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스테이블코인·외환시장 연계, 글로벌 거래소 참여시 강화"
김경목 기자
기사입력 : 2026-09-03 12:03
[뉴스콤 김경목 기자]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글로벌 중개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수요 충격이 실제 외환거래와 환율 변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향후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법인과 외국인의 참여가 확대되면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외환시장의 연계성이 지금보다 강화될 수 있는 만큼 디지털자산 제도 정비와 원화 국제화, 외환시장 구조 개선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김지현·조상흠 과장은 3일 발표한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외환시장 간 연계성: 글로벌 거래소의 역할을 중심으로' 제하의 BOK 이슈노트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규모와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외환시장과의 연계성에 대한 정책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정 통화를 이용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거래하는 것은 해당 통화로 달러 표시 자산을 사고파는 것과 유사하다. 이에 따라 각 통화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구조에 따라 관련 거래가 실제 외환거래와 환율 변동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특히 특정 법정통화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 시장에 글로벌 중개자가 존재하는지가 두 시장 간 연계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봤다.
글로벌 중개자에는 유동성 공급자와 전문 시장조성자, 헤지펀드 등이 포함된다. 이들이 스테이블코인과 외환시장 모두에 접근할 수 있다면 한 시장에서 발생한 수요와 가격 변화가 다른 시장으로 전달될 통로가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특정 법정통화와 달러 스테이블코인 간 거래가 도입된 시점을 활용했다.
바이낸스에서 특정 법정통화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되면 글로벌 중개자는 해당 법정통화 포지션을 외환시장에서 조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거래에서 발생한 수요 충격이 실제 외환거래를 유발하고 환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유로화와 튀르키예 리라화,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등 12개 통화를 대상으로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은 크게 '가격 통합'과 '충격 전달' 두 가지 측면에서 이뤄졌다.
가격 통합은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현물환율에 얼마나 가까워지는지를 의미한다. 연구진은 바이낸스가 해당 법정통화 거래를 지원한 뒤 달러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이 축소되는지를 살펴봤다.
충격 전달 측면에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발생한 수요 충격이 전통적인 외환시장에서 거래를 유발해 환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바이낸스가 특정 법정통화 거래를 지원한 이후 달러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은 0.33~0.38%포인트가량 유의하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로컬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바이낸스 시장 사이에 프리미엄 격차가 발생하면 바이낸스로부터 스테이블코인 순유입이 늘었다. 글로벌 중개자가 참여하면서 가격 차이를 이용한 거래가 활발해지고 스테이블코인 공급도 더욱 탄력적으로 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에 대한 충격 전달 효과도 뚜렷해졌다. 바이낸스의 거래지원 이후 달러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이 상승하면 해당 통화의 대미 달러 환율도 상승하는 경향이 강화됐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 증가가 자국 통화 약세로 연결됐다는 의미다.
특히 바이낸스가 거래를 지원하는 통화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순매수 압력이 프리미엄 상승뿐 아니라 환율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반면 거래가 지원되지 않는 통화에서는 순매수 압력이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을 높였지만 외환시장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 결과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법인과 외국인의 참여가 확대되는 등 시장구조가 변화할 경우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국내 외환시장 간 연계성이 지금보다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원화 국제화와 외환시장 구조 개선을 통해 시장 참여자 기반과 유동성이 확대되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발생한 충격이 외환시장으로 전달될 때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진은 "향후 디지털자산 제도 정비와 원화 국제화 및 외환시장 구조 개선은 상호 연계된 과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