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채권시장이 14일 오후 단기물 약세와 장기물 강세가 맞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과 국제유가 상승 부담이 단기구간을 압박하는 반면, 코스피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외국인의 10년 국채선물 대규모 순매수가 장기물을 지지하고 있다. 오전 중 진행된 국고채 10년물 입찰과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소화한 이후에도 수익률곡선의 플래트닝 흐름이 이어졌다.
오후 1시23분 전후 3년 국채선물은 전장보다 2틱 내린 102.63을 기록했다. 반면 10년 국채선물은 27틱 오른 103.95에 거래됐다.
외국인의 만기별 선물 매매 방향도 엇갈렸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3천319계약 순매도한 반면 10년 선물은 4천504계약 순매수했다. 금융투자는 3년과 10년 선물을 각각 2천144계약, 3천964계약 순매도했다.
현물시장에서도 단기물과 장기물의 차별화가 뚜렷했다.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3.4bp 오른 3.944%, 3년물은 2.7bp 상승한 4.047%, 5년물은 1.5bp 높은 4.282%를 나타냈다. 반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0.9bp 하락한 4.533%, 20년물은 2.9bp 내린 4.611%, 30년물은 2.9bp 낮아진 4.703%를 기록했다.
오전보다 장기물 강세 폭은 다소 축소됐다. 오전 10시50분께 10년 선물은 39틱 상승했으나 오후에는 20틱대 후반 강세로 상승폭을 줄였다. 다만 3년 선물이 약세로 돌아선 것과 달리 10년 선물은 강세를 유지하면서 커브 플래트닝 흐름은 이어졌다. 오전에도 3년물 금리가 상승하고 10년 이상 금리가 하락하는 차별화가 나타났다.
외국인이 오전 3년과 10년 선물을 모두 순매수했던 데서 오후 들어 3년 선물을 순매도로 전환한 반면 10년 선물 순매수 규모를 4천500계약 이상으로 확대했다는 점도 장기물의 상대적 강세를 뒷받침했다.
주식시장 약세도 장기채에 우호적인 재료로 작용했다. 오후 1시23분께 코스피는 전장보다 2.65% 내린 6,726.75를 기록했다. 오전 한때 3% 넘게 급락했던 데 비해서는 낙폭을 줄였지만 외국인의 현물 순매도 규모는 2조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코스피200도 2.97% 하락했다. 오전에도 AI 개발 속도조절론과 중동 불안 속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로 코스피가 3%대 급락한 바 있다.
이날 국고채 10년물 입찰은 2조8천억원 모집에 6조9천280억원이 응찰해 247.4%의 응찰률을 기록했다. 낙찰금리는 4.510%로 결정됐고 2조8천억원 전액이 낙찰됐다.
한국은행의 1조2천억원 규모 국고채 단순매입도 마무리됐다. 총 2조4천600억원이 응찰해 예정액인 1조2천억원이 전액 낙찰됐다. 종목별로는 23-11호가 5천400억원으로 가장 많이 낙찰됐고 20-9호 3천200억원, 21-11호 2천800억원 등이 낙찰됐다. 한은은 이번 매입이 시장 안정화 조치가 아니라 보유 국고채 만기도래분 재매입을 위한 기술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대외 여건은 여전히 채권 강세를 제약하고 있다. 아시아장에서 미국 국채 3년물 금리는 4.711% 부근으로 1bp가량 하락했지만 10년물은 4.973% 수준으로 소폭 상승했다. 30년물도 5.364% 부근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 상승과 이번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긴축 경계감이 장기금리 하단을 제한하는 모습이다.
달러/원 환율은 오후 1시23분께 1,344원대 초반을 나타냈다. 장 초반 1,347.60원까지 올랐다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오전에는 국제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에도 수출업체 네고와 수입업체 결제가 맞서면서 1,340원대 중반에서 등락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오전 10년물 입찰과 한은 단순매입을 무난하게 소화한 뒤에도 외국인이 10년 선물을 4천계약 넘게 사면서 장기물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며 "반면 3년 쪽은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과 외국인 선물 매도 전환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커브 플래트닝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코스피가 오전 저점에서는 반등했지만 여전히 2% 넘게 밀리고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도 2조원을 넘어 위험회피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미국 장기금리가 다시 소폭 오르고 유가 부담도 남아 있어 국내 장기물 역시 오전의 강세 폭을 추가로 확대하기보다는 현재 수준에서 수급을 확인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