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닫기
검색

뉴스콤

메뉴

뉴스콤

닫기

한은 “증시·수출 호조에도 소비 파급력 약화…회복세는 완만”

김경목 기자

기사입력 : 2026-02-27 06:12

한은 “증시·수출 호조에도 소비 파급력 약화…회복세는 완만”
[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이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와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진작 효과는 과거 회복기보다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소득·자산·기대 등 주요 파급 경로가 구조적으로 약해지면서 향후 민간소비 증가세도 비교적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27일 발표한 ‘과거 회복기에 비추어 본 현 소비국면 판단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민간소비는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빠르게 반등한 이후 올해부터는 ‘점진적 개선형’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여건 개선의 소비 파급 효과는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소비 흐름이 두 가지 회복 유형의 특징을 동시에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외부 충격 이후 억눌린 수요가 빠르게 분출되는 ‘급반등형’ 성격이 강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금리 인하 효과 누적과 수출 개선, 소비심리 회복 등을 배경으로 완만하지만 지속성이 긴 ‘점진적 개선형’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경기 개선이 가계 소비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는 과거보다 약해졌다. 우선 소득 경로 측면에서 반도체 등 IT 산업 중심의 성장은 자본집약도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전·후방 산업 파급 효과가 제한적이다.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아 수출 확대가 광범위한 소득 증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성장의 과실이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집중되는 구조도 소비 파급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소득 상위 20% 가구의 한계소비성향(MPC)은 약 12%로 전체 평균(약 18%)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소득이 늘어도 소비로 이어지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다.

자산가격 경로 역시 제한적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증시 시가총액 증가분과 개인투자자 보유 비중 등을 감안할 때, 주가 상승이 올해 민간소비를 산술적으로 0.5%포인트(p)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최근 증시 변동성이 높고 주가 상승의 혜택이 고소득층에 집중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소비 제고 효과는 과거 평균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주식·채권·펀드 자산의 한계소비성향은 평균 약 1% 수준이며, 고소득층의 경우 0.8%로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이를 영구적 소득 증가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소비 확대 효과는 제약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의 경우에도 자산 가치 상승이 부채 확대를 동반하는 구조적 특성상 원리금 상환 부담이 ‘부의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기대 경로도 예전 회복기보다 약화됐다. 단기 경기 전망은 개선됐지만, 인구구조 변화 등 구조적 제약 요인으로 중장기 성장에 대한 가계의 인식은 여전히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계가 추가 소득이나 자산 증가분을 소비보다 저축 확대나 부채 상환에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 효과 누적,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 자산시장 및 소비심리 개선 등은 향후 소비 회복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라면서도 “소득·자산·기대 경로의 약화를 감안하면 향후 민간소비 증가세는 과거 회복기에 비해 비교적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