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빚 폭탄을 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선전포고한 것"이라는 거친 표현을 썼다.
잘한 것 없는 정부가 반도체 초호황에 취해 돈을 마음대로 쓰려는 중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재정건전성까지 챙긴 예산이라고 하지만, 야당은 빚을 감추고 있다고 개탄했다.
정 원내대표는 "2026년~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추경 예산 기준 1,412조 8천억 원에서 2030년 1,734조 1천억 원으로 무려 321조 원 이상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중에서도 미래대응기금은 ‘무·극·포’ 예산이다. 무책임한 극단주의 포퓰리즘 예산"이라며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일시적 세수 증가를 핑계로 지속적인 지출 증가 구조를 만들어 버렸다"고 개탄했다.
일시적인 세수를 기반으로 영구적인 지출 구조를 만들면 나라 살림은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기금의 가장 큰 재원인 추가 세수가 2029년 이후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한 상황에서 나라살림을 위험에 빠뜨리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 821조 거대예산, 미래대응기금의 예산 왜곡...실제 살림규모 900조 훌쩍 넘어
야당은 전날 대통령의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이 나라 살림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도, 책임감도 없는 이벤트였다고 우려했다.
임이자 정책위의장은 "정부는 신설하겠다는 미래대응기금의 여유자금 104조 4천억 원을 별도로 쥐고 있겠다 한다. 이러니 실질적으로 국민 앞에 들이민 살림 규모는 무려 925조 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사실상 올해 720조 원대이던 나라 살림을 단숨에 약 200조 원 불러 놓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초과세수를 활용하면, 건전해질 수 있는 재정을 왜 '불건전하게' 유지하느냐고 비판했다.
야당은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을 다른 목적으로 쓰려 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김태규 의원은 "빚으로 쌓겠다는 돈이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104조4천억 원이다. 이재명 정부는 4%대 금리로 빌린 돈을 수익률 3%대 기금에 묻어 두겠다고 하니, 이자 손해는 고스란히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면서 "국회 예산정책처 전망대로 2029년부터 추가세수가 끊기면, 국민에게 남는 것은 갚아야 할 청구서뿐"이라고 했다.
그는 "2028년 총선을 앞두고 104조 원을 손에 쥐겠다는 이 기금에는 미래대응기금보다 총선대응기금이라는 이름이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12월 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해 달라고 했지만, 국민을 속이며 내민 예산안에 국민의힘은 결코 도장을 찍을 수 없다.대통령은 106조 원 빚을 '거의 없다'고 한 거짓 설명부터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은 예산 심사에서 104조4천억 원을 나랏빚 갚는 데 먼저 쓰도록 관철할 것"이라고 했다.
■ 821조 거대예산, 국가채무 107조 늘고 국채이자만 43조 원인데...
야당은 대통령이 ‘재정건전성이 좋아졌다’라고 포장하는 것은 명백한 대국민 기만이라고 보고 있다.
국채 발행규모와 이자가 크게 늘어나는 과정에서 엉뚱한 사업만 늘어난다고 했다.
임이자 정책위의장은 "국가채무는 올해보다 107조 원 늘어 1,520조 원으로 폭증한다"면서 "내년 국채 이자만 연간 42조 8천억 원, 하루로 따지면 매일 1,170억 원의 이자가 나가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정부 예산안을 정밀히 분석한 결과 158개 문제 사업에서 심각한 혈세 낭비 요소가 확인됐다"고 했다.
늘어난 금액도 문제지만 내용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 821조 거대예산, 굳이 이런 곳에 이런 돈을...
야당은 정부의 예산안과 관련해 '5가지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이번 예산이 제대로된 일자리 창출 대신 전시성 급조 일자리 창출에 쓰인다고 비판했다.
성과가 확인되지도 않은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홍보비만 171억 원을 책정하며 4,411억 원으로 대폭 늘렸고, 취업 성과가 부진한 'K-디지털 트레이닝'에는 6,089억 원을 쏟아부었다고 했다.
'K-청년 뉴딜 아카데미' 4,895억 원 역시 실제 취업보다 수료율 채우기에 급급한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청년들의 실질적인 일자리 문제 해결은 뒷전인 채 1조 5,0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보여 주기식 훈련과 홍보에 낭비하고 있다고 했다.
둘째 절박한 약자를 외면한 역차별 포퓰리즘 예산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기본이자' 제도를 비판했다.
1조 7천억 원 규모의 청년미래적금은 소득 제한을 없애 저축 여력이 충분한 계층에게까지 세금으로 무상 기여금을 얹어 준다고 지적했다.
반면 생계가 절박한 미취업 청년에게는 청년기회자금이라는 대출 상품에 그쳤다고 했다. 여유 계층의 자산 증식이 아니라 취약 청년의 자립을 돕는 데 재정을 먼저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셋째 국회 심의권을 무력화한 반헌법 깜깜이 예산이라고 밝혔다.
야당은 정부가 국회 심사에 필요한 계획서도 없이 총액부터 편성했다고 했다.
배분 기준조차 불명확한 지방 미래성장지원금 3조 5천억 원, 세부 사업이 미확정된 통합지방정부지원기금 2조 8,500억 원, 수요·부지 검증 없는 생활편의복합센터 1조 5,005억 원, 예타 면제 후 적정성 검토도 안 끝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1조 5천억 원 등이 헌법이 정한 국회 심의권을 대놓고 무력화하고 있다고 했다.
넷째, 미래 세대는 없는 가짜 미래소멸기금이라고 했다. 미래기금에 현금 살포와 공기업 적자 떠넘기기만 가득하다고 개탄했다.
야당 정책위는 "검증도 없이 129만 명에게 월 15만 원을 주는 농어촌 기본소득 1조 1,658억 원, 미래 전력망 투자가 아니라 누적 적자 이자를 메우기 위한 한전 출자 5천억 원, 한전 부담을 기금으로 돌린 전기요금 복지 지원 3,500억 원 등 기금을 쌈짓돈처럼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섯째 성과 평가를 내팽개친 복마전 반개혁 예산이라고 했다.
미래대응기금 140개 사업 중 성과 관리 대상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두 차례나 감액 평가를 받은 중소기업 재기 지원에 1,398억 원을 편성하고, 모태조합 출자는 1조 3천억 원으로 늘리는 등 국정과제라는 이유로 자체 성과 평가마저 완전히 무력화시켰다고 했다.
■ 821조 거대예산, '모두의 성장'은 백면서생들이 꿈꾸는 유토피아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예산안 시정연설에 강조한 내용은 '모두의 성장'과 '복지 확대'다.
하지만 모두가 성장하는 복지 확대는 불가능한 목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일시적 세수, 그리고 빚을 활용해 다시금 현금 살포 예산을 발표했다"면서 "하지만 이런 식의 예산은 결국 국가경제에 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은 냉정히 말해 경제엔 무지하지만 포퓰리즘엔 강한 캐릭터"라며 한국경제를 엉뚱한 곳으로 이끌고 있다고 우려했다.
역대 최대규모의 예산의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 '현금 나눠먹기'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보인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일 "어제 예산 시정연설은 ‘모두의 성장’이라는 탈을 쓴 미래약탈에 불과하다"면서 " 미래대응기금 내년 지출 45조 4천억 원 가운데 34%, 15조 5천억 원이 현금성 복지"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예산정책처도 소득과 자산을 따지지 않는 보편 지원이 정책의 역진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방 국립대 전액 장학금은 저소득층이 이미 받던 혜택에 고소득층 학생까지 얹는 사업"이라며 "청년문화예술패스 예산은 올해 361억 원에서 7,925억 원으로 22배 가까이 늘었고, 장·차관 관사 확보에도 56억 원이 편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교부세는 기금 적립분을 먼저 떼는 산식 탓에 기존 방식보다 30조 5천억 원 적게 편성됐고, 기금의 지방계정 지출은 15조 3천억 원에 그친다"고 우려했다.
■ 야당의 목표 미니멈 30조 삭감...국채 상환에 104.4조 투입 주장
야당은 예산안 삭감에 적극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이자 정책위의장은 "100대 문제 사업을 중심으로 최소 30조 원 이상을 삭감하겠다"면서 "세부 내역이 없는 깜깜이 예산 편성과 미래대응기금의 자의적 변경권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임 의장은 특히 "미래대응기금의 여유자금 104조 4천억 원 전액은 나랏빚 갚는 데, 국채 상환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실적 부풀리기식 가짜 일자리, 단기 알바 예산을 삭감하고 청년들이 원하는 민간 주도의 양질 일자리 창출 지원으로 전면 전환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1조 4,500억 원에 달하는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등 실효성 없는 소비 쿠폰형 사업을 최소화하고 영세 소상공인 재기와 진짜 취약계층 자립 필수 산업 인프라에 재배치하겠다"고 했다.
다만 경험적으로 볼 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전체 규모 자체가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특히 지금처럼 여당이 국회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야당이 바꿀 수 있는 건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