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13일 "2개월 연속 주식과 채권의 동반 약세는 2.5%의 확률"이라고 분석했다.
이진우 연구원은 "연간 성과로 주식과 채권이 동시 부진한 것은 사실상 올해가 처음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시장의 역사를 보면 풍부한 유동성 상황에선 주식과 채권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엔 상당기간 주식, 채권 모두 부진했다.
일반적으로는 주식 부진이 채권 강세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실적보다 기대감 의존도가 큰 종목이나 기술주들은 금리 급등에 의해 주가에 타격을 입는다. 채권시장의 고통, 즉 금리 급등은 주식시장과 무관하지는 않다.
■ 유동성 변화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 주목
위기 이후 증시(주식+채권)는 유동성 상황에 민감하다. 유동성의 정도와 금리 수준은 채권, 주식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진우 연구원은 "채권시장 부진이 길어 지면서 주식시장 걱정도 커지고 있다. 주식과 채권 모두 풍부한 유동성의 수혜를 누린 자산군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연준의 예고대로 금리인상의 Big Step(50bp 금리인상)과 유동성 정상화 수순이 예상보다 빨라진다면 채권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옮겨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채권과 주식간의 악순환을 걱정하는 시각이 많아진 이유라고 했다.
험난한 채권시장에 비해 주식시장의 심리는 양호한 편이다. 미국 채권시장 변동성지수(MOVE)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식시장 변동성(VIX)은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던 탓이다.
하지만 문제는 향후 경로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결국 주식이 채권을 따라갈까, 아니면 채권 시장이 안정을 찾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는 ‘유동성’이라는 기준으로 금융위기 이후 채권과 주식의 연동성을 느껴왔지만, 의외로 주식과 채권의 가격 동반 약세는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연구원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1976년 이후 미국 주식과 채권 월간 수익률을 비교해 볼 때 주식과 채권이 동반 약세를 보인 경우는 총 87개월로 전체 기간(554개월)의 15.7%에 해당되는 빈도였다.
하지만 주식과 채권 모두 2개월 연속으로 부진한 경우는 같은 기간 중 14개월로 2.5%의 확률(빈도)로 발생했다. 그 낮은 확률로 나타난 것이 바로 올해 초(1~2월)였다고 밝혔다.
연간으로 보면 주식과 채권의 동반 부진 현상은 더욱 드문 현상이라고 밝혔다. 유일하게 주식과 채권이 동반 하락했던 해는 1994년이고, 올해는 그 두 번째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994년의 경우 주식과 채권 모두 소폭의 마이너스(-) 수익률 수준임을 본다면 지금이 역사상 가장 부진한 해라 말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밝혔다.
2022년 4월 11일 기준으로 연초 이후 성과는 주식 -7.4%, 채권 -8.3%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과거 경험칙을 기반해서 판단해 보면, 올해의 이들 자산간의 동반 부진이 장기화 되기 보다는 결국에는 엇갈린 방향을 보일 듯 하다"고 밝혔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둘중 하나라고 힜다.
그는 1) 채권강세 전환 & 주식약세 심화(경기 둔화 우려로 금리 하락 본격화 & 주식시장 하락세 심화)되거나, 2) 채권 부진(진정) & 주식 강세 전환(인플레이션 통제 속 기업실적 및 경기회복)되는 경우라고 했다.
그는 후자에 무게를 뒀다.
이 연구원은 "필자의 주식에 대한 낙관 편향(Bias)을 배제할 수 없지만, 당장의 경기침체를 걱정할 기업 실적 위축과 경기하강 시나리오는 너무 앞선 걱정"이라며 "오히려 현실적인 해석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한 성장성의 둔화’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그는 "시차의 문제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채권과 주식의 동반 약세가 아니더라도 시차를 두고 주식시장의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라며 "채권시장의 사전적 시그널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검증을 실시했다.
이 연구원은 "1980년 이후 채권시장이 큰 폭의 약세(현재 수준의 약세장)를 보인 이후 주식시장의 약세가 찾아왔던 경우는 1980년 초반의 경기침체(인플레이션 통제 속 경기침체 발생)가 유일했다. 1987년 블랙먼데이는 채권과 주식의 동반 약세를, 나머지 사례들은 채권시장의 약세가 주식시장의 유의미한 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소개했다.
■ 금리 우려? 결국 성장이 핵심이다
금리 급등(채권약세) 이후 경기 침체에 준하는 충격이 온다면 주식시장의 약세로 연결될 수 있지만 금리 급등만으로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진행된 적은 없었다고 지했해다.
1960년대까지 시야를 확대해 봐도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추세적 약세장은 ‘경기침체’ 여부, ‘디플레이션’ 여부와 연동되는 사안이었지 경기둔화 및 인플레이션 레벨이 추세 전환 요인은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풀이했다.
‘금리’ 변수에 대한 주식시장의 해석을 가장 잘 표현한 시기는 1994년 전후라고 밝혔다.
채권 대학살로 불리는 1994년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기준금리 3% → 6%로 인상) 속 주식과 채권시장의 엇갈린 반응이 나타났고, 양 시장간 심리의 온도차가 극명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지금처럼 채권시장 변동성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괴리를 보였던 국면이기도 하다"며 "당시 채권시장의 어려움과 달리 주식시장에 도감을 주었던 ‘기폭제’는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1994년 이후 미국 기업의 장기 성장성 전망이 빠르게 상향 조정되기 시작했고, 금리 우려보다 성장에 대한 기대가 앞섰다.
웹브라우저의 시초인 넷스케이프, 윈도우 익스플로러의 탄생도 이때부터다. 금리 급등 자체가 성장기업 밸류에이션의 ‘할인’ 요인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금리 급등기에도 주도주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레벨업 됐다"면서 "성장이 정체된 산업 및 기업에게는 금리 환경은 할인요인으로 작용하지만(ex. IBM), 성장기 진행 중인 업종에게 큰 제약요인은 되지 못한 셈"이라고 결론내렸다.
어쩌면 금리의 역할은 성장하고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구분 짓는 역할일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지금의 산업 환경을 1994년 전후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당시와는 달리 기술과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COVID – 19 이후 주식시장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라며 "최근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정체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성장성 혹은 성장률의 둔화를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도 한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도 2020년 기저효과 영향으로 장기 기업이익 성장률을 조정해서 봐야 하지만 미국은 장기 기업이익 성장률이 10%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며 "여전히 높은 성장률"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금리의 등락보다는 기업 ‘성장’의 훼손여부가 더 중요하고 민감한 시기"라며 "최근 시장 대응이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실적에 대한 전망이 아직 불투명 하기에 명확한 확신을 갖기 어렵고, 성장성에 대한 판단도 미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일관성 없는 종목의 순환매가 반복된다고 했다.
그는 "뒤엉켜있는 정책과 매크로 변수로 예측이 어려운 시장이지만 주식시장의 추세적 약세 가능성은 낮게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