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PPI가 예상을 밑돈 데 이어 CPI도 예상 수준의 수치를 보여 주면서 다음주 연준의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이 올해 남은 기간에도 복수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내년에도 계속해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페드와치는 올해 9월, 10월, 12월, 그리고 내년 3월, 6월, 10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중이다.
■ 물가지표들, 금리인하 기대감 흠집내지 못해
최근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7월에 이은 8월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선 인플레 압력이 금리인하 기대감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후 이번주 발표된 미국 물가지표들은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
지난 10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상치인 0.3% 상승과 배치되는 결과였다. 전년 대비로 PPI는 2.6% 오르면서 7월(3.1%)보다 둔화됐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보다 0.1% 하락해 전망치(+0.3%)를 하회했다. 전년 대비로는 2.8% 높아졌다.
11일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연간, 월간 상승률은 각각 2.9%, 0.4%를 기록하면서 전월(2.7%, 0.2%)에 비해 높았으나 모두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했다.
근원 CPI는 3.1%, 0.3%를 나타내 전월(3.1%, 0.3%)과 비교해 보합을 나타냈다. 이 수치도 예상치와 같은 것이었다.
■ 연준 금리 결정은 물가→고용으로 넘어가...여전히 관세의 인플레 논쟁 끝나지 않아
현재 금리결정의 중심은 물가에서 고용으로 넘어간 상황으로 보인다.
9월 1주차 신규실업급여 청구건수는 26.3만건을 기록해 약 4년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일부에선 간밤에 나온 주간 실업 데이터에 대해 '계절효과'라고 주장했으나 최근 미국의 고용 관련 데이터들은 대부분 좋지 않았다.
미국 고용지표를 보면, 비농업 신규고용은 7월 중 7.3만명 증가해 예상치(10만~11만명대)에 미달했고 8월 신규고용은 2.2만명 늘어 예상(7만~7.5만명대)을 대거 하회했다.
특히 최근 이전 데이터들이 대규모로 하향 조정되면서 시장에선 "이미 고용 증가세는 멈춘 수준이었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하지만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에 대한 논쟁이 끝난 것은 아니며, 이 주제에 대해선 여전히 만만치 않게 의견이 갈린다.
시장은 계속해서 관세 효과를 주시하는 중이다. 관세에 따른 비용 전가, 그리고 소비 둔화 효과를 점검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당연한 절차였다.
이번에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 세부 항목 가운데 휘발유의 경우 6.6% 속락한 반면 중고차와 유틸리티 가스 서비스는 크게 올라(각각 6.0%, 13.8%)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입 비중이 높은 의류와 신차는 낮은 수준(각각 0.2%, 0.6%)을 나타냈다.
국제금융센터는 12일 "미국 물가지표를 보면 종합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특히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3.6%)은 계속해서 상승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 금융시장, 9월 금리인하는 기정사실로 반영 중
이번주 PPI와 CPI 물가 발표를 거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고조됐다. 시장은 9월 FOMC의 기준금리 25bp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금리 동결 예상은 거의 없으며, 50bp 인하 가능성을 기대하는 시각은 10% 정도 된다.
이번 FOMC에선 금리 점도표와 수정 경제전망이 발표되는 가운데 채권, 주식 등 증시는 이미 기대감을 상당히 많은 반영한 상태다.
이미 시장 가격변수들은 연준의 연내 3회 금리인하, 2026년까지 6회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CME 페드와치가 9월, 10월, 12월, 그리고 2026년 3월, 6월, 10월 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인하 기대감이 얼마나 더 강화될 수 있을지 봐야 한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 기반영이나 경기 회복세 등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도 보인다.
최근 주가의 신고점 경신 흐름, 채권시장의 여전한 박스권 집착 등을 부담스러워 하기도 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주식전략가는 "현재 주식시장 부담은 연내 3차례 금리 인하 기대 등이 선반영돼 있다는 점"이라며 "여기에 국내 주가지수는 신고가 경신으로 인해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넘어서는 국면으로 진입해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피 선행 PBR 1.04배와 확정실적 기준 PBR 1.12배는 2001년 이후 평균을 상회하는 것이며, 현재 상황에선 추격 매수보다 조정시 단기 트레이딩 매매 전략을 제안한다"고 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한은의 10월 혹은 11월 금리 인하는 이미 시장이 반영한 상태여서 금리가 계속 내려가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금리 박스 인식이 견고한 상황에서 최근 경기 회복세, 정부의 국민성장펀드 등 대대적인 경기부양책과 수급 부담, 6.27 대책 후에도 전혀 조정받지 않았던 서울 집값의 상승폭 확대를 감안할 때 금리 상방 리스크가 더 큰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