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22일 "PER 하락은 대개 위험을 알리는 신호였지만 이번에는 가격 매력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성환 연구원은 "작년 말부터 S&P 500의 12MF PER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레이팅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PER의 디레이팅은 투자전략 관점에서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가치의 관점에서 낮아진 PER은 비중확대 신호다. 이론적으로는 다른 조건들이 같다면 낮은 PER은 가격 매력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추세가 없는 박스권 시장에서 낮은 PER은 강력한 투자포인트가 된다.
김 연구원은 "‘주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하방이 견고하다’라는 표현은 일상적으로 많이 들린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은 장사의 기본적인 미덕"이라며 "반대로 높은 PER은 피하는 것이 권고된다"고 했다.
반대로 추세추종 관점에서 PER 디레이팅은 비중 축소 신호였다.
주가는 EPS보다 먼저 움직이며, PER이 디레이팅되면 시차를 두고 EPS가 추세적으로 하강하면서 약세장이 유도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2000년 9월, 2008년 1월, 2022년 1월 S&P 500은 직전 2년간의 PER 지지선을 하향 이탈했는데 이후 시장은 약세장으로 진입했다"면서 "추세추종 관점에서 PER은 비싸지는 것이 오히려 좋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PER 하락은 대개 위험을 알리는 신호였지만 이번에는 가격 매력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론과 역사적 데이터는 상반된 투자지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이론적으로는 낮아진 PER이 안전해 보이지만 역사적으로는 PER이 낮아진 이후 급락장이 유도된 적이 많았다. 어디에 방점을 둘지가 중요하다"면서 "미국 주식시장을 해석할 때는 거의 대부분 추세추종 관점에서의 판단을 따라가는 것이 정답이었지만 이번에는 ‘가치’의 관점에서 낮아진 PER을 바라보는 것이 유효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이유는 EPS에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 PER 디레이팅이 약세장으로 연결됐었던 사례들은 기업이익 증가율이 이전보다 감속/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이미 나오고 있었다. 반면 현재 S&P 500의 12MF EPS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중이며 아직도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익은 강한데 주가가 저렴하다면, 기업은 자사주 매입을 늘려 주가 하단을 지지시킬 수 있다고 했다"면서 "그렇다면 시장이 EPS 둔화의 냄새를 맡아 PER을 미리 하락시켰던 과거 약세장들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PER 하락은 AI 업황 peak-out 우려와 지정학적 긴장, 그에 따른 유가/금리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12MF PER은 고점 대비 19% 하락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익 붕괴가 없었던 PER의 52주 고점 대비 낙폭이 과거 20~25% 수준이었다는 점"이라며 "앞선 디레이팅 요소들이 결국 EPS 붕괴를 유도하지 않는다면 현 PER은 악재를 이미 꽤 반영한 가격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국면에서 미국 주식시장은 최소한 리레이팅되지 않더라도 디레이팅은 제약되며, 이익 개선 속도가 역사상 가장 빠르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중기적인 전술적 이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