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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모간스탠리, 이번엔 한국 '반도체 겨울' 대신 '반도체 호시절' 띄우기

장태민 기자

기사입력 : 2025-09-24 13:48

[뉴스콤 장태민 기자] 모간스탠리가 최근 한국 반도체를 띄우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과거 한국 반도체 주가의 분기점에서 '반도체의 겨울' 등을 거론하면서 주가를 빼는 역할을 했다.

시장에선 그간 모간 보고서가 한국 반도체와 주가지수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다보니, 최근에 나온 모간의 '한국 반도체 낙관론'을 주가가 더 갈 수 있다는 기대감과 엮기도 했다.

수억원의 주식을 굴리는 개인투자자 A씨는 "최근 반도체 주가가 급등해 가격 부담이 커졌지만, 모간의 이전과 다른 한국 반도체 낙관론 때문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최근 수년간 모간스탠리는 국내 반도체 애널들이 낙관론을 유지할 때 비관적 의견을 제시하면서 주가 하락을 견인한 바 있다"면서 "이번엔 반대로 모간이 나서서 한국 띄우기를 해 반도체 주가 추가 상승에 더욱 힘이 실린다"고 평가했다.

■ 모간 보고서, 이번엔 '한국 낙관론' 피력

모간스탠리는 현지시간 21일 '메모리 슈퍼사이클' 관련 보고서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의 시장 '평균적'(in-line)에서 '매력적'(attractive)으로 올렸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6만원에서 9.6만원으로 올렸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전방위적으로 심화되고 있으며, 메모리 산업은 2027년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모간스탠리는 '메모리 슈퍼사이클-떠오르는 AI물결이 모든 배를 띄운다'는 보고서를 통해 "4월의 저점은 보다 강한 AI 성장을 통해 새로운 기술 사이클의 시작을 의미한다"면서 반도체 주가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했다.

모간스탠리는 "새로운 기술 사이클은 2026년 수요-공급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라며 "메모리 산업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특히 DRAM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SML, SK하이닉스 등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모간의 애널리스트들은 "HBM에서의 마진 압박과 시장 점유율 변동은 메모리주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HBM 기회가 여전히 업계 전반의 성장 속도를 앞지르는 한, 이러한 요인들이 HBM 관련주들의 흐름을 무너뜨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또 "범용 메모리 가격 변동률은 AI 관련 서버 및 모바일 DRAM 수요 증가에 힘입어 다시 가속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우리의 사이클 지표는 ‘일시 정지’ 쪽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2027년까지 ‘사이클 정점(peak-cycle)’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이런 국면 전환은 역사적으로 DRAM 설비투자(capex)와 ASML 같은 명확한 수혜주에 큰 상승 여력을 의미해왔다"고 분석했다.

■ 이번 모간 보고서는 반도체 주가 급등 뛴 뒤에 발표

최근 수년간 모간스탠리는 '겨울', '빙하' 등 겨울 류의 이름을 단 부정적 보고서를 통해 한국 반도체 주가 하락을 견인한 바 있다.

또 모간은 국내 증권사들이 낙관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부정적인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시장을 놀래키면서 방향을 바꾸곤 했다.

모간이 부정적인 내용의 한국 반도체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기 전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주문이 잡히는 일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당시 일각에선 '보고서 프런트 러닝'을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엔 반도체 주가가 이미 상당부분 뛴 뒤 모간스탠리가 미래를 낙관하는 보고서를 내놓은 셈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6월 하순만 하더라도 5만원대였으나 속등 흐름을 이어가면서 9월 18일엔 8만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 주가는 7월 중순 30만원을 찍은 뒤 조정을 받다가 9월 들어서 무섭게 오르고 있다. 전날엔 36만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에선 최근 오르는 주가를 정당화하기 위해 9만전자, 10만전자, 40만닉스와 같은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 한국 반도체, 삼성전자 상승 포텐셜 기대

모간스탠리는 한국 반도체의 실적 개선과 함께 비싸지 않은 주가를 매력적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삼성전자 등이 크게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상승여력이 꽤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모간스탠리는 "한국 반도체들의 리스크-리워드 구도가 한층 개선됐다. 많은 종목들이 이미 HBM 마진 하락을 주가에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커버리지 종목 전반에서 이익 상향 가능성이 있다"면서 "26년엔 AI 수요 강세로 2026년에는 범용 메모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밸류에이션 멀티플 역시 중간 사이클 수준에 근접해 부담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유지하면서 한국 반도체에 대한 낙관적 스탠스를 나타냈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는 이익 사이클의 저점을 지나 회복국면에 들어섰으며, 첨단 파운드리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HBM4 제품에서도 유망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경영진도 HBM 기회에 대한 자신감을 한층 높였으며 이는 주식 랠리가 지속될 수 있는 근거"라고 했다.

이들은 "삼성전자는 최근 저점 대비 반등에도 불구하고 2026년 예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은 1.0배, 주가수익비율(P/E)은 9.6배 수준으로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그 동안 삼성의 아킬레스건이었던 HBM 실행에서 뚜렷한 개선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시장이 간과하고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 모멘텀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질 수 있으나, 이는 이미 시장 컨센서스에 반영된 상태라고 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모간스탠리, 이번엔 한국 '반도체 겨울' 대신 '반도체 호시절' 띄우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모간스탠리, 이번엔 한국 '반도체 겨울' 대신 '반도체 호시절' 띄우기


자료: 모간스탠리
자료: 모간스탠리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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