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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수입물가 두 달째 하락…반도체 호황에 교역조건 역대급 개선 - 한은

김경목 기자

기사입력 : 2026-08-14 06:30

7월 수입물가 두 달째 하락…반도체 호황에 교역조건 역대급 개선 - 한은
[뉴스콤 김경목 기자]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지난달 수입물가가 두 달 연속 내렸다. 반면 반도체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수출물가는 한 달 만에 반등했고 전년 대비로는 50%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7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7월 수입물가지수(2020=100)는 160.09로 전월 161.71보다 1.0% 하락했다.

수입물가는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7월 평균 원·달러 환율이 1,497.43원으로 6월 1,527.30원보다 2.0% 하락하고 두바이유도 배럴당 79.45달러에서 76.75달러로 3.4% 내린 영향이 컸다.

품목별로 원재료는 천연가스 상승 등의 영향으로 광산품이 0.9% 오르면서 전월보다 0.8% 상승했다. 반면 중간재는 석탄 및 석유제품(-3.9%)과 1차 금속제품(-3.8%) 등이 내려 2.2% 하락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1.8%, 0.1% 내렸다.

세부 품목에서는 원유가 전월보다 4.8% 하락했고 프로판가스와 시스템반도체가 각각 25.2%, 9.9% 내렸다.

다만 수입물가를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18.7% 높은 수준이다. 원유 가격이 18.9% 올랐고 나프타와 벙커C유도 각각 39.5%, 32.8% 상승했다. D램 수입가격도 93.2% 뛰었다.

수입물가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만큼 높은 원재료·중간재 가격이 향후 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흥후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중간재와 원재료가 높은 가격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수입물가가 소비자물가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8월에는 환율과 유가의 방향이 엇갈리고 있다. 이달 1~12일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보다 약 5% 하락했지만 중동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약 7.3% 상승했다. 한은은 이에 따라 향후 수입물가에 상·하방 요인이 혼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물가는 반도체 가격 강세에 힘입어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7월 수출물가지수는 190.65로 전월 188.68보다 1.0%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각각 4.8% 오르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세부 품목에서는 컴퓨터기억장치가 전월보다 17.6%, D램이 6.6% 상승했다. 경유와 나프타도 각각 11.2%, 6.2% 올랐다.

특히 수출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9.1% 급등했다. 이는 1998년 3월 57.1% 이후 28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반도체 가격 급등이 수출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수출용 D램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0.3%, 플래시메모리는 248.1% 올랐다. 나프타와 경유도 각각 76.2%, 71.3% 상승했다.

가격뿐 아니라 수출 물량도 크게 늘었다.

7월 수출물량지수는 153.33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0% 상승해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출금액지수는 233.11로 64.2% 급증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의 수출물량지수가 25.2% 상승했고 금액지수는 154.2% 급등하는 등 반도체 호황이 수출 지표 개선을 이끌었다.

수입물량지수와 수입금액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4.7%, 25.8% 상승했다.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하면서 교역조건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7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18.17로 전년 동월 대비 24.7%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로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수 자체도 2007년 9월 119.59 이후 18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의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수입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수출가격이 36.8% 상승해 수입가격 상승률 9.7%를 크게 웃돌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상승과 수출물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소득교역조건지수도 181.19로 전년 동월 대비 49.7% 급등했다.

이 팀장은 "교역조건 개선세가 지속되는 것은 수출 품목의 가격 상승과 물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난 데 기인한다"며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고 우리 경제의 대외 구매력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은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서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반도체 가격과 교역조건을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서 주시할 변수로 제시한 바 있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출 증가가 기업 투자와 소득·소비 확대를 통해 내수와 물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두 달 연속 하락하고 있고 8월 들어 원화 가치도 상승하고 있어 물가 측면에서는 상·하방 요인이 맞서는 상황이다. 국제유가 재상승과 반도체발 교역조건 개선이 경기와 물가에 미칠 영향을 한은이 어떻게 평가할지가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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