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닫기
검색

뉴스콤

메뉴

뉴스콤

닫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PF, 중앙은행이 보는 증권사·건설사·신탁사 리스크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4-06-26 13:20

[뉴스콤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은 26일 법정 보고서인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부동산PF 리스크가 금융 시스템을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한은은 "그동안 충당금 적립 확대, 자본확충 등으로 금융기관의 손실 흡수력이 제고된 점을 고려할 때 PF사업장의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돼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PF 금융 익스포저가 현재 한국경제가 직면한 주요 리스크 요인 중 하나라면서도 위험 관리는 가능할 것으로 봤다.

다만 한은 금융안정 파트가 분석한 내용들을 보면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 PF, 우려 키우는 요인과 안심되는 요인

현재 건설 원가 상승 등으로 PF 사업성이 떨어져 부실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PF 관련 익스포저가 작년 말 기준 230조원으로 상당히 큰 상황에서 익스포저는 가시적으로 줄지 않고 부동산 시장의 부진도 이어지는 중이다.

PF 익스포저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직접 조달한 PF대출, 부동산PF 유동화증권에 대한 보증, 부동산신탁사의 익스포저 등을 포함한 것이다.

부동산PF 대출잔액 증가속도는 둔화됐다. 금융회사의 부동산PF 대출잔액은 올해 1분기말 134.2조원으로 2023년부터 증가세가 둔화됐다.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부진해진 가운데 금융기관이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 등을 위해 부동산PF에 대한 신규대출 취급을 자제한 데 주로 기인했다.

하지만 PF 덩치가 별로 줄지 않은 가운데 연체율은 오르고 있다. 부동산PF 대출의 연체율은 3.55%로 2021년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는 중이다.

한은은 다만 "과거 저축은행 PF 부실사태와 비교하면 PF대출 연체율이 당시(2012년말, 전금융권 기준 13.6%)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 PF, 증권사의 리스크는...

PF유동화증권에 대한 증권사 보증규모는 올해 1분기말 기준 18.2조원이다.

증권사 PF채무보증의 건전성은 요주의여신비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큰 폭 상승하는 등 저하되고 있다.

한은은 "증권사 PF채무보증의 건전성은 요주의여신비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큰 폭 상승하는 등 저하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증권사 PF채무보증의 경우 중소형 증권사가 대형사에 비해 건전성 저하 속도가 빠른 편이다.

중소형 증권사의 자기자본대비 PF채무보증 비율이 하락하고(22.6월말 46.5% → 24.3월말 33.0%), 전체 PF채무보증 중 브릿지론 비중(33.0% → 27.9%)과 중·후순위 비중(78.6% → 72.3%)도 축소됐다.

한은은 그러나 "대형 증권사에 비해 리스크가 큰 브릿지론이나 중·후순위 비중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PF채무보증의 건전성 저하 속도도 빠르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으로 단기금융시장 전반에 유동성 경색이 나타날 경우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PF채무보증을 보유한 증권사들이 대체로 현금 등 유동성 자산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증권사의 PF채무보증 현실화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PF채무보증 보유 증권사의 유동성비율은 2024년 1분기말 118.8%(대형 116.9%, 중소형 124.5%)이며, PF유동화증권 전액에 대한 채무보증 책임을 이행하게 되더라도 이 비율은 113.2%(대형 112.1%, 중소형 116.6%)로 하락하나, 모든 증권사가 규제비율(100%)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 PF, 부동산신탁사의 위험성은...

부동산신탁사의 부동산PF 익스포저인 신탁계정대는 5.4조원이다.

신탁계정대는 분양성과가 저조한 차입형 토지신탁에서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책준형(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공정률이 계획 대비 낮거나 시공사의 도산 등으로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는 경우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책준형 토지신탁의 1분기말 현재 수탁고는 16.8조원으로 부동산신탁사 자기자본(5.6조원)의 3배에 이른다.

책준형은 PF사업장 시공사가 준공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부동산신탁사에 책임준공 의무가 발생하며, 부동산신탁사가 대체 시공사 선정 등을 통해 기한 내에 준공을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대주단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면서 부동산신탁사의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수 있다.

책준형 토지신탁은 신용도가 낮아 자체 책임준공 확약이 어려운 시공사가 주로 참여한다. 비아파트 주거시설 및 상업시설 등 부동산 경기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시설의 비중이 높아 차입형 토지신탁에 비해 리스크가 높은 편이다.

한은은 "부동산신탁사의 책임준공기한 미준수로 인한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PF, 건설사의 위험성은...

건설사는 부동산PF 공사를 진행하는 시공 주체다.

동시에 PF 대출 및 유동화증권에 대한 보증을 제공하는 신용공여자여서 부동산PF 관련 리스크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매개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건설사들의 재무건전성은 악화된 바 있다.

2023년엔 건설사들의 이자보상배율과 유동비율이 하락하고 부채비율도 상승하는 등 이자지급능력, 유동성, 안정성이 모두 나빠졌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 유동성비율 100% 미만 또는 부채비율 200% 상회하는 기업을 의미하는 '취약' 건설사들의 비중이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건설사들의 사업은 위축돼 있다.

신규 수주와 인허가 위축 등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건설사의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이런 흐름이 언제 끝날지 알기 어렵다는 평가들도 나오는 중이다.

건설사들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0년 5.9%, 2021년 6.0%를 기록한 뒤 2022년엔 4.0%로 둔화됐고 2023년엔 1.7%까지 떨어졌다.

업계와 중앙은행 모두 건설사들의 수익성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 PF, 정상화 방안과 우발채무 현실화 시점·강도 예상은...

정부는 지난 5월 13일 PF 연착륙 방안을 통해 부동산 PF대출 외에 위험 특성이 유사한 토지담보대출 및 채무보증 약정을 함께 평가하고 대상기관에 새마을금고를 포함하기로 했다.

PF 사업장의 사업성 평가 등급분류를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했다.

PF보증도 5조원 확대(HUG +2조원, 주금공 +3조원)하고 비주택 PF보증도 신설했다. 비주택사업장 대상으로 건설공제조합의 PF사업자보증 프로그램을 신설(4조원)한 것이다.

또 2회 이상 만기 연장 시 외부전문기관의 PF 사업성평가를 의무화하고 만기연장 동의 기준도 2/3 이상 에서 3/4 이상으로 조정했다.

아울러 금융회사가 PF 경·공매 매입자금을 공동으로 대출하는 1조원 규모(최대 5조원까지 확대)의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하고 조성방식 및 금융회사별 규모 등을 구체화 후 3분기부터 집행을 실시하기로 했다.

경·공매 참여를 통한 캠코펀드(1.1조원)의 집행을 허용하고 캠코펀드 취득 자산에 대한 취득세를 한시(2025년까지) 감면(50%)해 주기로 했다. 캠코펀드 등의 자금 공급과 관련해 매도 금융회사에 우선매수권(매입채권 매각 청산 시 우선권)을 부여키로 했다.

금융시장에선 PF 정상화 방안 이후 9월 정도부터는 PF 우발부채의 현실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9월부터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나 그 규모가 크레딧 위험을 불러일으킬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하지만 일단 시작된다면 우발채무 비중이 높은 회사 중심으로 주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 연구원은 "DL이앤씨, 대우건설은 자본총계 대비 PF보증금액이 미미한 수준이나 현대건설, GS건설은 유의가 필요하다"면서 "GS건설은 순차입금이 약 3조원에 가까운 상황으로 우발채무 발생시 대응 가능한 유동성이 부족하고 현대건설은 PF보증금액(5.8조원) 중 CJ가양동 부지(1.5조원)를 비롯한 서울 시내 사업장이 2조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말로 갈수록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증가가 예상돼 주식 메리트 측면에선 주택 익스포져가 없는 삼성E&A가 상대적으로 낫다"고 진단했다.

중앙은행은 특히 중소형사들을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한은은 "부동산PF 사업 진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우발채무 현실화를 통해 건설사의 유동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중소형·지방 소재 건설사의 경우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PF, 중앙은행이 보는 증권사·건설사·신탁사 리스크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PF, 중앙은행이 보는 증권사·건설사·신탁사 리스크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PF, 중앙은행이 보는 증권사·건설사·신탁사 리스크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PF, 중앙은행이 보는 증권사·건설사·신탁사 리스크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PF, 중앙은행이 보는 증권사·건설사·신탁사 리스크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PF, 중앙은행이 보는 증권사·건설사·신탁사 리스크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