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3시 현재 주요 투자자별 코스피 일중 순매매 규모와 최근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뉴스콤 장태민 기자] 외국인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2조원을 훌쩍 넘는 코스피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이 이틀 연속 2조원 넘게 순매도하는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한국 주식이 이상 급등한 뒤 11월 4~5일 벌어지는 조정은 매우 거칠다.
특히 연준, IMF, 워렌 버핏, 마이클 버리 등 주요 기관이나 유명인들 사이에서 주식 고평가 우려가 나온 가운데 AI 버블론이 재점화됐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곳이 한국 시장이다.
한국 주식시장은 올해 상대적으로 가장 돋보이는 주가 급등세를 보인 뒤 외국인의 대대적인 매도에 직면한 상태다.
■ 외국인 놀라운 코스피 매도 규모
외국인은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현물을 2조 2,349억원 순매도했다.
이 규모는 코스피 역사상 역대 6위에 해당한다.
오늘은 이 보다 더 큰 규모로 순매도 중이나 아직 장이 끝나지 않아 외국인이 얼마나 더 팔지 봐야 한다.
코스콤 CHECK(1913)에 따르면 외국인이 역대 최대 규모로 코스피를 순매도한 날은 2021년 2월 26일이었다.
이 당시 외국인은 2조 8,230억원을 순매도했다.
2021년엔 외국인의 일중 역대급 매도 기록들이 작성됐다.
역대 2위는 2021년 5월 12일 기록한 2조 7,046억원, 3위는 같은 해 8월 13일에 기록한 2조 6,990억원이다.
과거 4위는 2020년 11월 30일에 기록한 2조 4,378억원이지만 이날 장중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이 수준을 넘어섰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 '이틀 연속 매도한 규모' 기준으로는 올해 11월 4~5일이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현물과 선물을 더해서 보면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는 더욱 무시무시하다.
전날 외국인들은 현물에서 2조 2,349억원, 코스피200 선물에서 1조 9,368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날 현물과 선물을 합친 순매도 규모 4조 1,717억원은 역대 신기록이다.
코스피200선물 순매도 기록은 2023년 8월 2일에 기록한 2조 2,952억원이다.
외국인은 이날 3시 현재 현물시장에서 2조 5천억원, 선물시장에서 6천억원 가량을 순매도하는 중이다.
어제, 오늘 역대급 한국 주식 '매도쇼'를 보이는 것이다.
■ 급등했던 한국 주식, 외국인의 역대급 거친 매도에 직면
외국인의 매도는 최근 코스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그리고 때 마침 맞물린 AI 버블이나 각종 주가 버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원화가 쉽사리 하향 안정되지 못하는 것도 외국인 매도의 이유로 보인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1,450원에 근접하고 있다.
한국 시장 내부적으로 주가의 4,200선 돌파에 따른 레벨 부담, 그리고 원화라는 한국 통화의 약세에 따른 헤지 욕구 등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를 급하게 들어올린 만큼 이 종목들에 대한 외국인 매물이 많이 나왔다.
한국 주식시장에 과열이 일어난 상황에서 미국에서 이는 각종 '주식 버블' 논란은 이들의 매도세를 더욱 촉발시켰을 것이란 진단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본부장은 "주가지수 4천을 급하게 찍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4,200선까지 단숨에 가더니 결국 어제, 오늘과 같은 날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은 제대로 차익실현을 하고 있으며, 이 물량을 개인이 다 받아내는 것도 놀랍다. 다만 이번의 거친 조정도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보고 있으며, 강세장 추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쉼 없이 달려온 한국 주식시장은 기술적 과열, 그리고 AI 버블에 대한 우려로 어제, 오늘 큰 홍역을 앓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발 AI 버블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대형주가 일제히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