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인공지능(AI) 서버용 광학 네트워킹과 맞춤형 반도체 업체 마벨 테크놀로지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과 가이던스를 내놨지만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8% 가까이 급락했다.
27일(현지시간) 마벨은 2027회계연도 2분기(5~7월)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94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의 67센트에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인 92~93센트도 소폭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한 27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27억1천만~27억2천만달러를 상회했으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AI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6% 증가한 21억7천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21억3천만달러를 웃돌았다.
마벨은 3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시장 전망을 웃도는 가이던스를 내놨다. 3분기 매출은 31억5천만달러를 중심으로 상하 5% 범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예상치인 30억3천만~30억4천만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조정 EPS는 1.10달러를 중심으로 상하 5센트 범위를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1.07~1.08달러를 예상했다.
맷 머피 마벨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센터 사업 전반에서 광범위한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연결성 부문에서 강력한 신호가 이어지고 있고 2027회계연도 하반기부터 맞춤형 반도체 설계 사업이 크게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벨은 2027회계연도 전체 매출 목표를 기존 115억달러에서 약 120억달러로 높이고 2028회계연도 매출 목표 역시 기존 165억달러에서 약 180억달러로 상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과 전망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마벨 주식을 매도했다.
마벨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전장보다 1.49% 하락한 241.45달러에 마감했다.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낙폭이 더욱 확대돼 한때 222.51달러까지 떨어졌다. 정규장 종가 대비 7.84% 급락한 수준이다.
최근 AI 데이터센터와 맞춤형 반도체 사업에 대한 기대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주가에 상당한 성장 기대가 선반영된 점이 매도 압력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마벨 주가는 클라우드 대형 업체들의 AI 데이터센터 및 맞춤형 반도체 투자가 확대되면서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높은 밸류에이션이 형성된 만큼 시장 예상을 단순히 웃도는 수준을 넘어서는 강력한 실적과 전망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늘었다.
이에 2분기 EPS와 매출이 시장 전망을 상회했음에도 그 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 실망 매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주가에 부담을 줬다. 마벨은 맞춤형 반도체 제품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3분기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총마진을 57.5~58.5% 수준으로 전망했다. 2분기 총마진 58.9%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마벨은 최근 구글과 대규모 맞춤형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계약에 따라 마벨은 구글의 자체 맞춤형 반도체 개발과 공급에 참여한다. 구글은 최대 122억달러 규모의 마벨 신주인수권(워런트)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I 활용이 모델 학습에서 추론으로 확대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범용 GPU뿐 아니라 자체 설계한 맞춤형 반도체 사용을 늘리는 추세도 마벨에는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마벨은 맞춤형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용 고속 연결 솔루션을 앞세워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주요 수혜 기업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이번 실적 발표 이후 주가 급락은 AI 관련주의 높은 밸류에이션 상황에서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만으로는 주가 상승을 이어가기 어렵고,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실적 기준 자체가 크게 높아졌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