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루드비히 슈트라웁(Ludwig Straub) 하버드대 교수가 정부부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조건보다 더 엄밀한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30일 개최된 '2024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정부부채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부채 및 재정적자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상승을 감안해 기존 연구에서 주장한 'R < G' 조건보다 더 엄밀한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이론모형을 통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가 ZLB 제약하에 있는지 여부에 따라 재정정책의 여력을 결정하는 요인들(생산성, 할인율, 불평등도, 조세제도 등)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는 시사점을 제시한다고 했다.
정부부채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최근 연구는 '명목금리(R) < 명목성장률(G)' 조건이 충족될 경우, 재정적자 규모가 늘어나도 정부부채가 지속가능한 '공짜 점심(free lunch)'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재정적자 규모가 늘어나도 정부부채가 지속가능하다는 것은 GDP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높아지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부채 누증 시 명목금리가 상승하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R < G'보다 더 엄격한 조건 하에서 공짜 점심이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부(재정 및 통화 정책 결정), 가계(저축자, 소비자), 대표적 기업이 포함된 모형을 통해 공짜 점심 조건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공짜 점심 조건에 대해 분석한 결과는 두가지 케이스로 나눠 설명했다.
첫 번째 케이스는 금리수준이 높아 제로금리 하한(ZLB)이 실질적인 제약요건으로 작용하지 않는 경우로, 기존 조건(R<G) 보다 더 엄격한 φ 조건에서 공짜 점심이 가능하다고 했다.
φ는 R-G의 정부부채비율(GDP대비)에 대한 민감도를 반영한다. 정부부채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φ는 더 급격히 커지게 되는데, 이는 부채비율이 높아질수록 국채 투자자들의 요구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케이스는 금리수준이 낮아 ZLB가 실질적인 제약으로 작용하는 경우로, 공짜 점심이 가능하지만 공짜 점심이 가능한 영역은 ZLB 제약을 받지 않는 경우에 비해 축소되며 시나리오별로 상이하다고 했다.
재정정책 여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분석한 결과도 두가지 케이스로 나눠 설명했다.
첫 번째 케이스는 ZLB가 실질적인 제약요건으로 작용하지 않는 경우로 사회적 할인율이 낮을수록, 생산성이 높을수록, 소득 불평등도가 높을수록, 누진세(progressive tax) 정도가 작아질수록 재정정책 여력이 증가한다고 했다.
두 번째 케이스는 ZLB가 실질적인 제약으로 작용하는 경우로 ZLB 제약하에서 명목금리가 0에 가까우므로 추세성장률이 낮을수록, 소득 불평등도가 높을수록, 누진세 정도가 낮을수록 재정정책 여력이 감소한다고 했다.
그는 "본 모형을 팬데믹 이전(2019년) 미국(R=1.5%)과 일본(R=0) 경제에 적용한 결과 미국은 재정적자 2% 수준에서 정부부채비율 120% 정도가 유지가능한 것으로, 일본은 재정적자 2.5%에서 정부부채 180%가 유지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이 미국보다 더 큰 재정정책 여력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슈트라웁 교수는 "미국보다 일본의 재정정책 여력이 더 크게 나타난 이유는 ZLB 제약하에서 대규모 정부부채가 총수요 증가와 인플레이션 상승을 통해 명목성장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