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닫기
검색

뉴스콤

메뉴

뉴스콤

닫기

(장태민 칼럼) 1주택자 물건에도 열린 '한시적 갭투자'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5-15 15:42

[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번 주 정부의 주택정책 중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확대'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임대 중인 주택을 거래할 경우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매수자의 입주를 유예하는 대상을 비거주 1주택을 포함한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로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기존 실거주 의무는 토지거래허가 이후 4개월 내 입주해 2년간 거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이번 1주택자 실거주 유예 정책도 집값 안정과는 거리가 먼 정책이다.

매물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내 보려는 정부의 조바심 속에 현금 있는 무주택자에게 '한시적 갭투자' 기회가 생겼을 뿐이다.

■ 정부, 이제 1주택자 매물에게도 '실거주 유예'

국토교통부는 12일 '실거주 유예'를 세입자가 있는 주택 전체로 확대한다고 발표한 뒤 "실거주 유예가 일부 다주택자가 매도한 주택에만 적용되면서 발생한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임대 중인 주택에 대한 매도 편의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된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은 13일 입법예고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매물을 더욱 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보였다.

정부는 "최근 다주택자 매도물량 증가 등에 따라 매매거래량이 증가하고, 무주택 매수자의 비율이 늘어났으며 이번 후속조치를 통해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가 더욱 활성화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다주택자 매물 유도 정책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올해 1월 5.9천건, 2월 5.6천건, 3월 6.4천건으로 높여 5년 평균 4.1천건을 넘어서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주택자가 매도한 서울 아파트의 무주택자 매수 비율은 2025년 평균 56%에서 2026년 3월 73%로 늘어나게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라 발표일(5.12)에 임대 중인 주택이라면 모두 실거주 유예를 받을 수 있다.

유예를 받기 위해서는 연말(26.12.31)까지 관할관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 받은 이후에는 4개월 내에 주택을 취득(등기)해야 한다.

갈아타기 목적의 실거주 유예를 방지하고 무주택 실수요자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실거주 유예를 받을 수 있는 매수자 요건은 ‘발표일부터 계속 무주택을 유지한 자’로 한정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 정부, 갭투자 불허 원칙 강조하며 매물 기대

토지거래허가를 거쳐 실거주 유예를 적용받은 경우, 지난 2월 12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보완 조치와 동일하게 발표일(26.5.12)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상의 최초 계약종료일까지 유예된다.

다만 늦어도 2028.5.11일 내로는 실거주를 위해 입주해야 한다.

또한 토지거래허가 대상 주택 매입 시 매수자에게 실거주 의무가 발생하는 점 등을 감안해 향후 토지거래허가 대상 주택 매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하는 경우에는 전입신고 의무를 적용하지 않는다.

정부는 특히 "이번 실거주 유예 조치는 발표일 현재 임대 중인 주택에 대해서만 유예해주는 것이므로 갭투자를 새로이 허용해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실거주 유예를 받더라도 임차기간 종료일에 맞춰서 입주해 2년 간 실거주를 해야 하는 의무는 여전히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김윤덕 국토장관은 "이번 실거주 유예 확대는 갭투자 불허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행되는 것이며, 매도자 간 형평성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물론, 세입자가 있어 매도를 고민하던 매도자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정부는 이와 같이 투기수요는 차단하고 실수요 거래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개선해나가는 한편,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서울·수도권의 주택공급 확대도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 현금 있는 무주택자의 한시적 갭투자 기회

기존엔 다주택자가 매도하는 임대 주택에만 실거주 유예를 줘, 자신이 살지 않는 집을 처분하려는 1주택자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았다.

이를 따라 정부는 '세입자가 있는 모든 주택'으로 넓혀 1주택자도 매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기존 '예외 조항'이 오히려 다주택자들의 편의만 봐줬기 때문에 이를 시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돈이 있는 무주택자들에겐 비거주 1주택자의 집을 살 수 있는 기회다.

자금 여력이 있어도 당장 입주할 수 없어 토허제 주택을 사지 못하던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매수 기회가 2026년까지 넓혀진 셈이다.

정부 주장과 달리 무주택자는 사실상 '한시적 갭투자'를 하는 것이다. '한시적 갭투자'도 엄연히 갭투자다.

당장 보증금을 돌려줄 목돈이 없어도 전세를 끼고 토허제 내 주택을 미리 사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서울 아파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금이 있는 무주택자는 시간차 공격을 통해 내 집 마련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 1주택자 매물 실거주 유예...집값 안정 효과 기대 어려워

그러면 집을 판 1주택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처럼 서울 집값이 뛰는 시기에 1주택자가 속 편하게 집을 팔 수 있을까. 만약 1주택자가 집을 판다면, 그 돈으로 다시 사고 싶지 않을까.

토허제 내 주택을 처분한 비거주 1주택자는 현금을 쥐고 더 나은 상급지 등의 주택을 다시 매수하려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매물이 하나 나오면서 공급이 늘어나는 동시에, 집을 판 사람이 다른 집을 사는 새로운 매수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면 시장 전체의 순공급 증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1주택자의 매물까지 나오면 집값이 더 안정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으나, 집을 판 사람의 수요도 가만히 있는다고 보긴 어렵다.

집을 소유해 본 경험이 있는 유주택자는 자발적으로 전·월세 임차인으로 내려가려 하지 않는다.

결국 집을 판 자금은 다시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

지금같은 시장 분위기에선 무주택자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사고, 1주택자는 집을 팔고 다른 집을 사는 가운데 토허제 지역 내외의 가격 지지선만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이란 평가도 보인다.

■ 억지로 매물 짜내기...결국 시장만 왜곡

지난 5월 10일부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됐다.

토허제 실거주를 유예해 주더라도 다주택자는 늘어난 세금(최고 82.5%) 부담 때문에 집을 팔지 않고 증여나 장기 보유로 돌아설 확률이 높아졌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이번주 실거주 유예를 확대한다고 발표한 정책은 매물을 대폭 늘려 가격을 안정시키는 대책이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로 발생할 극심한 매물 잠김 현상을 방어하기 위한 궁여지책성 보완책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많다.

이번 정책으로 1주택자들이 과연 집을 적극적으로 팔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보인다.

매수자가 '무주택자'로 엄격히 제한되는 가운데 집을 팔고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비거주 1주택자들 역시 매도 후 자금 마련 셈법 등이 복잡해져 매물을 쉽게 내놓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도 보인다.

무엇보다 이 정책은 안 그래도 불안한 세입자 주거 불안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무주택자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면, 유예 기간(최대 2년)이 끝나는 시점에 무조건 입주해야 하므로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야 한다.

이는 안 그래도 불안한 수도권 전세 시장에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 압박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정부의 주택정책을 보고 있노라면, 장부의 한 쪽 면만 보고 정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대변과 차변을 같이 봐야 하는데, 정책이 대변만 보거나 차변만 쳐다본다는 느낌이다.

또 이번 정책 역시 '현금 부자 무주택자에게만 주어지는 한시적인 상급지 진입 기회'라는 악평도 나온다.

실거주 전입 의무는 유예되지만, 주택담보대출(LTV 등) 규제나 전세 자금 관련 대출 조건은 완화되지 않는다. 따라서 전세를 끼고 산다고 해도 매매가와 전세가 갭이 워낙 크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쥐고 있는 자산가형 무주택자에게만 유리한 정책이란 평가도 보인다.

어차피 서울 집값이 더 뛸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현금이 많은 '이미 기득권에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기회가 열리고, 임차인들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탄식도 많이 들려온다.

(장태민 칼럼) 1주택자 물건에도 열린 '한시적 갭투자'


(장태민 칼럼) 1주택자 물건에도 열린 '한시적 갭투자'


(장태민 칼럼) 1주택자 물건에도 열린 '한시적 갭투자'


(장태민 칼럼) 1주택자 물건에도 열린 '한시적 갭투자'


(장태민 칼럼) 1주택자 물건에도 열린 '한시적 갭투자'


자료: 이번주 토허제 구역 실거주 유예 관련 대통령과 정부의 발언들
자료: 이번주 토허제 구역 실거주 유예 관련 대통령과 정부의 발언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