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11일 "국내 주식 투자자를 보면 우리 시장에 부정적인 견해가 많아 보이지만 외국인의 시각을 보면 '강세장’ 베팅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진우 연구원은 "외국인은 올해 들어서만 24.7조원 순매수했고 외국인 선호 시가총액 상위 4개 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KB금융)로 좁혀보면 2020년 이후 누적 순매수로 돌아섰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사실 외국인 지분율은 현대차를 제외하고 최고 수준에 있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지분율인 58%에 근접해 가고 있으며(현재 56.45%), SK하이닉스, KB금융의 경우 이미 최고 수준이다.
올해는 외국인의 복귀로 인한 시장 반등이 진행 중이고 성과 상위 기업도 외국인 수급의 강도에 비례한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의 투자 대상은 산업의 트렌드와 미국향 수출이라는 공통분모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7월 이후 종목의 컨셉이 달라질 것인지, 또 어떤 기업이 추가적으로 선전할 가능성이 높은지 관심"이라며 "외국인 수급으로 놓고 보면 IT H/W 대표기업(삼성전기, 삼성전자)은 확산되고 있고, 전력 관련 기업의 선호는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7월은 기존 IT 섹터의 밸런싱과 전력 관련 산업재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 시장 키워드 3가지: AI반도체, 인프라 그리고 밸류업
이 연구원은 "결과론적이지만 올해 주식시장은 명확한 시그널을 주고 있다. 3가지 컨셉이 시장의 핵심이라는 것"이라며 "AI 반도체, 인프라 그리고 밸류업"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우리가 이들을 보유했다면 성과 내기가 어렵지 않았던 시장이었던 셈"이라며 "반대로 2차전지, 대표 S/W 기업의 경우 녹록치 않았다"고 밝혔다.
7월 이후 시장에 대한 고민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인가 아니면 달라질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고 것이다.
그는 "AI 반도체, 인프라 테마가 강화되고 있는지를 보면 된다. 결론은 더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 대표기업들의 실적 전망 변화를 통해 시사점을 찾아보면 ‘성장’에 대한 기대치는 AI 반도체만이 아닌 클라우드, AI네트워크 장비기업으로 수헤 기업이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작년 10월말 대비 올해 5월말 그리고 최근까지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성장에 대한 전망치 변화를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 WWDC(연례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 전후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개선됐으나 최근은 정체되고 있는 반면 엔비디아는 올해 큰 폭의 실적 성장 상향에 이어 최근 1개간 추가적인 눈높이 상향이 진행 중이다.
반면 여타 빅테크 업체의 실적의 변화를 크게 없다.
이 연구원은 따라서 "이는 엔비디아의 독주가 불가피함을 시사한다. 비만치료제의 대표주자 일라이 릴리는 여전히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특이점이 있는 기업으로는 브로드컴과 오라클"이라고 밝혔다.
각각 클라우드와 AI네트워크 장비 기업으로 최근 성장에 대한 기대가 집중적으로 투영되고 있는 기업이라고 밝혔다.
AI 개발이 이전의 트렌드였다면 이제는 AI 인프라 구축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할 듯 하다고 했다.
그는 "변압기, 전선 산업 등이 포함된 인프라만 놓고 보면 어떤 상황일까. 미국은 여전히 관련 인프라 수입에 적극적일까"라며 "미국 수입 데이터를 보면, 관련 인프라 중 전선 & 케이블, 변압기에 대한 수입 증가가 각각 작년 하반기, 올해부터 다시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입 수요의 폭증은 2022년부터 감지됐던 부분이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올해 들어 수입 수요가 한 단계 레벨업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시기는 AI 열풍 & 엔비디아 열풍과도 맞물린 시기"라며 "에너지원의 다변화(ex. 천연가스) 관점에서 맞물린 가스터빈과 전력배전과 관련된 품목은 수입 수요가 둔화되는 모습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전선과 변압기가 관련 산업의 핵심이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개별 기업의 관점에서도 마찬가지"라며 " AI관련 해서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인프라 관련 기업의 주가, 실적 전망 상향이 강화되고 있고, 인프라 산업만 놓고 봤을 때는 전력 인프라 관련 기업의 주가, 실적 전망 우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미국의 투자 사이클에 수혜를 보고 있는 국내 기업도 방향성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년전만 해도 미국향 수출 수혜주는 자동차와 2차전지를 꼽았다면 이제는 전방위적인 수출 호조세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향 수출 증가가 일시적인 아닌 구조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품목의 확산이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그는 "마치 우리가 중국 공급망에 편입되기 시작한 2000년 초 이후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초기에는 부분적인 수혜를 보이다 중국향 수출 품목이 빠르게 확대되었던 경험 말이다"라며 "지금도 유사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공급망 편입 효과로 특정 국가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나 수출 전체가 아닌 부분도 유심히 봐야하는 필요성이 생겼다고 했다. 전체를 보고 부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우리 수출이 그렇다. 전체적으로 보면 완만한 호조세를 보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향 수출과 중국향 수출을 구분해 놓고 보면 온도차가 뚜렷하다"면서 "2004년~2005년의 경우 미국향 수출은 부진했지만 중국 수출 호조세가 이를 상쇄했다면 지금은 미국향 수출이 중국향 수출 부진을 상쇄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들어 전년비 20% 수준의 고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 미국향 수출의 단면"이라며 "최근 국내 수출 전체의 정체된 모습으로 오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입장에서 한국은 어떤 존재감일까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세안 국가 중에서는 가장 빠르게 수입 비중을 늘려나가는 국가다. 대만이 반도체 중심이라면 한국은 반도체를 비롯 자동차, 산업재 그리고 소비재까지 수출 호조세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본은 탈중국이라는 미국의 급격한 수입 지형변화 속에 수혜를 보지 못하는 국가라고 했다.
일본에 대한 미국의 수입 규모는 2000년 이후 여전히 제자리라는 것이다.
그는 "그런데 아이러니컬 하지 않은가. 정작 주식시장은 대만, 일본은 사상 최고치이고 우리는 더디다"라며 "따라서 올해 하반기는 투자 관점에서 한국이 중요한 시기"이라고 판단했다.
숫자와 성과의 간극을 메우는 시기로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