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8일 외국인과 매매주체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방향을 잡기 쉽지 않은 가운데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 등 관세전쟁 관련 움직임을 계속 살펴야 할 듯하다.
국내적으로 대규모 산불로 인해 추경 필요성이 더욱 강화된 가운데 정치권이 어떤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봐야 한다.
한은은 전날 향후 금리 인하 시점이나 강도와 관련해 부동산·가계부채·환율 등 금융안정 관련 이슈들이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전체적으로 밀리면 사자는 기본적인 매매 골격은 유지되고 있는 흐름이다.
■ 美 커브, 단기 강세와 장기 약세 속 스팁...뉴욕주가 관세 부담에 하락
미국채 금리는 28일 장기구간 위주로 올랐다. 단기구간 금리는 하락하면서 커브가 스팁됐다.
2일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긴장감이 커진 가운데 7년물 입찰 부진과 예상을 웃돈 성장률, 주간실업 감소가 주목을 받았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25bp 오른 4.362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20bp 상승한 4.725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50bp 하락한 3.9940%, 국채5년물은 0.55bp 내린 4.0905%를 나타냈다.
재무부가 실시한 440억달러 규모 7년물 입찰 수요가 부진했다.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전월 2.64배에서 2.53배로 낮아졌다.
뉴욕 주가지수는 이틀째 하락했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55.09포인트(0.37%) 내린 4만2299.70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8.90포인트(0.33%) 떨어진 5693.30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94.98포인트(0.53%) 하락한 1만7804.03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약해졌다. 에너지주가 0.9%, 통신서비스와 정보기술주는 0.8%씩 각각 내렸다. 반면 필수소비재주는 1%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자동차 관세 부과에 제너럴모터스(GM)가 7.3% 급락했다. 포드와 스텔란티스는 3.9% 및 1.3% 각각 내렸다. 엔비디아도 2% 하락했다. 반면 테슬라는 0.4% 상승했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유로화가 반등한 가운데 PCE 물가지표를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4% 낮아진 104.2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42% 높아진 1.0800달러, 파운드/달러는 0.48% 오른 1.295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31% 상승한 151.05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4% 내린 7.2693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08%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이틀 연속 상승하면서 거의 70불에 도달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우려에 따른 원유공급 불안이 지속한 점이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27달러(0.39%) 오른 배럴당 69.9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24달러(0.33%) 상승한 배럴당 74.03달러에 거래됐다.
■ 미국 양호한 4분기와 2024년 성장...트럼프 첫 해인 2025년은
지난해 4분기 미국 성장률이 잠정치와 예상치를 웃돌았다.
27일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GDP는 전기 대비 연율 2.4% 증가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예상치이자 잠정치 2.3%를 소폭 웃도는 결과다.
4분기 성장률은 2.4%로 잠정치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작년 3분기(3.1%) 대비로는 둔화됐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미국 성장률은 2023년 2.9%에서 0.1%p 하락한 2.8%를 기록했다.
4분기 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로 3분기 1.5%에서 4분기 2.4%로 상승해 연준 목표치인 2%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도 3분기 2.2%에서 2.6%로 가속화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 데이터들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은 적지 않다.
26일 발표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를 포함해 다양한 수입품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투자를 방해해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예상이 적지 않다.
지금은 정책 불확실성, 관세, 긴축적인 금융시장 상황 조합이 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는 국면이라는 평가도 제기되는 중이다.
IMF도 트럼프 관세로 인한 미국 성장룰 둔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편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청구건수는 22만4000건으로 전주보다 1000건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22만5000건을 약간 밑도는 결과였다.
■ 트럼프, '저항하는 국가'에 경고...미국 '해방의 날' 앞두고 긴장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4월 2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는 당시 "자동차 관세는 영구적으로 적용된다"면서 품목별 관세와 별도로 오는 4월 2일 각국 상황에 맞는 상호관세 부과도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는 다음주 '해방의 날' 상호관세 부과에서 EU와 캐나다를 겨냥할 것을 암시했다. 최근 몇 주 동안 두 나라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아직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트럼프는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EU와 캐나다가 협력해 미국에 경제적 피해를 줄 경우 더 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두 경제권역 모두 미국의 부과 조치에 보복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상태여서 향후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봐야 한다.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이 유럽 자동차 수출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유럽은 이 발표와 미국이 앞으로 구상하고 있는 다른 조치를 함께 평가하고 협상된 해결책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는 세금이며, 미국과 EU에서 기업과 소비자에게 똑같이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트럼프의 조치는 직접적인 공격이다. 고위급 내각회의를 소집해 대응책을 결정할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노동자, 회사, 국가를 방어할 것"이라고 했다.
■ 4월 국고채 경쟁입찰 발행 규모 17조원...10년 0.3조원 등 0.5조원 감소
기획재정부는 전일 장 마감 뒤 4월 중 17조원 수준의 국고채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총액 기준으로 전월 계획보다 0.5조원 감소한 것이다.
만기별 발행 규모를 보면 2년물 1.8조원, 3년물 3.0조원, 5년물 2.8조원, 10년물 2.5조, 20년물 0.5조원, 30년물 5.7조원, 50년물 0.6조원, 물가채 0.1조원이다.
만기별로 보면 10년물이 0.3조원 감소했다. 2년, 20년, 30년은 각각 0.1조원씩 줄었다. 물가채는 0.1조원 증가했다.
국고채 유동성 제고를 위한 교환은 5천억원 수준이다. 10년물, 20년물, 30년물 경과종목과 30년물 지표종목 간 5천억원 교환을 실시할 계획이다.
20년 비경쟁인수 결과가 남아 있지만 3월 실제 발행규모는 교환, 모집 등을 모두 포함해 20.75조원 수준이다.
4월중 재정증권은 전월대비 2조원 증가한 10조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매주 2조원씩 4차례에 걸쳐 발행한다.
4월 중 원화표시 외평채 1년물은 전월대비 0.4조 증가한 1.6조원 규모로 발행한다. 원화표시 외평채는 PD, PPD, 통안채 입찰대상 기관 등 총 32개 기관이 참여하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한다.
4월 중 모집방식 비경쟁인수 실시 여부와 세부 계획은 17일(목) 별도로 공지된다.
한은은 4월 중 맥시멈 기준 6.1조원 수준(경쟁입찰 5.5조, 모집 0.5~0.6조)의 통안채를 발행한다. 이는 3월 계획보다 0.5조원 줄어든 것이다. 통안중도환매는 2조원이 잡혀 있다.
■ 한은, 금리인하 타이밍은 부동산 등 금융안정 변수 보면서...
한국은행이 전날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향후 추가 금리 인하 스탠스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밝혔다. 하지만 금융안정 부문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금통위원이나 한은 집행부는 서울 강남발 집값 상승세 둔화 여부, 가계부채 증가세 진정 여부 등을 면밀히 보겠다는 입장이다.
경제 상황의 어려움이나 물가 반등의 한계를 감안할 때 금리 추가 인하가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지만, 물가안정과 함께 한은 통화정책의 양대목표 중 하나인 금융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황건일 금통위원은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의 빠른 주택가격 상승세가 여타지역으로 확산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면서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상황이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통화정책 운용을 제약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관리를 위한 긴밀한 정책공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이후 (서울 강남권) 주택가격이 많이 상승하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보기 어렵다"며 "연초 은행들의 주담대가 재개되고 금융여건이 완화되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부총재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지정 이후 효과를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추가 금리인하 시점이나 폭 등은 전체 여건을 봐야 한다.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상황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통화정책 운용을 제약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관리에 대해 정책공조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13일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에 지정됐던 토지거래허가구역 대부분이 해제됐으나 이후 집값이 급등하자 지난주 오세훈 서울시장은 강남·서초·송파·용산 아파트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요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상승률은 0.11%를 기록해 전주(0.25%)보다 둔화됐다. 일단 규제 재도입 이후 최근 꾸준히 확대된던 서울 아파트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 금리 레인지 등락 지속
최근 국고3년 금리는 2.6% 전후, 국고10년 수익률은 2.8% 전후에서 좁게 등락하는 중이다.
국내 정치 변수나 트럼프 관세정책 등으로 적극적인 방향을 잡기 어려운 국면이란 평가가 많다.
이런 가운데 밀리면 사자는 스탠스는 유효하다. 국고3년 2.6%대, 국고10년 2.8%대 구간에선 밀리는 데 한계도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등 관세전쟁이 국내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어 채권을 지지하고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하지만 추경이나 한은이 금융안정을 강조하면서 금리 인하 타이밍을 늦추고 있다는 점 때문에 부담스럽다는 평가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