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으로 큰 폭 상승했지만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며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3월 CPI가 전월 대비 0.9%,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월 전월 대비 상승률(0.3%)보다 크게 확대된 수치로, 전년 기준 상승률도 2월(2.4%)보다 상승폭을 넓히며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전월비 0.9%, 전년비 3.3%)에는 대체로 부합했다.
이번 물가 상승은 에너지 가격이 주도했다. 3월 에너지 지수는 전월 대비 10.9% 급등했고, 특히 휘발유 가격이 21.2% 치솟으며 전체 CPI 상승분의 약 4분의 3을 설명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식료품 가격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외식 물가는 0.2% 상승했지만 가정용 식료품 가격은 0.2% 하락했다. 주거비는 0.3% 오르며 여전히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전체 물가 급등의 중심은 에너지에 있었다는 분석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6%, 전월 대비 0.2% 상승에 그쳤다. 이는 각각 시장 예상치(2.7%, 0.3%)를 밑도는 수준으로, 기조적 물가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항목별로는 항공료와 의류, 교육비, 신차 가격 등이 상승한 반면 의료비와 중고차, 개인용품 가격 등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표를 두고 “헤드라인 물가는 유가 충격에 크게 좌우됐지만 근원 물가는 안정적 흐름을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긴장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질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이 향후 물가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물가 경로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브라이언 베튠 보스턴칼리지 교수는 “두 번째 물가 상승 파도가 다가오고 있다”며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이 다른 품목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와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Fed)도 인플레이션 경계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최근 공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일부 위원들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논의한 것으로 나타나, 물가 불확실성이 통화정책 경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