7월 중순에 이미 2.65%까지 급등하며 1999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에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의 재정 전망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진 데 영향을 받았다.

일본 초장기물 국채 금리 상승세는 30년물 국채 금리가 약 3.2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서도 확인된다.

이날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도 7.4bp 급등하며 3.279%에 거래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소비세 인하와 같은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소비세 인하는 재정지출 확대와 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져 결국 차입 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물가 상승 압력과 생활비 상승에 따른 국민 불만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일본 7월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3.1% 상승했다. 시장 예상인 +3.0%를 소폭 웃돌긴 했지만 6월(+3.3%)보다는 상승폭을 0.2%p 축소했다. 이는 일본은행(BOJ)의 2% 목표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국채금리가 재정 상황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더 오를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초장기 구간의 불안이 10년 만기 등 상대적으로 짧은 만기 국채로 확산된다면 일본 경제와 금융시장이 큰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이어지는 중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유럽, 일본의 장기 금리 급등을 경계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영국, 프랑스 금리가 재정건전성 우려 등으로 크게 뛴 가운데 오늘은 일본 금리도 심상치 않은 모습"이라며 "주요국 장기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 시장 역시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는 금리 박스 관점이 강했지만 주변 국가들의 금리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경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