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채권시장이 23일 미국 국채금리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에 힘입어 강세로 마감했다.
다만 장 초반 급등했던 국채선물은 최근 금리 하락에 따른 레벨 부담과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 등으로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코스콤 CHECK(3107)에 따르면 이날 3년 국채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7틱 오른 103.15, 10년 국채선물은 34틱 상승한 107.13에 거래를 마쳤다.
3년 국채선물은 장 초반 103.35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오름폭을 줄였다. 10년 국채선물도 개장 직후 한때 98틱까지 급등했지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강세폭이 축소됐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5,553계약, 10년 국채선물을 3,525계약 각각 순매수하며 강세 흐름을 뒷받침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3년 국채선물을 6,145계약, 10년 국채선물을 2,892계약 각각 순매도했다. 은행은 3년 국채선물을 472계약 순매수한 반면 10년 국채선물은 403계약 순매수했다.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에서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3.5bp 하락한 3.802%, 10년물 금리는 5.3bp 내린 4.094%를 기록했다. 국고채 2년물 금리는 1.4bp 하락한 3.761%, 5년물은 3.4bp 내린 3.946%를 나타냈다. 2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3.8bp, 4.4bp 하락한 4.169%, 4.188%를 기록했다.
이날 채권시장 강세는 간밤 미국 국채금리 급락에 영향을 받았다.
22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인공지능(AI) 투자 과열 우려와 기술주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 유입으로 17bp 넘게 하락한 4.95%대로 내려왔다.
메타의 대규모 AI 설비투자와 현금흐름 악화에 대한 우려가 기술주 매도를 촉발했다. 나스닥지수는 2.60%,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72% 급락했다.
중동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급등했지만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보다 안전자산 선호가 우세했다.
국내 채권시장도 미국발 강세 재료를 반영해 큰 폭으로 상승 출발했다. 장 초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755%, 10년물 금리는 4.045%까지 하락하는 등 금리 하단을 탐색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시장금리가 빠르게 하락한 데 따른 부담과 차익실현성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오전 중 강세폭이 축소됐다.
오후 들어서는 국내 주식시장이 낙폭을 줄인 뒤 코스피가 상승 전환하면서 채권시장의 추가 강세를 제한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53포인트(0.30%) 상승한 5,550.30에 마감했다. 장 초반 급락세를 나타냈지만 오후 들어 반등하며 상승 전환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12.41포인트(1.62%) 하락한 751.6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9,817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기관은 약 8,68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 30분 정규거래에서 1,324.60원에 마감했다. 장중 1,321.50원까지 하락했다가 오후 한때 1,326.80원까지 반등하는 등 변동성을 나타냈다.
오후 3시 48분 현재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9830%로 아시아 거래에서 3.0bp 상승했다. 미국 국채금리의 반등 역시 국내 채권시장의 강세폭 축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채권시장은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도 소화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00%로 만장일치 동결했지만 성장률과 물가 전망의 상향 가능성을 시사하며 추가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앞선 선제적 금리인상에 따른 정책적 여유를 강조하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유연하게 조절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날 국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신 총재는 세계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높아지는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의 잠재성장률 재추계 결과는 연말 전에 워킹페이퍼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미국발 안전자산 선호와 외국인의 국채선물 동반 순매수가 채권시장 강세를 뒷받침했지만, 최근 금리 하락에 따른 레벨 부담과 국내 주식시장 반등이 추가 강세를 제한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장 초반 큰 폭으로 상승했던 국채선물이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하면서 추가 금리 하락을 위해서는 새로운 매수 재료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나타났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간밤 미국 국채금리 급락으로 국내 채권시장도 강세 출발했지만 최근 금리가 단기간에 크게 하락한 만큼 추가 강세를 추격하기에는 부담이 있었다"며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가 이어졌음에도 국내기관의 매도 대응과 오후 주식시장 반등으로 장 초반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고 평가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발 안전자산 선호와 외국인 선물 매수세가 채권시장 강세를 지지했지만 국내 금리 수준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추가 하락 여력은 제한됐다"며 "다음 주 미국 FOMC를 앞두고 미국 금리 움직임과 국내외 주식시장 흐름, 외국인 선물 수급 등을 확인하면서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