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3일 미국채 금리 속락 영향에 강세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 주식시장에서 다시 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강화돼 나스닥이 2% 남짓 급락하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레벨을 4.1%로 낮췄다.
국내 채권시장이 전날 장 초반의 약세 분위기를 뒤집은 가운데 간밤엔 글로벌 안전자산선호가 강해져 채권시장에 다시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이 전날 한국은행 국장의 '금리 높다'는 발언 등으로 3일째 상승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다시 추가 강세룸을 확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 美금리 주가 급락에 속락해 10년물 4.1%...나스닥 2% 남짓 급락
미국채 시장은 12일 주가 급락에 환호하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1% 수준으로 레벨을 낮췄다. 경제지표 부진도 금리 하락에 힘을 실어줬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7.20bp 하락한 4.101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7.00bp 떨어진 4.737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5.40bp 하락한 3.4580%, 국채5년물은 8.35bp 급락한 3.6595%를 나타냈다.
재무부가 실시한 250억달러 규모 30년물 입찰 수요는 강했다.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66배로 전월 2.42배에서 높아지며 6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주식시장에선 기술주 투매가 일어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자동화 공포 속에 기술과 운송주가 부진했다. 반면 방어주로 자금이 몰리면서 유틸리티·필수소비재·부동산주는 선전했다.
다우지수는 나흘 만에 5만선이 무너졌다. 전장보다 669.42포인트(1.34%) 낮아진 49,451.98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08.71포인트(1.57%) 내린 6,832.76, 나스닥은 469.32포인트(2.03%) 하락한 22,597.15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약해졌다. 정보기술주가 2.7%, 에너지주는 2.2%, 금융주는 2% 각각 내렸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1.5%, 필수소비재주는 1.3%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기대 이하 분기 총마진을 발표한 시스코가 12% 급락했고, 엔비디아는 1.6% 내렸다. 테슬라는 2.7% 하락했고, 팔란티어도 4.8% 낮아졌다. 애플은 5%, 메타플랫폼스는 2.8% 각각 내렸다.
달러가격은 약간 상승했다. 자산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분위기가 형성된 뒤 CPI를 앞둔 관망세가 나타났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4% 높아진 96.9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4% 낮아진 1.1869달러, 파운드/달러는 0.06% 내린 1.362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26% 하락한 152.86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7% 낮아진 6.8980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52% 약세를 나타냈다.
유가는 하락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석유수요 둔화 전망을 내놓으면서 유가가 강한 하방 압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79달러(2.77%) 급락한 배럴당 62.8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88달러(2.71%) 하락한 배럴당 67.52달러에 거래됐다.
IEA는 무역 전쟁 등을 이유로 올해 글로벌 석유수요가 일평균 85만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전망한 135만배럴을 대폭 밑도는 수준이다.
■ 미국 주택 거래 부진의 원인은...
미국의 기존 주택 거래가 한파와 매물 부족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12일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1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계절조정 연율 기준 391만건으로 전월 대비 8.4% 급감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415만건을 대폭 밑도는 수준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4.4% 감소하며 모든 지역에서 거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로런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월 들어 평년보다 낮은 기온과 많은 강수량이 이어지면서 판매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보다 구조적인 요인에 따른 것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감소는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미국 주택시장은 그간 저금리로 기존 대출을 받은 주택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서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급등한 집값 부담으로 신규 수요도 위축되며 거래가 냉각돼 왔다.
연준이 지난해 9월 이후 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모기지 금리가 하락 흐름을 보이면서 거래 회복 기대가 형성됐지만, 실제 지표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최근 6.10~6.11% 수준으로, 1년 전(6.96%) 대비 낮아졌다.
NAR의 주택 구매여력 지수도 1월 116.5로 7개월 연속 개선되며 2022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임금 상승률이 주택 가격 상승률을 상회하고 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하지만 공급 부족은 여전해 1월 기존주택 재고는 122만 가구로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중위 주택 가격이 1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39만68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9% 상승했다. 주택 가격은 31개월 연속 전년 대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 대비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는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12일 2월 1~7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계절 조정 기준)가 22만7000건으로 전주보다 5000건 줄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다우존스(22만5000건)와 팩트셋(22만6000건) 등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 코스피 5500 돌파, 역시 반도체가 앞장...간밤 '필반' 급락 영향 봐야
전날 코스피지수는 167.78p(3.13%) 급등한 5,522.27을 기록했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약보합으로 마감했지만, 국내에선 반도체 종목들이 급등하면서 지수 5,500 돌파를 이끌었다.
삼성전자가 1만800원(6.44%) 급등한 17만8,600원, SK하이닉스가 2만8000원(3.26%) 뛴 88만8000원을 기록하면서 시장을 견인했다. 이밖에 파두(+11.5%), 한미반도체(10.0%) 등도 고공행진을 벌였다.
미국 빅테크가 약한 가운데서도 반도체주가 강한 게 국내 시장에 힘을 실어줬다. Nvidia가 HBM 납품 불발 루머를 반박히면서 Micron(+9.9%)이 뛰고 Kioxia가 호실적 발표 후 10% 넘게 오르자 국내 반도체에도 기대감이 모아졌다.
삼성전자는 장중 7% 넘게 뛰기도 한 가운데 '세계 최초 업계 최고 성능의 HBM4 양산 출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다만 간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5% 급락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날 국내 주가지수가 급등한 데엔 기술주 부진 속에서도 미국 반도체가 선전한 영향도 컸다.
■ 한은이 불편함 느끼는 레벨
최용훈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은 12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기준금리가 2.5%인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2%를 웃돌고 있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과거 경험상 기준금리 대비 3년물 금리는 2% 후반에서 움직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국장이 대놓고 '금리 높다'는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국고3년이 3.25%, 국고10년이 3.75%를 넘어가자 채권투자자들도 '과도하다'는 평가를 내놓긴 했지만, 통화당국의 시장국장이 직접 금리 레벨을 거론하면서 '높다'고 한 것은 특이한 사건이었다.
최근 시장금리가 크게 올랐던 이유는 금리 인상 기대감, 집값 불안, 주식으로의 머니 무브, 각종 해외 요인 등이 얽혀 있었다.
최 국장도 "통상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에는 장기간 동결 기조를 유지하다 상당 기간이 지난 후 인상을 검토하는 흐름이 일반적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채권시장에서 이탈하는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장기금리 역시 채권시장 내 쏠림이나 과도한 움직임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필요하면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장에선 한은이 직접 나서서 금리 고점을 확인시켜 준 셈이라는 평가들도 보였다.
한국 국장이 '기준금리 2.5%에서 3년은 2%대 후반이 자연스럽다'면서 레벨을 특정한 가운데 금리가 얼마나 더 되돌림될지 주목된다.
현재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국고3년물 금리는 3.154%, 국고10년물은 3.618%를 기록 중이다.
일부 채권딜러들은 한은의 스탠스가 알려진 만큼 앞으로 밀리면 사자가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거나, 적어도 일방적으로 밀리는 장세에선 탈피할 것이란 기대들도 보였다.
한편 일각에선 한은 국장의 금리 레벨에 대한 직접적 구두개입에 대해 국장이 한은 내 더 높은 상층부와 조율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들도 엿보였다. 더 나아가 정부 쪽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도 있었다.
물론 한은이 국장급에서 '가격 변수에 직접 개입하는' 이상한 초식을 쓴 만큼 한은의 반시장적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